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 / 한빛비즈 / 2012년 7월
절판



록 음악에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닌 저입니다만, [Creep]을 듣고 소름돋는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곡을 부른 록 그룹이 바로 라디오헤드죠. 사실 이 한 곡 외에는 이들의 음악세계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이 책의 소개에 따르자면 개인적 감정이 여과없이 강하게 표출된 [Creep]은 이들의 초기 음악이기 때문에 앨범을 하나하나 내면서 그 색깔이 크게 변했다고 하네요. 본래 록 음악이 메시지가 강한 편입니다만, 라디오헤드의 음악은 그 중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있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 주목하여 심도있게 분석해보고자 이 책을 펴낸 것입니다.



이 책은 16명의 저자가 공저한 것인데요, 그러다보니 논문집과 같은 이미지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발상 뿐 아니라 형식면이나 구성면에서 '매트릭스로 철학하기'를 강하게 연상하게 되더군요. 아무튼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라디오헤드의 음악에 다양하게 접목시키고 있는데요, 현상학, 에브젝트 미학,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 마르크스, 니체, 카뮈,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등장합니다. 그 결과 읽기에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렵다는 면도 없지 않았네요.



철학적 주제를 깊이있게 파고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양한 철학적 개념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좀 어렵다는 느낌도 들어요. 특성상 하나하나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철학적 배경지식이 없으면 책의 내용을 실감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철학개론서를 읽어본 정도라 현대철학은 워낙 생소해서 이게 무슨 소린가 싶은 부분을 곳곳에서 접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재밌는 부분은 술술 읽어나갔습니다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후루룩 넘어가고 말았네요.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이 책을 제대로 보려면 철학적 지식이 있는, 라디오헤드의 팬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분석하는 곡의 가사 정도는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그걸로는 그다지 와닿는 느낌이 없더라고요. 책을 읽기가 생각보다 버거워서 겉읽은 것 같은 느낌을 피할 수 없는데요, 제가 관심있는 부분에서 소개된 라디오헤드의 곡을 구해서 들어가며 다시 한번 읽어볼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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