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리더를 만나다 - 한비자, 처칠부터 이나모리 가즈오까지, 역사적인 리더 11인의 리더십 카운슬링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상 많은 인물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인류에게 결정적인 방향성을 부여해왔다. 그리고 시대가 변하고 장소가 변해도 그러한 인물들의 역할, 즉 리더로써의 역할에 대한 요구는 변화하지 않는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부심과 책임감의 밸런스를 잡지 못하여 스스로의 파멸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한, 실패한 리더 역시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이 책은 역사상 뛰어난 리더라 할만한 인물 11명을 꼽아 그들의 리더십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현대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아무래도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인물은 사회적 지휘가 보장되어 있는 인물이게 마련이다.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느껴지 않고서는 리더가 될 수 없는 법, 때문에 그에 대해서 어필할 수 있기 위해서인지 책이 아주 고급스럽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양장본의 정장은 아니지만 종이의 질부터 시작해서 끌씨색의 사용법, 삽화의 구성, 통계자료의 활용 등에 상당히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CEO, 고전에서 답을 찾다'라는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경험이 있는 저자 답다고 할까? 

아무리 겉보기가 좋아도 내용이 부실하면 곤란한 일. 이 책은 인간 불신의 리더십, 인간 신뢰의 리더십, 의지의 리더십, 자비의 리더십의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 리더십의 요소들을 분석하며 살펴본다. 예컨대 냉철함과 현실성으로 유명한 한비자, 마키아벨리, 비스마르크를 살펴보면서 그들에게서 인간 불신의 리더십을 구성해내고, 처칠, 이순신처럼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물들을 통해서 의지의 리더십을 고찰하는 식이다. 아무래도 역사서와 자기개발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구성방식을 택해야 하므로 역사적 사실이 리더십 개발을 잘 뒷받침할 수 있도록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의 균형감각은 뛰어난 편이다. 적절하게 역사적 일화와 통계자료를 끌어들여 심리학적, 경영학적인 분석을 거친 후 매끈하게 결론을 도출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편의성이나 실용성 면에서 각주를 하단에 배치하는 대신 양 옆에 위치시키면서 많은 양의 정보를 담아낸 점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글의 마지막에는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서 책의 주타겟이라 할 기업 경영인에게 당부의 말들을 남기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상당히 현실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예컨대 단기적 성과를 거두는데는 강인하고 거친 리더십이 효과적일 수 있으며, 분권화보다는 중도의 경영이 미래 조직을 특징짓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다층적인 면에서 보면 상당히 복잡한 뉘앙스가 담길 수 밖에 없는 결론이다.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리더십에는 확실히 신비로운 현상이라는 측면이 있으며, 신비로움은 불가해함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미래를 예지해낼 수 없는 인간이 다수 인간의 성향과 시류의 흐름을 간파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역할을 의무로 짊어져야 하는 것이 리더일 터이다. 책을 덮으며 리더로써의 자질을 배워나간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지, 리더로써 스스로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어떤 무게를 가질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