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3 - 일본 개항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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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시니스트의 한중일 세계사가 3권까지 나왔네요. 참으로 느릿느릿 연재한다는 느낌이었는데 벌써 3권까지 나오다니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저스툰에 연재되는 것을 하루 하루 찾아보며 읽는, 감질나는 맛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역시 한 호흡에 쭉 묶어 읽는 맛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렇게 상대적으로 짧은 격동의 시기를 파고들어 살펴보는 경우에, 앞에서의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뒤의 내용을 읽을 수 있다는 단행본의 장점은 더 커지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아편 전쟁을 다룬 1권, 태평천국 운동을 다룬 2권이 중국을 배경으로 했다면 3권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일본이 등장합니다. 톈진 조약 이후로 새로운 먹잇감으로 일본에 눈을 돌린 서구 열강들과, 그에 대응하는 일본의 상황이 그려지고 있네요. 덩치가 커서인지 큼직큼직한 전쟁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던 이전의 2권에 비해서는 이번 편에서는 좀 더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 편이네요. 



 동물의 의인화를 기본으로 한 개성적인 캐릭터 설정이라던가, 유머가 끊이질 않으면서도 밑바닥에는 시니컬한 태도가 깔려있는 굽시니스트 특유의 방식은 여기서도 여전합니다. 아재 개그의 경계를 넘나드는 말장난도 끊이질 않고요.(그런데 이런 말장난이 기억술로 작용해서 역사적 사건의 이름을 외우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네요. 이런 것도 의도한 부분이겠지 생각해보면 역시 굽시니스트는 노련한 작가네요.) 3국을 각각 다른 동물로 설정해둔 것도 꾸준히 스토리 이해나 기억에서 효율적인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어서 경탄하게 되네요.

 그리고 내내 동일한 포맷으로 흐르는 것이 일반적인 역사 소재의 미디어에서 계속 형식적인 변주를 집어넣어서 단조롭지 않게 만들려고 하는 점도 굽시니스트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1권에서 아편 전쟁 직전의 중국을 겪어낸 미국인 존의 일화가 자아냈던 페이소스가 가장 인상 깊었다면, 이번 편에서도 미국으로 건너간 만지로의 일화가 그런 맛을 떠올리게 합니다. 상황이 다른지라 상대적으로 경쾌한 이야기로 전개되기는 하지만요. 책의 페이소스는 마지막에 등장한 이이 나오스케의 일화가 담당하게 되는군요.



 

 일본 문화에 친근하면서도 일본 근대사에 대한 지식은 부족한 편인지라 정보의 측면에서는 가장 많은 습득이 있었던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스토리의 흐름 못지 않게 간간히 들어간 덕후스러운 문물 뜯어보기도 재미를 더하더군요. 총의 작동 원리라던가 사모바르에 부츠를 씌우는 이유 등의 이야기는 조미료 역할을 제대로 해주네요. 다음 권은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는 모양입니다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될 따름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조선은 어떤 역할로 기능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걱정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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