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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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기욤 뮈소, 그의 처녀작 [완전한 죽음]이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정장으로 재출간되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구해줘] 등 그의 작품들이 워낙 큰 인기를 끌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기에 그의 처녀작인 이 작품을 접하면서 기대도 컸지만 우려도 있었다. 처녀작이라면 작가의 작품 성향이 전반적으로 결정되어 있게 마련이고 그런 성향을 풋풋한(?) 필력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걸작으로 칭송받는 처녀작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보면, 그런 점 때문에 뒤늦게 어울리지 않는 실망감을 느끼게 될까 싶은 마음에 걱정을 하게도 된다. 과연 [그 후에]는 어느 쪽에 무게추가 실릴지 조금은 긴장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물에 빠진 여자친구를 구하려다 대신 익사의 위기에 처했던 네이선. 그는 죽음 직전에서 겨우 구출되어 결국 성공한 변호사로 자라나고, 어린 시절 구출했던 그 여자친구 말로리와 결혼까지 하여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아들 션의 죽음을 계기로 잠재해있던 둘 사이의 갈등이 떠오르면서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된다. 불우한 어린시절로 인하여 성공지향적인 인물로 자라난 네이선에게 실망하고 있던 말로리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남편에게 물으면서 이별을 고한 것이다. 괴로움에 쌓인 그를 어느 날, 굿리치라는 노의사가 방문하는데..

[그 후에]는 기욤 뮈소의 소설이 가진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적이면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속도감 있는 전개,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올리게 하는) 독자의 문화적 감성을 자극하는 소품들의 적절한 배치, 그리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반전까지.. 처녀작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강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물론 돌이켜 생각해보면 엿보이는 빈틈이라던가, 매끈하지 않은 이음새도 있지만 오히려 처녀작다운 냄새를 풍겨주어 친근감을 주는 정도이다. 그의 전작을 읽어본 사람들을  끌어당긴 요인들이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는 만큼, 팬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을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인터파크에서 그의 책들이 이북으로 출간되면서 적잖이 이슈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의 베스트셀러가 전자책화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가 한국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리라. 그런 그가 과연 어떤 차기작으로 한국 독자를 찾아오게 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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