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왜 검찰은 왜 - 박연차 게이트와 법조 출입기자의 188일
박희준 외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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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이제 1년이 넘었다. 참으로 혼란스럽고 가슴아픈 사건이었음에도,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 벌써 그 아픔들을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박연차 게이트와 노 대통령의 자살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아직까지 사람마다 견해차가 큰 듯 하다. 그러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은 분명 '전무후무하고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으로써 '진실'을 말할 수 없을지라도 '사실'에 접근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심이리라. 1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나온 이 책은 노무현 사건의 '사실'을 담아내고자 시도하고 있다. 특히 사건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법조 출입기자 5명이 힘을 합쳐서 집필한 책이라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여준다. 

이 책은 노 대통령의 서거 후 상황을 그려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참담한 국민들, 고개 숙인 검찰, 당황하는 기자들... 그들의 모습 위로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박연차 게이트의 시작을 오버랩시킨다. 박연차 리스트의 존재가 드러나고 의혹에 의혹이 쌓인 끝에 마침내 전직 대통령이 검찰청에 서는 과정까지 이 책은 한걸음 한걸음 사건을 그려나간다. 그리고 다시 그의 서거 후로 돌아가 초라하게 수사가 종결되는 과정을 살펴나간다.

전체적으로 대화를 많이 삽입하고 있으며, 사건의 전개가 '기자적'인 눈으로 서술된다는 점을 곳곳에서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공동 저자가 집필하는 책의 장단점이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생동감과 현실감을 준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되겠고, 문체상의 기품이나 완결된 책으로써의 무게감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은 단점이 되겠다. 곳곳에 배치된 당시의 생생한 사진들은 기억을 되살리는 데에,  그리고 책의 부록으로 들어가있는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결과 보고서는 읽기를 마무리하며 전체 흐름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체적으로 하나하나 사건의 추이를 그려가는데 충실한 책이다. 섣불리 단정적인 평가나 해석을 가미하지 않고 가능한한 사실만 보려 노력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어찌보면 그간의 신문기사들을 모아낸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다만 기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다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기자적인 편향성이 엿보이는 점은 아쉬웠다. 결정적으로 아직은 이 사건의 진실을 논할만큼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 충분히 시간이 흘러가지 않은 것이리라.. 이러한 책을 쓰는 노력이 필요한 시간을 줄여나가는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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