권력에 맞선 이성 - 지식인은 왜 이성이라는 무기로 싸우지 않는가
노엄 촘스키 & 장 브릭몽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0월
절판



언어학자이지만 사회 참여로 더 유명한 노암 촘스키의 대담집입니다. 현대 언어학의 거장이면서 현존하는 최고의 지식인으로 뽑히는 그입니다만 실천적 지식인으로써의 그의 활동은 끝이 없는 듯 하더군요. 이미 상당히 고령의 나이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력적인 활동이 놀라울 따름이네요.



대담집이라고는 합니다만 서면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그렇기에 장 브릭몽이 적절한 질문을 하고 노암 촘스키로 대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애매한 면은 있습니다. 작은 판본이나 얇은 두께로도 알 수 있듯 2번의 인터뷰를 정리한 간소한 책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담겨진 내용은 묵직하군요. 단순히 사회비판의 내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암 촘스키의 사상과 철학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인간의 본성, 진보, 혁명, 무정부주의, 시장, 표현의 자유, 철학, 종교, 과학, 윤리에 대한 촘스키의 가치관을 그의 말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대담집 형식의 글이 주는 장점이라고 하겠네요.



어떠한 주제로 이야기하든 그 주제를 현실 속에서 살펴보고 구현하려 한다는 점은 촘스키의 명성에 어울리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1장은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2장과 3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생득론적인 관점을 지닌 촘스키가 독특하게도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이유는 무엇인지, 동유럽에서 사회주의가 실패하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요새 유행이 된 사회진화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행간에서 계속 읽어낼 수 있는 것이 인간과 삶에 대한 촘스키의 진지함이었습니다. 이 세상 어떠한 것이든 으레 그런 것이려니, 당연한 것이려니, 뭘 그리 세세히 따지고 드냐 생각하게 되는 게 인간이지요. 지식이 늘수록 선악을 구별하기 어려워진다는 생각도 자주 하게 되고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그런 경향은 더욱 커지지 않나 싶은데요, 호기심과 관심이 없이는 이러한 진지함을 유지할 수 없었으리라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촘스키는 진정한 '젊은' 학자라고 생각하게 되는군요. 유명세에 비해 그의 책을 자주 보지는 못했다는 인상인데요, 100여권에 달한다는 그의 책을 다 볼 수야 없겠습니다만 이번 만남을 계기로 하나씩 그의 대표작들을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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