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개미'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2명 있습니다. 한 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이고 다른 한 명이 최재천 교수님입니다. 어릴 적 각각 '개미'와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책으로 저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주신 분들이기 때문이지요. 정이 담뿍 담긴 책 덕택에 동물학자로 기억하고 있던 교수님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된 것은 '통섭'이라는 화두가 이슈가 되면서부터네요. 근래 '통섭'이라는 주제를 담은 책을 많이 내고 계시니까요. 그래서 이 책 역시 통섭에 대한 일종의 설명서가 아닐까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더랍니다.

그런데 실은 이 책은 독서일기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소개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기대와 달라 약간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습니다만 한편으론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네요. 지식의 영역을 넘나드는데 있어 최고의 다리가 되는 것이 책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독자들이 '기획 독서'를 통해 통섭으로 다가가기를 바라는 교수님의 바램이 담겨있는 것이죠.

제목에 걸맞는 목차가 우선 눈길을 끌었는데요,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등의 순서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죠. 딱히 주제별로 묶은 것은 아닌지라 크게 유의미한 묶음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자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는 셈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교수님의 전공이 전공인지라 메인 요리에서 소개되는 책들은 진화론이나 동물학과 관련된 책이 대부분입니다. 통섭이라는 개념 자체가 자연철학자에게서 시작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저로서는 취미에 맞는 책들이 소개되어 즐거웠습니다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애피타이저나 일품요리에서 소개된 책들은 사회과학 도서라 할만한 것들인데요, '리오리엔트'나 '행동경제학' 같은 책들은 정말 꼭 읽어보고 싶더군요.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이 책은 '책 지름서'라고 해야할 것 같아요. 다른 책을 빨리 더 많이 읽고 싶어지게 만드니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랬겠지만 저 역시 이 책에서 소개된 책들 중 적잖은 양을 구매 리스트에 올렸거든요. 이 책이 '기획 독서'의 가이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직도 다소 모호한 통섭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에다 책의 내용이 기대와 다르다는 점이 더해지다보니 책의 제목은 조금은 낚시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즐겁고 편안한 가이드북의 역할을 해내는 책임에는 틀림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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