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추리소설을 간간히 즐기는 독자입니다. 본래 미스터리를 좋아하다 보니, 추리나 SF, 공포 등도 아울러 섭렵하게 되더군요. 다만 재미있다 하는 작품을 손에 잡히는대로 읽어가는 스타일이다 보니 체계도 없고 유행도 모른다는 게 사실입니다만.. 이 작품을 쓴 넬레 노이하우스라는 작가 역시 제게는 낯선 이름입니다. 설명에 따르면 이 책이 포함되는 타우누스 시리즈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뛰어오른 독일 여성 작가라고 합니다. 미스터리 종주국인 독일의 아마존에서 32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저는 독일이 미스터리 종주국인줄 몰랐거든요. 미스터리 작가 중 유명한 독일 작가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독일 작가가 많이 소개되지 않아서인 걸까요? 이런 저런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베스트셀러가 꼭 좋은 책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소설류가 베스트셀러로 평가받는다는 말은 재미를 보장한다는 말로는 읽힐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행히(?) 예측대로 상당히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이 책은 냉철한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감성적인 형사 피아 콤비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타우누스 시리즈] 중 4번째 작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곤 해도 이 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국내에 소개된 최초의 작품인 듯 하더군요. 아마도 전작들에 비해 훨씬 좋은 반응을 얻다 보니 앞선 시리즈보다 먼저 번역 출간되게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전작들의 내용을 모르다보니 간간히 섞여 나오는 보텐슈타인과 피아의 개인사는 무슨 이야기인지 알기가 어렵더군요.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일 수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본편의 이야기가 워낙 강렬하고 흥미롭다보니 아쉬움도 쉽게 잊혀지더군요.

소설 전반부의 간략한 줄거리는 소개에 나와있는 대로이고, 그 이상은 스포일러가 될 터이니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지요? 특징만을 말해보자면, 이 작품은 비주얼이 강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읽어가다보면 머리 속에 영화나 드라마처럼 그림이 떠오는 작품이라는 말씀입니다. 구성 역시 영화화하기 딱 좋은 형태인데요, 조만간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미스터리에도 충실합니다. 작품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하나같이 수상한 구석이 있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고민을 하게 만들거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눈이 가는 부분은 인물 묘사입니다. 여성작가여서일까요, 아니면 독일인 특유의 꼼꼼함 덕일까요? 숨막히게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와중에도 인물 묘사는 섬세함을 잃지 않습니다. 중세 영지를 연상시키는 폐쇄적인 마을을 배경으로 전과자의 누명을 쓴 '토비아스'의 고민, 피폐해져 버린 그의 아버지, 전과자가 된 옛 동료에게 혐오를 감추지 않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 위에 군림하며 타인의 욕망을 굴절시켜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데 여념이 없는 군주 '테를린덴', 그들과 반대로 소녀다운 순수함 혹은 무지로 토비아스를 돕는 '아멜리에' 등... 특히 토비아스의 운명에는 정말 동정을 금할 수 없는데요. 작가가 등장인물 한 명을 집중적으로 학대하는 것이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한 방법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 봅니다. 작품의 축이면서도 진실에서는 동떨어져 있던 그가 사건의 중심을 향해 폭력적으로 끌려들어가는 과정을 보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물론 사건을 해결하는 보덴슈타인-피아 콤비 역시 빠질 수 없겠지요? 특출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이런저런 개인사정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건해결에 있어서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강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사실 현실세계에 홈즈나 포와로 같은 인물이 있으리라 기대하긴 어렵잖아요? 부족한 부분도 있고 때때로 실수도 하지만 소명의식을 잃지 않는 보-피 콤비가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겠지요.

책표지의
광고를 보아하니 조만간 시리즈 3권도 출간될 모양입니다. 아마도 본편 중간에 소개된 피아의 현재 남편이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이야기인 듯 합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상당히 잘된 미스터리 소설이었기 때문에 전편이 출간되면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기왕 시리즈 1편부터 차례대로 출간해주면 좋을텐데 아쉽군요. 설마 3-2-1권 순으로 출간되는 건 아니겠지요? 아무튼 낯설었던 독일 미스터리 분야와 좋은 만남을 이루게 된 것 같아 기쁘군요. 독일 쪽에서는 어떤 작가의 어떤 책이 유명한지 좀 더 공부해보고 싶어집니다. 작으나마 목표를 세우니 나름 설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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