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절판



영화화되기도 했던 웹툰 [이끼]를 쓴 윤태호 님이 신작을 냈군요. [미생]이라는 역시나 짧으면서도 독특한 제목의 작품입니다. 다음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만 저는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그걸 몰랐군요. 네이버에서 다음으로 이적(?)하신 이유가 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그것보다 소재의 독특함이 눈길을 끄네요. 바로 '바둑'이거든요. 소재가 왠지 허영만 님을 떠올리게 합니다만, 아무튼 소재만으로도 강렬했던 전작과는 다소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라 하겠네요.



머릿말을 보자면 저자는 IMF 이후 빠르게 변화한 사회상을 살펴보면서 그것으로 인해 변해가는 삶의 방식을 그려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의 삶과 반상의 세계를 대응시키면서 새로운 해석을 해보려는 것일까요? 아무튼 이야기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프로 기사가 되려고 노력해왔으나 결국 실패하고 낙하산으로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게슴츠레한 눈의 한 청년을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집니다. 1권은 그런 그가 사회라는 곳의 속성을 맛보고 동기들과 경쟁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그려내지요.



독특한 것은 각 장이 전설적인 대국의 복기로 시작한다는 점이네요. 바둑을 모르는 저로써는 뭐가 뭔지 싶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만화 속에서는 구체적인 바둑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혹여 바둑으로 배운 인생지식을 활용해서 상황을 타계해가는 히어로풍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오히려 평범하고 사실적인 회사 생활을 그려내고 있네요. 왠지 앞으로도 그렇게 전개되어 갈 것 같고요. 스토리상 뿐 아니라 그림상으로도 과장스러운 부분은 상당히 절제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확실히 [이끼]와는 아주 다르게 다가오네요.



1권은 이제 이 만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정도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인물과 배경만 소개되었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딱 꽂히는 느낌은 받지 못했네요. 조금 걱정되는 게 주인공의 이미지가 상당히 흐릿하다는 것인데요, 2권에서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나요? 기왕 시작한 거, [이끼]는 물론이고 허영만 님의 만화도 능가하는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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