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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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66706817?cat_id=50005777&frm=PBOKPRO&query=%EC%B5%9C%EC%9E%AC%EC%B2%9C+%ED%86%B5%EC%84%AD%EC%9D%98+%EC%8B%9D%ED%83%81&NaPm=ct%3Dltmxui0w%7Cci%3D4fcc1a72211439e3f816f85bb1e764c6560eddc8%7Ctr%3Dboknx%7Csn%3D95694%7Chk%3D19ed32f752c1fbfb0dc45a99a472daec30fbfcf1


네이버를 뒤져보니 아직 있네요. 제가 처음으로 최재천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던 책입니다. 이 당시에 통섭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것은 이 책의 인기에 힘입은 바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이 말 역시 진화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의 동명의 책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통섭의 식탁이 인기를 얻은 후에 윌슨의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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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은 배경이 있는데요, 실은 저자를 착각했었던 것이 계기였어요. 이 책을 보기 얼마 전에 다윈의 식탁이라는 책을 아주 재밌게 읽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저자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던지 이 통섭의 식탁이라는 제목을 보고 전에 읽었던 책의 후속편이라고 생각해버렸던 것입니다. 저자 이름을 까맣게 잊어버린 탓이었죠. 이런 잘못된 기억은 꽤나 오래 지속되었는데요, 하필 두 저자 모두 진화생물학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학자들이었고 그러다 보니 글에서 유사한 이름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었죠. 그럼에도 속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은 물론 이 책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충분히 좋은 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구글링을 하다 발견했는데요, 최재천 님께서도 다윈의 식탁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으셨던 건지, 이 책의 저자인 장대익 님에게 다윈의 식탁의 배경이 되는 대담의 원본을 받을 수 있냐고 문의를 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대담은 가상의 것이었던 것이니만치 당연히 원본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최재천 님의 글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함이 아닐까 합니다. 어깨에 힘을 쭉 빼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화법은 저같이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의 독자에게는 대단히 큰 매력 요소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잡다한 지식에 대한 책을 읽는 취미 독서가인 저에게는 뻣뻣하고 메마른, 다다다다 말을 쏟아내는 화자는 오래 만나기에는 너무 피곤한 이들입니다. 예전부터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던 작가셨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욱 여유롭게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네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자기만의 '쪼'가 강해져서 실망을 안겨주었던 작가들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는 요즘인지라 더욱 그렇고요. 이 책 역시 서문에서부터 특유의 유머로 독자를 가드 다운 하게 만드는 점이 반가웠어요.



이 책이 그간의 강연의 내용을 요약하여 펴낸 책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연에서는 사실 유머가 대단히 중요한 요소잖아요? 이 책의 함량을 분석해보자면 생물학 관련 내용 20%, 생에 대한 통찰 30%, 유머스러운 에피소드 40% 정도라고 느껴져요. 사실 그래서 곤충사회라는 제목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용상으로도 그렇고 책의 내용을 잘 드러내는 제목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곤 해도 이런 다양한 면모를 가진 이야기들을 모아낸 책에 붙이기에 적절한 다른 이름도 잘 생각이 나진 않는군요. 진지하게 "나는 곤충에 대한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이 책을 샀어!"라고 접근하면 실망할 수도 있는 책이라는 뜻이 되겠네요.



최재천 님은 유튜버로써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저도 전부까지는 아니라도 가끔씩 흥미로운 주제의 영상이 올라오면 하나씩 하나씩 보곤 하는데요, 저처럼 최재천 님의 영상을 보셨던 분이라면 다 공감하시겠지만 이 책의 화법이 너무나 익숙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영상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은 기분이 든달까요? 정말 궁극의 구어체라고 하겠네요. 과학적인 지식을 생활 속의 현명함으로 이어붙이는 솜씨는 어디 안가십니다. 아마 이런 부분 때문에 작가 분이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 테고요(이건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보고 추측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어린 구독자들이 예상 외로 많더라고요). 중간 중간 외워두었다가 저보다 어린 세대에게 그럴 듯하게 얘기하면 좋겠다는 유혹에 들게 하는 금언들이 아주 많습니다.



280쪽 정도 되는 책이지만 판본도 작고 편집도 넉넉하게 되어 있어 읽는 데 그다지 오래 걸리지는 않는 책이었어요. 궁극의 구어체 덕에 더욱 빨리 읽어 내려가게 되는 면도 있었고요. 물리적으로 적은 양은 뭔가 아쉽긴 한데, 읽는 동안의 즐거움과 유쾌함, 그리고 책장 한켠에 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한번 편안히 빼어들어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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