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포커스 중등종합, 고등필수, 고등종합 단어 중 마지막에 속하는 고등종합 편입니다. 9500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는대로 무려 9500개나 되는 단어가 실려 있네요. 대략 5000단어 정도만 외워도 수능 시험을 보기에는 크게 아쉬움이 없지 않으리라 생각하는데 거의 1만 단어에 육박하니 이 책에 있는 단어만 다 외워도 단어 공부는 더 이상 안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 분량입니다.
책이 제법 크고 두껍기는 하지만 요새 단어책의 구성을 생각하면 과연 이 안에 9500 단어가 다 들어갈 수 있으려나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구성을 보니 이해가 갑니다. 상당히 심플한 방식을 택했거든요. 명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등으로 파트를 나누고 단어들을 실어두되 한 줄의 맨 왼쪽에 뜻, 다음에 영단어, 그리고 발음기호를 싣는 식의 아주 단순한 구성이었습니다. 영단어보다 뜻이 먼저 실려있는 부분이 독특한데요, 그 이유는 머릿글에 실려 있더군요. 요약하자면 이런 구성이 부담감을 덜 준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실제 어떨지는 좀 오래 써봐야 알 일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 반의어, 유의어 부분이었습니다. 암기의 효율성이나 시험에서의 중요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보는 바와 같이 하나의 뜻에 여러 개의 단어를 묶는 대신에 하나의 뜻에 하나의 단어를 묶고 그것을 반복하는 구성을 택했더군요. 단순한 구성을 택한 책이니만큼 주욱 읽어가면서 암기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공부를 해야할 것으로 생각되는지라 이런 편집이 더 나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고등 종합이라는 말에 걸맞게 이 책에는 아주 기본적인 동사도 모두 실려 있습니다. 이 덕에 이 책에 9500개나 되는 단어가 실릴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심지어 동사의 과거, 과거분사 형태까지 실어둘 정도인데요, 여러모로 사전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원에 의한 학습도 가능하도록 여러 부분에서 어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접두사나 접미사를 활용하는 반복 연습이 가능하도록 같은 접두사의 단어를 모두 묶어 놓는 식이죠. QR 코드로 활용할 수 있는 MP3 역시 본문을 차례로 읽어주는 구성을 택하고 있는 만큼 주욱 읽으면서 주욱 듣는 식의 학습법이 가장 잘 맞게 만들어진 책이라고 할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단어를 복습할 수 있는 연습문제 부분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책의 구성을 생각하면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단어가 실제로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는 예문도 없고 응용해볼 연습문제도 없는 것은 이 책의 독자적인 활용이 어려워지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QR코드로 웹을 이용한 4지 선다식 단어 암기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인데요, 이것을 꼭 활용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유투브 상에 저자께서 비디오 클립도 올리셨던데요, 일단 이 책과 직접 연결되는 부분은 깜빡이 학습이 가능한 영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려되는 부분을 덧붙여보자면 기본적으로 이 책이 상당히 올드한 방식의 구성을 택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책의 구성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느껴진달까요? 물론 조금씩 분량을 나누어서 꾸준히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올드한 스타일이 가지는 장점이 있겠습니다만 그런 방식을 택해서 이 책을 공부하기보다 좀 더 접근성이 높은 책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