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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독 동물농장 -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신개념 영한대역 ㅣ 십독 시리즈 2
조지 오웰 지음, 박세창 옮김 / 표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표담에서 만든 두번째 십독 시리즈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택했다. 전작은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동화일 어린왕자를 대상으로 삼았는데, 기본적인 난이도나 분량 면에서 이번 작은 좀 더 영어실력이 뛰어난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겠다. 그렇다곤 해도 단어와 문장 구조 설명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고교수준의 영어실력이 있다면 읽어나가는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물론 읽어나가는 속도는 차이가 나겠지만 말이다.
동일한 컨셉인만큼 동물농장 편도 어린왕자 편과 같은 구성을 택하고 있다. 책의 앞부분에는 우선 이 책을 읽어가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원서를 읽는 것이 영어공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특히 원서로 영어를 공부할 때 반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만 열 번 읽는 것 말이다 - 영어를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처음 일독의 벽이 너무 높기 때문에 원서로 공부하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그 일독의 벽을 낮추어주는 것이 이 책의 근본적인 목적임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읽는 순서와 요령을 추가로 덧붙혀두었다.
본편으로 들어가보면 일단 본문의 한 단락이 소개된다. 아래쪽에 소개된 단락을 한두문장 정도로 끊어가며 열거하는데, 읽기 단위로 줄바꿈하여 구조가 눈에 띄게 만든다. 전치사를 고의로 작은 글씨로 적어두어 의미단위가 더 부각되도록 만든 것도 참신하다. 이어 문장 오른쪽에 직독직해의 방식으로 해석을 싣는다. 형용사구나 부사구는 괄호와 파란색으로 구분하여 읽는 편의를 더한다. 아래쪽에는 문장에서 쓰인 단어와 숙어를 해설해두었는데, 불규칙동사의 과거형, 분사형을 실어준다던가 간단한 문법을 설명해주는 꼼꼼함을 잊지 않는다.
부록 시디에는 원어민이 읽어준 MP3 파일과 PDF로 제작된 본문이 담겨있다. 가장 유용한 것은 단어에 대한 보충설명이 실린 PDF 파일이다. 개인적으로 이북에 이 파일을 복사해서 책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참조해가면서 공부했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MP3로 들으면서 입으로는 중얼거리고 눈으로는 책을 보는 삼위일체 학습을 하기에 굉장히 편리한 구조로 되어있다. 가장 적절하다고 알려진 독해방법을 적용한 책이니만큼 신뢰도가 높은 반면 평범하게 보일지도-다른 말로 지루하게 보일지도-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방법을 쓰던 학습의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서를 읽는 것이 쉽지는 않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의 꼼꼼함이 그런 어려움을 한결 덜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욕심을 내지 않고 적은 분량을 매일 꾸준히 보아가면 생각보다 빨리 마지막 장에 도착해있으리라는 점은 보증할 수 있을 듯하다. 서양의 대표적 고전 한편을 원서로 읽어냈다는 뿌듯함은 덤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