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의 건축 -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BIG IDEA
존 스톤스 지음, 김현우 옮김 / 미술문화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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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문화사에서 나온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시리즈 중 건축편입니다.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 이 시리즈는 분야별로 당대에 큰 영향을 끼친 50인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는데요, 건축편은 유독 관심이 가더군요. 이제 건축물은 단지 기능미만을 중시하는 의식'주' 중 하나에 위치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건축이 미술의 한 영역으로 포함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대다수의 인구가 도시에 밀집하여 사는 현대 문명에 있어서 건물은 인간이 생존해가는 '환경'이 되었다는 점은 확실해보입니다. 특히 건축물이 당시의 정치 경제적 환경을 명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빠지면 안되겠지요.





이 책은 20세기 초 이후의 건축물, 즉 주로 모더니즘이나 포스트모더니즘의 건축물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뛰어난 건축물일수록 고도의 기술과 과학이 필요한 것이고 20세기 이후 폭발적으로 많은 건물들이 세워진 것을 감안한 것이겠지요. 사실 책의 제목이 '유적'이 아닌 '건축'이라는 점에서부터 당연한 선택이랄까요?





그렇다고 고전주의적 건축물이 적게 소개된 것은 아닙니다. 3분의 1 가량이 고전주의 내지 신고전주의에 할당되고 있는데요, 이 책의 첫장을 장식한 건물이 브루넬레스키의 피렌체 성당이라는 점은 딱히 이유도 없이 저를 기쁘게 하더군요. 고대 로마의 판테온의 계승자이자 현대적 구조공학의 시초로써 피렌체 성당이 가지는 의의야 두말할나위 없겠습니다만, 그것보다는.... 그저 아름답지 않나요?





50인의 건축가를 다루고 있습니다만 책의 두께를 보면 알 수 있듯 개개인에게 할당되는 분량은 많을 수가 없겠지요. 대부분 딱 3쪽의 설명과 1장의 사진으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간략한 인물 소개와 대표적 건축물, 그리고 건축사적 의의로 아주 간결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축물은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었으면 바라게 됩니다만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건축 분야도 전문화가 되다보니 용어의 벽이 없지 않은데요, 중간중간 별도의 페이지를 할당하여 미술사, 건축사에 대한 추가 설명을 해주고 있네요. 글 중간에도 용어 주석을 달아주었고요. 기능적인 소재를 다루는 기능적인 책이라면 주석이나 각주가 잘 되어 있어야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사람들이 알만한 건축물은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데요, 아마도 세계에서 팬이 제일 많을 '가우디'가 한자리 차지하지 않을 리 없죠. 아직도 30년은 더 지어야할 그의 대표적 '가족 성당'은 성당이라기보다 환상 영화 속의 궁전과 같은 인상을 주는군요. 기하학적이라기보다 자연물을 연상시키는 그의 건축 스타일은 20세기 초 아르 누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데요, 당시 건축가들은 그의 스타일을 외면했다고 하네요. 의외라기보다 흔히 들어보게 되는 일이라는게 솔직한 맘이려나요~








20세기의 미술은 대부분 심란하고 의문을 품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건축물은 기능성과 현실성에서 일정거리 이상 떨어질 수 없는만큼 오히려 이해하기 쉽고 즉각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많습니다. 모더니즘 건축가의 대표 중 하나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드의 낙수장은 누구나 한번쯤 살아보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건물이지요. 이 건물은 부유한 출판계 거물의 의뢰로 설계되었다고 하는데요, 역시 돈은 있고 볼일이려나요?





네오모더니즘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세인트 매리 엑스 빌딩입니다. 이름부터가 고전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믹스매치다 라는 인상을 주지 않나요? 왠지 디자인을 앞세우다 기능성을 포기한 건물일 듯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당대의 생태학적 기술을 최대한 구현하여 실용성을 극대화한 건물이라 합니다. 저러한 독특한 형태는 건물의 하중을 최소할 뿐더러 대류를 관리해주는 효과를 발생시켜 난방비용을 절감시켜주기도 한다네요. 건축의 세계는 참 신비롭네요.





해체주의 건축의 선도자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베를린 유대인박물관입니다. 이 건물 역시 그 이름만으로 이와 같은 독특한 외관에 담긴 상징을 추정하게 하는데요, 파편화된 건물의 외관은 건물 내부의 의도적인 '빈 공간'과 결합하여 건물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를 극대화한다고 하는군요. 역사적, 건축사적 의의도 의의지만 건축가 지신의 야심이 느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건축의 세계는 신비롭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삭막한 건축물에 둘러싸여 사는 도시인의 모습은 불쌍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세계적으로 계속되는 불황 덕에 당분간은 의욕적인 건축은 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우리나라의 건축가들이 도전을 멈추지 않아주기를 바래봅니다. 지원과 관심도 계속되어야 할테고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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