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경제학 - '짬짜면' 같은 경제입문서
오형규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자장면 경제학>. 제목만으로도 어떤 방향으로 글을 펼쳐나갈지 예측이 되지 않나요? 이 책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나온 경제입문서입니다. 사실 대중 교양서라는 것이 대부분 그렇듯 비슷비슷한 책이 너무나 많이 나와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역시 대중교양서라면 얼마나 재미가 있고 쉽게 이해가 되는가, 얼마나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더 심도깊은 책을 읽어가도록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가가 가장 관건이 아닌가 합니다. 

우선 얼마나 재미있는가?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소주제에 따른 짤막한 꼭지들을 모아낸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요, 개개의 꼭지는 일상 생활 속에서 적절한 예를 찾아내서 흥미를 유발한 다음 그 예와 관련된 경제개념을 풀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적절한 예를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고 동시에 관련 개념도 너무 어렵지 않은 것을 취사선택을 하고 있는데요, 아무리 무난한 방식을 택하더라도 작가의 말빨(!)이 부족하면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적당한 유머를 구사해가며 술술 읽혀나가도록 잘 써낸 점이 돋보입니다. 특히 꼭지 끝부분에 재미나는 본문과 관련되는 재미나는 일화들을 하나씩 소개해주고 있는데 이게 또 아주 재미있답니다. 예컨대 기회비용을 설명한 글 말미에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소개한다던가, 명품선호와 관련하여 베블런 효과를 설명하면서 끝부분에 모모스족이니, 욘스족이니 하는 세태를 소개하는 식이지요. 

얼마나 알찬가? 이 책은 각 꼭지마다 경제학의 개념을 하나씩 소개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인데요, 무언가를 공부해갈 때 가장 빠르면서도 남는 게 있는 공부방법은 개념 위주로 이해해가는 방식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문적 용어의 개념을 철저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가야할 길의 반은 갔다고 봐도 되거든요.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경제학 개념들은 대부분 경제학개론 책을 한번 본 사람에게라면 낯익게 느껴질 수준입니다. 경제학에 완전히 낯선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개념들이 대부분이고요. 물론 간혹 낯선 개념들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작가가 난해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지양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개념들만 충분히 소화해두어도 경제학에 본격 입문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되네요. 특히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듯 심리학과 진화론도 적절히 도입되어 있는데요, 이 분야에 관심이 있던 사람에게라면 보다 큰 흥미를 유발해낼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최근 진화론에 관련된 책을 읽어서인지 게임이론을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가? 이미 위에서 암시한 바이지만 개념을 알아가게 되면 그 개념의 쓰임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분명 대학교에서 경제학개론을 배운 사람에게는 이 책이 너무 가볍게 느껴질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초입자에게 흥미를 유발한다는 면에 있어서는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경제 과목을 택하고자 하는 학생이 있다면 이 책에서 나오는 개념만으로도 충분히 예습이 될 정도입니다. 그렇게 재미있게 개념을 익힌 학생에게라면 학과 과정도 당연히 수월할 테고요. 

독서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어떠한 독서라도 재미가 따라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주는 재미는 꽤나 쏠쏠한 편입니다. 신문에 나오는 경제개념들을 가볍게 훑어보았으면 하시는 분, 우리의 생활을 경제학으로 풀어내면 어떠할지 새로운 시야를 원하시는 분에게라면 충분히 권할만한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이 다룬 경제학 개념이 극히 일부분이니만큼 후속적이 나와서 이 책이 다루지 못했던 개념들도 다루어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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