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간에 영어 공부하기 - 명화를 감상하며 영어도 배운다
박우찬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변치않는 화두, 영어공부를 주제로 한 책이다. 크로스오버가 유행이라서일까, 영어 학습서 역시 영화나 고전소설과의 크로스오버는 구태의연할 정도이고, 이젠 세계사나 과학, 음악에 이르기까지 교차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이 책 ’미술시간에 영어 공부하기’ 역시 솔직한 제목 그대로 미술과 영어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책이다. 컨셉이 특별나지 않은 바에야-컨셉이 특별나다 해도겠지만-내용의 충실성이 가장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때문에 이 책을 손에 들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2가지 있었다.

첫째, 영어와 미술이 얼마나 균형잡혀 등장할까? 이 책은 본격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려는 사람이 고를 컨셉의 책은 아닌 듯하다. 그런 사람이라면 토익책이나 텝스책을 우선 선택할테니 말이다. 그보다는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덤하여 영어도 공부해보자고 생각했을 때 선택할만한 책이 아닐지.. 그렇다면 이 책에 실린 미술 관련 내용이 얼마나 성실할지 궁금해지는 일이다. 미술로 포장만 한 영어책이라면 아무래도 그런 독자의 입맛에는 부족할 테니까.

둘째, 미술이라는 소재가 영어 학습과 크로스오버 되기 좋은 소재인가 하는 점이다. 서사적 구성이 가능할테니 아마도 어원에 집중하리라는 예측을 해보았는데, 미술 용어의 어원은 상당히 전문적인 것이 아닐까 싶었던 것. 그렇다면 상당한 영어실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호소력이 있는 책인 것은 아닐지 의심스러워진다.




첫째, 이 책은 서양 미술사 개론이라 해도 괜찮을만큼 충실하게 미술사를 잘 담아내고 있다. 심미안은 없지만 미술사 자체에는 관심이 있었던지라 그간 몇 권의 입문서를 보았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전문서 못지않게 정확히 미술사의 포인트를 하나하나 짚어낸다. 물론 결국 영어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는 것은 사실이겠고 그러다보니 미술사의 일부분을 확대 축소하는 부분들도 없지는 않겠으나, 미술의 출현부터 컨템포러리 미술에 이르기까지 빠뜨린 항목은 하나도 없다. 난이도도 딱 미술입문자의 입맛을 돋울 정도이며, 실린 그림의 양이나 질도 상당하다. 저자가 서양미술을 전공하였고 이미 십수권의 미술교양서를 낸 인물임을 알고 있었다면 놀랄 일도 아니었을까?

둘째, 영단어 학습서로써도 상당히 훌륭하다고 본다. 영어 어원에 근거하여 영단어를 공부하도록 하는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하면 능률 Voca 가 떠오르는데, 그 책에서 나온 어원이 거의 다 이 책에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덤으로 어원의 유래까지 설명되다보니 어원 자체의 암기도 더 쉬우리라 보인다. 미술사로부터 이 정도로 많은 영어 어원을 끌어내다니, 저자의 영어 실력에 감탄해야 할지, 스스로의 공부 부족을 깨달아야 할지.. 머릿말에 따르면 저자는 한때 영어에 미쳐 학교도 안가고 도서관에서 10시간 이상 영어책만 읽다 결국 영어를 통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역시 감탄도 하고 공부부족도 절감해야 할까 보다. 어원에서 도출되는 단어 예시 역시 간간히 난해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고교 수준의 책에 나올법한 것들이다. 영어를 따로 공부하는 사람은 물론, 수험생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되도록 기획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영어의 처음과 끝은 결국 영단어일터, 개인적으로 영단어를 익히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어원을 익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수십개의 어원을 조합함으로써 간단히 수백개의 단어를 연상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어원에 기반한 단어책도 엄청나게 나와있지만, 사실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단어를 익히면 그것보다 재미없는 것이 또 있을까? 때문에 다양한 주제와 결합되어 파상공세를 펼치는 영어교양서들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리라. Voca나 해커스에 질려버린, 그래서 미술관에 가서 머리나 식혀야겠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색할만큼 충실하게 잘 짜여진 책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