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타임 -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학생운동
클레어 솔로몬 지음, 인윤희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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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월 스트리트 붕괴는 참으로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9.11테러는 비극적인 사건이었으나 외부로부터의 공격이었고 당연히 그에 따른 대응도 상대적으로 명쾌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월 스트리트 붕괴는 정치인, 은행가가 기획하고 국민들이 방관한 끝에 일어난 내부적 붕괴였고 그만큼 미국, 더 나아가 현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극단적으로 노출시켰지요. 그럼에도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요. 물론 그 원인을 한 가지로 확정해낼 수 없는 사건이겠습니다만 그 책임의 상당부분이 신자유주의로 향할 수 밖에 없음은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 그렇기에 이후 세계 곳곳에서 동요가 발생한 것은 당연한 추이겠고요.



이 책은 월스트리트 붕괴 이후 주로 자본주의 국가 내부에서 발생한 학생 중심의 저항운동을 정리하고 있는 책입니다. 영국의 등록금 투쟁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 캘리포니아, 프랑스, 그리스 그리고 튀니지의 청년운동이 이어지고 있지요.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고 그에 따라 운동의 방향성도 다소 차이는 있었습니다만, 그 근간에는 이상을 짓밟는 권력에 대한 이상의 반격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그 운동에서 선두에 선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우리 역시 광주학생운동과 4.19의 전통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이처럼 청년운동의 이념은 동서고금 다를 바 없습니다마나, 책이 그려내는 세부적인 청년운동의 모습은 자못 독특하네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가 저항의 파급에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저항을 말하는 책이 하나같이 중시하는 것은 연대일 터, 이 책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연대가 가능한 필수 요건이 바로 소통일 것입니다. 정보의 독점과 통제가 권력의 최대 방패라면 그 방패를 뚫는 창 역시 정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세계적인 연대가 가능한 기술적 여건이 갖추어지는 것은 저항운동에 있어서도 하나의 전기가 되는 것임을 상기해봅니다.



상당히 다양한 인물들이 참여하여 저술된 책이니만큼 다소 산만하고 다소 거친 서술도 눈에 띕니다. 전반적으로 들뜨고 흥분된 어조가 유지되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겠네요. 책에 실린 시위 현장의 사진과 어울려 이런 어조는 상당히 강렬하게 뇌리에 박히는군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이 없으면 안됩니다. 영국의 학생운동 편에 실리고 말미에 다시 한번 인용된 말을 재인용하고 싶네요.


"권력은 요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내주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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