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
마쓰오 다케시 지음, 전새롬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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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노랑의 표지 위에 연필로 슥슥 그린 듯한 사슴 한마리.. 이 책의 표지입니다. 마치 어릴 적에 본 동화책의 표지 같지 않나요? 이 표지가 책에 대해서 이미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네요.

 이 책은 아마도 어른들을 위한 우화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간략히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코헤이는 IT 회사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취직의 압박에 쫓겨 앞뒤가리지 않고 구한 직장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고, 그런 직장에 이물질처럼 둥둥 뜬채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는 혐오감만 늘어가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날아온 편지 한 통.. 어린아이의 글씨체로 쓰여진 짧은 글에는 일요일에 밤비공원에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죠. 도대체 누가 보낸 편지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던 그는 결국 공원에 가보기로 마음먹고 거기서 한 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야구모자를 쓰고 있는 왠지 모르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모습의 소년, 과연 그 소년은 누구였을까요?


이 이상의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되겠네요. 다만 이 소년과의 만남이 코헤이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정도는 이야기해도 되겠지요?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순수한 소년의 모습을 거울삼아 스스로의 삶을 변화시키는 어른의 이야기는 다소간 상투적인 이야기기는 해요. 작가도 그것을 모를리 없겠지만 통속성이야말로 일반적인 진리를 가진다, 그리고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한 듯 합니다. 사실 변화의 계기가 되기에는 무게감이 부족한 글이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산들바람을 쐰듯 독자의 마음을 청량하게 해준다는 점이 이 글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본 소설 특유의 간결성과 여운이 잘 드러나있기 때문이지요. 

 
(사족을 달고 싶은 것이 있군요. 이 책의 결말은 결국 내가 바뀌어야 주변을 바꿀 수 있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데요. 이것은 사실상 대부분의 자기개발서가 공통적으로 내리고 있는 결론이지요. 명쾌하고 타당한 결론이지만 '내가 변한다'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가 저를 고민하게 만드는군요. 어디를 가든 내가 변화하지 않는 한 바뀔 것이 없다는 말도 맞지만 그렇다고 현재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항상 최선의 결론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죠. 만약 자신이 비틀어진 구조 안에 들어와있다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자신의 행복은 가져다줄 수 있겠지만 동시에 더 많은 구조적 왜곡을 낳게 되는 것일테니까요. 뭐, 어쩌면 제가 세상이 근본적으로 아름답고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선하다는 믿음, 선은 선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다소간 잃어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더 고민해봐야할 문제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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