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2 : 진중권 + 정재승 - 은밀한 욕망을 엿보는 크로스 2
진중권.정재승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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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시즌 2가 나왔네요. 워낙 작가진이 빵빵한데다가 전작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고, 신문연재물을 단행본으로 엮어낸 양식인지라 출간도 용이한 편이니 지금쯤 나오겠구나 하니 딱 나오는군요. 통섭이 한창 이슈가 되던 때, 가장 유명한 저자 중 두 명, 그것도 한 명은 인문학으로, 다른 한 명은 과학으로 이름을 떨친 두 명이 힘을 합쳐 쓴 글이라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솔직히 살짝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소감이었어요. 톡톡 튀는 개성의 충돌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밋밋했거든요. 그래서 후속작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으려나 궁금했었습니다.



이번 책은 전작에 비해 좀 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라고 아예 머릿글에 쓰여있습니다). 저처럼 개성의 충돌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려는 듯, 두 작가가 대립하고 논쟁하는 형식을 택하기보다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합니다. 내용의 풍부함이나 탁월한 통찰력을 어필하기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문제의식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는 것이죠.



역시나 다루고 있는 소재는 아주 다양합니다. 트랜스포머, 뽀로로, 낙서 등 가벼운 것에서부터 자살, 종말론, 나는꼼수다, 4대강 등 묵직한 것에까지 이릅니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재승 님은 모범생적인 태도로 과학적 관점에서 소재를 서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고요, 진중권 님은 언제나처럼 고개를 살짝 삐딱하게 기울이고 미학적 돋보기를 들이대며 소재의 뒷면을 들추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임팩트라는 면에서 보면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소 약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머릿말에서 10년 후에 읽어도 유효한 글을 쓰고자 했다고 말합니다만, 막상 10년 후에 다시 읽을 생각이 들 정도의 매력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두 번 정도 읽어볼만한 매력은 있습니다만^^;) 사실 제가 두 작가에 대해 워낙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잘' 만든 책임은 틀림없거든요. 두께만 봐도 알 수 있듯, 전작보다 분량도 많아지고 디자인도 유려해졌으며 내용도 충실하니 말입니다. 결정적으로 크로스 3가 나오면 분명 사볼 테고요.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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