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에드워드 험프리 지음, 홍선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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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을 논리와 열정을 담아낸 10분 남짓의 짧은 말로 설득해낸다는 것! 마술적이고 매력적인 일입니다. 사실 말로만 사람을 설득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적절한 상황과 유효한 권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상황과 권력까지 아우러내며 자신의 말에 힘을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인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한 말의 마력이 가장 강력하게 담겨있는 것이 연설일테고요. 때문에 역사적인 순간, 역사적인 인물이 남긴 연설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후세사람을 사로잡는 아우라가 있습니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유명하다고 할만한 연설 41편을 선정하여 실어낸 책입니다. 화려한 면면의 인물들이 남긴 주옥같은 연설들이 가득한데요, 거슬러올라가자면 17세기 영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엘리자베스 1세의 ’황금의 연설’로부터 시작해 현대 최강국의 수장이라 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연설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각 연설의 앞에는 인물의 간략한 연혁과 연설의 배경, 그리고 연설의 특징을 한 쪽 분량으로 요약하여 제시하고 있는데요, 연설에 있어서 현장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감안해보면 연설의 배경을 설명해주는 친절함은 아주 반가웠습니다. 웹하드에 육성 연설이 올라와있길래 연설문을 읽고 난 후 한번 감상해보았는데요, 전부는 아니고 23개의 연설문만 올라와있었습니다만 느낌이 색다르더군요. 책으로는 볼 수 없는 목소리의 조절, 제스처, 열정적인 웅변 등이 느껴지다보니 더욱 생동감있게 다가왔던 것이겠지요. mp3로 올려두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동영상이 섞여 있어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을 덧붙이자면 영어원문이 같이 실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육성본을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아쉬움이 컸다는 느낌입니다. 워낙 유명한 연설들이다 보니 구글로 검색하면 대부분 원문을 구할 수는 있었습니다만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더군요. 하긴 원문까지 실었다면 책이 너무 두꺼워지고 가격도 올라갔으려나요? 그래도 그만큼 소장가치는 더 커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아쉽다고는 하기 어렵겠습니다만 가슴 아팠던 점이 있었습니다. 41편의 연설 중 비유럽권의 연설이 딱 3편이었다는 점이지요. 근현대의 역사를 주도한 것이 서구권이었고, 저자가 캐나다인임을 감안한다면 당연하다 할 수 있는 점이겠습니다만 여러모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처칠의 철의 장막 연설,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 등 익숙했던 연설도 몇 편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은 처음 만나게 된 연설이었습니다. 견문이 적다보니 처음 들어본 인물도 있었고요. 잘 짜맞추어진, 선동적인 연설도 적지 않았습니다만 읽고 나면 가슴을 뜨겁게 하는 글들임에는 틀림없더군요. 심지어 닉슨의 사임 연설조차도 비겁함과 동시에 우아함이 느껴졌을 정도니까요. 여러가지를 생각해보며 천천히 읽어가기에 좋은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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