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보이
호머 히컴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10월
구판절판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대다수의 사람이 현실 밖에 볼 수 없는 반면, 꿈을 좇는 사람은 현실 너머를 체험하게 되니 그 기록이 소설 이상인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이 책 '로켓 보이'는 어떻게 봐도 사실에 기반한 '소설'로밖에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회고록'이라고 하는군요! 꿈을 좆는 사람들은 정말 믿기질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은 책의 서술 방식이나 문체가 소설적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번역된 작품인만큼 얼마나 정확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자의 묘사력이나 표현력은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고 완급조절도 탁월합니다. 이과계(?)라고 할만한 저자가 어떻게 이만큼의 필력을 갈고 닦았을지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미국식 유머를 곳곳에서 능숙하게 사용해주어서 더욱 즐겁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네요.



책의 내용을 보면 구성은 확실히 '빌리 엘리어트'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탄광촌을 배경으로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놓치지 않고 우직하게, 혹은 천진하게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지요. 이런 아이들에게 현실의 가혹함을 알려주고 순응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그 꿈을 지켜주도록 스스로를 희생해야 할 것인가 고뇌하는 부모님이 있고요. 하지만 결국은 자식에게 져주는 것이 부모, 그런 부모의 격려를 받아 그 꿈을 실현하고 결국은 그 꿈을 미래에까지 이어갑니다. 사실 이 책이 실화라는 것을 몰랐다면 표절이라도 한 것 아닌가 의심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이 꿈꾸는 방식은 결국 한가지로 통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감동해가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요새 머리를 즐겁해주는 책을 주로 읽었는데 오랜만에 가슴을 채워주는 책을 읽으니 감동이 배가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래 전 개봉된 영화 '옥터버 스카이'의 원작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뒤늦게 출간된 건 왜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이제 영화도 한번 보고 비교감상을 해볼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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