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죄수 - 자오쯔양 중국공산당 총서기 최후의 비밀 회고록
자오쯔양.바오푸 지음, 장윤미.이종화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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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천안문 사태. 그 배경과 전개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 테지만 이름 정도는 대부분 들어보지 않았을까? 나 역시 천안문 사태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묘한 설레임과 낯섦을 느끼게 된다. 우리 역사 속의 몇몇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기 때문이 아닐지.. 이러한 사건들이 있기 때문에 좌절의 역사도 아름답다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이리라. 이 책 '국가의 죄수'는 천안문 사태로 인해 역사의 한페이지에 이름을 남기게 될 한 정치가의 회고록이다.  

자오쯔양.. 덩샤오핑의 오른팔로 활약하던 그는 천안문 사태 당시 덩샤오핑의 과격한 시위 진압을 반대하였다가, 이후 16년간 가택연금상태로 지낸 끝에 지난 2005년에 사망했다. 이 회고록은 연금 상태의 그가 비서와 인터뷰한 내용을 몰래 녹음해두었다가 펴낸 것으로, 출간 당시 홍콩 등지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나, (당연히) 중국 정부는 크게 반발하였다고 한다. 적잖이 두툼한 이 책은 천안문 사태 당시의 정황, 연금 상황에 대한 심경고백, 개혁개방정책에 대한 개인적 심정을 담고 있다. 연금 상태라 자료를 찾는 것도 어려웠을 테고 많은 부분 기억에만 의존해야 했을텐데, 그런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밀한 기록들은 그의 지성과 성격을 드러내는 듯하다. 사실 급진파에 속한다지만 상대적으로 온화한 성격인데다 원리원칙에 따르고자 했기 때문에 등샤오핑의 뜻과 어긋났을 뿐, 그의 정치적 성향은 등샤오핑의 그것과 거의 유사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덩샤오핑의 오른팔로 활약했던 점으로 볼 때도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그랬던 그가 16년의 연금생활 동안 덩샤오핑에 대해 어떤 감정을 품었을지.. 회고집치고는 자신의 감정을 그다지 드러내지 않고 있는 책이기에 이런저런 추정만 해볼 뿐이다. 

개인적으로 천안문 사태에 대한 호기심에서 읽게 된 책이지만, 이 책의 핵심은 오히려 근래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에 대한 이해와 해석 쪽에 있다고 보인다. 덩사오핑의 개혁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으며 실제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적도 있는 그이기에, 개혁개방의 필요성에 대한 그의 의지는 확고부동해보인다. 그러다보니 중국 경제 문제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 중국 현대사, 특히 정치나 경제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다면 보다 얻어낼 것이 많은 책이라 생각되지만, 상식 순의 지식만 가진 나에게는 읽기 까다롭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회고록 형식이 상대적으로 읽기 편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법 인내심을 가지고 도전해야 될 책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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