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기다려
심승현 지음 / 홍익 / 2012년 4월
절판



메모리, 투게더, 안단테... 그리고 기다려. 제목까지 아름답게 이어지는 듯 합니다. 추억을 둘이서 함께 천천히 나누며 걷다. 그리고 그런 느린 걸음조차도 조급하게 느껴져 마침내 잠시 쉬어가다... 그런 것 같지 않나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랑받는 파페포포의 새 책은 그렇게 시리즈에 쉼표를 찍는 듯한 책입니다. 늘 변함없으면서도 늘 새롭게 느껴지는 친구 같네요.



변함없이 동화같은 그림과 친근한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집니다. 하나같이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돌이키게 하는 이야기들입니다만 동우 씨의 이야기가 가슴에 남습니다. 한때 활발히 연예계에서 활동하다 말도 안되는 불행이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아팠었는데요, 지금도 무대에서 활동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속으로나마 격려의 박수를 보냈었습니다. 이 책에 실린 그 분의 일화는 행복과 불행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만 늘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나....



이야기의 감동이야 파페포포 시리즈의 변치않는 뿌리입니다만 그림의 수려함은 갈수록 더해가는 듯 합니다. 양페이지를 전부 사용하여 그려낸 저녁놀과 등짐 진 남자의 모습은 이야기를 넘어서는 그림의 감동을 주네요. 파페포포는 역시 여유롭게 탁 트인 그림이 잘 어울립니다. 이야기의 여유와 그림의 여유가 함께 어우러지네요. 그리고 레고블록을 사용한 독특한 카툰도 실렸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물감으로 그려낸 포근한 세계를 더 좋아합니다만 4권까지 나아오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신 듯 합니다. 어릴 적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레고블록도 좋네요.



책의 뒤에는 전작에서 좋은 호응을 얻었던 이야기들을 선정하여 싣고 있습니다. 10주년 기념작이기 때문이겠지요. 파페포포를 처음 만난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는 것은 물론이겠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보았던 이야기를 새롭게 음미하는 기존 팬의 즐거움도 적지 않군요.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내 마음과 몸도 변해왔다는 뜻이겠지요. 처음 만났을 때 이 그림을 10년 후에도 보게 되리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기분이 묘하기도 하네요. 과연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떻게 이 그림과 다시 만나게 될까요?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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