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
크리스 임피 지음, 박병철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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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은 언젠가 끝나버릴 것이다. 사람도 죽고 동식물도 모두 죽을 것이며, 지구도 생기를 잃게 될 것이고 우주는 차갑게 식어갈 것이다. 과학은 어찌보면 우리에게 세상의 죽음의 양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죽음'의 양상을 현대 과학에서는 어떻게 규명하고 예상하고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아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 죽음에서 출발하여 점차 넓은 영역의 종말을 담아나간다. 인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여 인류의 종말, 그리고 뒤이어 생태계의 위험으로 나아가며 후반부에 가서는 지구의 황폐화, 우주의 종말까지 뻗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관련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더해진다. 예컨대 생물의 죽음이 진화의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은 이유라던가, 만약 지구를 멸망으로 몰아넣을 소행성이 지구로 돌진하고 있을 때 현실적으로 어떠한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던가, 혹은 지구가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세계로 변해버렸을 때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세상 모든 종말의 양상을 다루다 보니 이 책은 과학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생물학은 물론 지리학, 천문학, 물리학, 화학, 다양한 우주론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것이다. 백과전서식의 책이다 보니 한 꼭지 한 꼭지는 상당히 호흡이 짧은 편이다. 10장 남짓으로 하나의 주제가 소화되고 있다 보니, 상당히 술술 읽히는 느낌이 든다. 작가의 머릿말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의도적으로 전문적인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비전문가도 수월히 읽을 수 있게 서술하였던 덕이기도 하다. 다만 군데군데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탐나는 곳도 있었지만 이것은 다른 책을 구해서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 싶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생물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책이 더 재밌게 다가왔던 것 같다. 상당히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은 제목이라 처음에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는데, 막상 읽어가다 보니 실제로는 경쾌한 어조로 흥미로운 예를 들어가며 서술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백과사전 형태의 상식책으로 생각하고 편안히 읽어갈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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