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보다는 소설에서 배워라 - 명작에서 훔친 위대한 통찰
안상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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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본질은 무엇일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인간관계에 있듯 경영의 본질도 결국 그러한 인간관계를 얼마나 능숙하게 확보해가는가에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인간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해야할테고 말이다. 그리고 훌륭한 소설이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이 가장 빛나게 발휘된 것이니만큼, 그러한 소설들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자는 것도 자연스러운 발상일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경영학보다는 소설에서 배워라'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사실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경영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는 다소 떡밥스런 제목이기도 하지만 충분히 좋은 내용을 담은 책에 다가가게 하는 떡밥이라면 환영하지 못할 이유가 없으리라. 살아가면서 소중하게 생각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규정짓는 기본요소는 무엇인지,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할 것들은 무엇인지, 저자는 너무나 유명한 소설들을 인용하여 잘 드러내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작가의 인생이야기로부터, 혹은 소설의 일부분으로부터, 혹은 그 소설과 만나게 된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저자는 하나 하나 명제를 끌어낸다. [연금술사]로부터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명제를, [사기]로부터는 "명철보신(明哲保身)"이라는 명제를, "사람은 시간을 가게 하고 시간은 사람을 가게 한다"는 명제를 [모모]로부터 끌어내는 식이다. 하나하나 귀기울여 듣을만한 가치가 없는 이야기가 없지만, 특히 개인적으로 소중하게 기억하는 소설에서 끌어온 이야기들이라면 훨씬 귀기울여 듣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것 역시 저자의 노림수이기도 할테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장미의 이름] 편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이라는 유명한 글귀를 인용하여 소제목으로 단 이 글에서, 저자는 문명을 발전시켜온 '앎'이 권력욕으로 타락하는 과정을 짚어본다. 그리고 무식과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겁쟁이이자 폭군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여러개의 독립된 꼭지를 모아 묶은 형식의 책이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읽어도 부담이 없으며 여가를 활용하여 읽고 접을 수 있다는 점도 좋게 다가온다. 어찌보면 너무 단순하고 평범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겠지만, 원래 진리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 단순하고 평범한 것들에 깃들지 않은 진리라면 어떻게 믿을 수 있을지? 굳이 무언가를 깨닫고 배우겠다는 부담을 갖지 않고 읽어가도 어느덧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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