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한국의 과학 천재들 1 산하 지식의 숲 21
황중환 글.그림, 강석기 글 / 산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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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물고기에 푹 빠져서 어류학자가 되려나 싶었던 똘망군은 공룡에 빠지더니 고생물학자, 곤충에 빠지더니 곤충학자, 그러다 기차에 빠진 후로는 기관사 등 정말 다양하게 꿈이 바뀌고 있는데요.

점점 학년이 올라갈수록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과학으로 굳어지면서 이제는 어떤 영역이 될런지 모르지만 최종 목표는 과학자로 결정된 것 같아요~

그런 똘망군에게 세계적인 과학자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과학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려주면 좀 더 꿈의 로드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그간 만나본 책들은 최무선, 장영실, 홍대용처럼 너무 옛 선조들을 대표적으로 싣다보니 좀 우상화된 경향이 없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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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이번에 한국의 과학자와 과학사를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초등추천도서 산하출판사 <만화로 읽는 한국의 과학 천재들 1권>을 만나보게 되었는데요.

똘망군이 너무 재밌는지 밤에 읽다 잠들었는데 다음날 새벽부터 일어나서 마지막 장까지 챙겨볼 정도라고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어린이필독서라고 하길래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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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출판사 <만화로 읽는 한국의 과학 천재들>은 1,2권으로 구성되는데 조선 후기부터 현대까지 과학자들의 탄생연도 순으로 배치하여 읽다보면 자연스레 우리 과학의 발전을 위해 애쓴 위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위인전기와 다르게 인물의 주요 업적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사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당시 우리나라의 현실(아무래도 1권은 구한말부터 일제치하까지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라서 암울하네요.ㅠㅠ)과 연결해서 인물의 삶과 역사까지 한꺼번에 싣고 있어서 책을 한번 잡으면 끝까지 후루룩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전체 24명의 위인이 실려 있는데 종두법을 보급한 지석영이나 독립신문 창시자 서재필,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한국 육종학의 아버지 우장춘, 우리나라 최초 파일럿 안창남 등 익숙한 인물도 있지만 저도 난생 처음 들어보는 한국의 과학자가 더 많아서 똘망군 뿐만 아니라 저도 많이 배우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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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연도 순으로 배치하다보니 종두법을 보급한 지석영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데요~

그저 한국사 수업 시간에 단 한 줄로 나오는 지석영이지만, 그가 처음 일본에서 종두법을 배워왔으나 부산에 일본 거류민 치료를 위해 세운 병원인 제생의원이 있다는 소식에 그곳으로 달려가 두묘(종두약)와 종두침을 얻어와서 당시 2살된 자기 처남에게 첫 접종을 했다는 이야기나 그가 개화파의 일원으로 잠시 친일행적을 보였으나 우리나라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 대해 고민하며 의학교와 의학교부속병원을 설립하고 전염병 예방을 위한 법까지 제정하는 등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게다가 의학 뿐만 아니라 한글 보급에도 앞장서서 국문연구소 위원으로 임명디기도 하고 현재의 옥편과 같은 <자전석요>를 집필하기도 했대요~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에 강제합병되자 바로 대한의원에서 물러나서 끈질긴 일제의 협력요청을 거절하며 여생을 보내다 죽었다고 하니 개화파로서 친일행적을 일시적으로 보였던 그라서 한국사에 단 한 줄로 언급되었던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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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학습만화로만 구성된 한국의 과학자 이야기였다면 그닥 초등학교 5학년 똘망군에게 초등추천도서로 제시하지 않았을텐데 각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간단히 글로 된 이야기를 덧붙여서 다시 한번 친절하게 정리해주니 이해가 쏙쏙 잘 되더라구요~

초등저학년이라면 일단 앞부분 학습만화를 중점적으로 보여주면서 이런 과학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초등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뒤쪽 글줄로 된 위인전 부분도 꼭 읽게 해서 기억하게 도와주면 좋을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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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문 창시자로 많이 알려진 서재필~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양의사였다고 해서 저도 머리를 세게 한대 맞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갑신정변 실패로 역적으로 몰려 일본으로 도망가지만 가족들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본인의 안전도 위협받자 혈현단신 미국으로 떠나 주경야독으로 공부해서 한국인 최초로 미국 국적 취득, 조지워싱턴대학 의학부를 졸업해서 최초의 양의사 타이틀까지 거머쥐는 이야기까지 정말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더라구요.

그 후 갑오경장으로 누명이 벗겨져서 다시 조국에 돌아와서 순 한글로 된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독립협회도 만들었으며 독립문 건설에 앞장섰다는 등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 전개되니 다시 독립투사로의 서재필이 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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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양의사는 누구일까요?? 

대부분의 역사서는 승자에 의한 기록, 대부분 남성에 의한 기록이라 그런가 특별히 찾아보지 않는 한 알 수가 없었는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양의사이자, 대학을 졸업한 첫 여성이면서 여성 과학자이기도 한 김점동은 선교사의 일을 돕던 아버지 덕택에 이화학당의 네번째 학생으로 입학하여 조선에 파견된 미국의사인 로제타 셔우드의 일을 돕다가 의사에 관심을 갖게 되죠. 



한국의 조혼풍습에 대해 알고 있던 스크랜튼 부인과 셔우드가 소개해준 박유산과 결혼을 하게 되고 로제타 홀의 남편이 갑자기 죽자 미국으로 돌아갈 때 그녀를 따라 가서 미국의 고등학교를 거쳐 여자의과대학에 다니게 되죠.

이때 그녀의 남편은 흔히 아는 내조가 아니라 외조!!를 하면서 그녀를 도왔으나 폐결핵으로 결국 사망하죠.ㅠㅠ

의사가 되어 귀국한 그녀는 로제타 홀과 함께 의료활동을 하면서 지내다 무리해서 결국 그녀도 33살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해요. 


지난 2008년 이화여대 의과대학 동창회에서 '자랑스런 이화의인 박에스더상'을 제정했다고 하는데 이 상 이름은 들어본 적 있거든요~

그런데 '박에스더 = 김점동'인줄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똘망군 뿐만 아니라 저도 배우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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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본관은 아니지만 같은 柳를 성씨로 가져서 예전부터 알고 있던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제가 대학교 졸업 후 이곳도 취업 이력서를 써본 적이 있어서 창업자에 대해서도 혹시 인터뷰에서 물어볼까봐 조사해보고 그래서 좀 알고 있었는데요.

근면 성실하고 참된 민족 기업인 까지 알고 있었는데 자신을 사업가가 아니라 교육자라고 지칭할 정도로 고려공과기술학원을 비롯하여 유한공업고등학교도 세우고, 사후 유한대학까지 설립될 정도라니~ 다시 한번 보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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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뿐 아니라 어린이과학동아에서도 본 적 있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이학박사이자 독수리자리의 에타별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며 맥동성 가설을 지지하는데 도움을 준 이원철, 우리나라 최초의 병리학자로 1930년 조선의사협회 창립 및 한국 최초의 의학 전문 학술지 발간, 1945년 해방 후 혼란기에 경성제국대학 의학부를 이끌로 국립서울대학교 통합 시 초대 대학원장 및 서울대학교 총장 등 의학교육 기틀을 쌓는데 평생을 바친 윤일선, 과학 대중화의 선구자이자 발명학회 설립 및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잡지인 <과학조선>을 창간한 김용관 등 다수의 한국의 과학자에 대해 소개를 해주는데 정말 흥미진진하더라구요!


참, 한국과학기술보급사업회에서 과학 대중화에 힘쓴 개인이나 단체에 김용관상을 주기로 했는데요.

1994회 1회 시상뒤 사라진 김용관 상에 현재의 정치가로 변신한 안철수씨가 장려상 수상자였다는 것이 눈에 딱 들어오더라구요.--;;;

이런 한국과학사 뒷이야기도 구구절절 실려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갔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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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사와 한국의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한국 근대 건축의 개척자 박길룡이 등장해서 뭐지?? 싶기도 했는데요. 

어렸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놀러 갔던 기억이 나는 종로의 화신백화점이 그의 설계였다는 것은 처음 알게된 사실이라 무척 흥미롭더라구요!


무조건 서양 건축을 흉내내거나 일본의 건축양식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변소는 서양의 것이 편해도 온돌은 우리 것이 최고라고 말한 박길룡~ 

현재 종로구 혜화동의 경성제국대학 본부 건물 (현 예술가의 집)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꼭 한번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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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알고보니 그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기하라 라는 사람이 개발했는데 잘못 전해진거라니!!! ㅠㅠ

대신 강원도 씨감자나 제주 감귤, 재래종 채소와 외래종 채소를 교배해서 우리 땅에서 잘 나는 한국의 배추와 무를 만드는 등 국산 씨앗을 자급자족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많다니 다시 보이더라구요.


대학교 때 생물학과 유전학을 열심히 배웠는데, 왜 우장춘의 삼각형은 처음 들어보는건지.ㅠㅠ

수업을 제대로 들은게 맞나 싶은데 배추와 양배추의 후손이 유채라니..정말 대단한 연구인 듯 싶어요!


지금은 좀 시들시들하지만 어릴 적에는 물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코엑스 아쿠아리움 연간회원권을 4년 갱신해가면서 거의 매달 다녔던 똘망군!!

그때 꿈이 해양생물학자라서 제가 나중에 똘망군이 그 일을 선택할 때 수영을 배우는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수영을 6살 때부터 지금까지 쭉 시키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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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다와 물고기를 사랑한 우리나라 수산학과 수산정책의 개척자인 어류학자 정문기라니~

똘망군이 정말 푹 빠져서 읽고 또 읽고!!!


그런데 명태란 동물의 이름이 붙게된 계기는 그간 알고 있던 것과 달라서 뭐지??? 했어요.ㅋㅋ

저희는 이 생선을 먹고 눈이 맑아져서 명태라고 지은 줄 알았는데 말이죠~


암튼 똘망군에게도 정문기의 마지막 유언인 '유행하던 학문을 따라하지않고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수산학. 그 중에서도 어류학으로 일생을 보낸 내 평생은 정말 후회가 없다네.'이야기를 너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고 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파일럿 안창남이나 양자화학의 권위자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화학박사로 노벨상에 도전한 한국인 과학자 이태규 까지 총 24인의 과학자 이야기가 모두 재밌게 와닿아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네요!


찾아보니 <만화로 읽는 한국의 과학 천재들> 2권 뿐만 아니라 <만화로 읽는 세계의 과학 천재들 1,2>도 시리즈로 있다고 하니 꼭 구해서 읽히고 싶어요. 

요즘 사춘기 초입인지 왜 공부를 해야 하냐고~ 꼭 게임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페이퍼 기차 만드는 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이게 왜 공부보다 덜 중요한거냐고 투덜거리는 똘망군에게 여러 과학자들의 모습을 통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목적을 찾아내길 바래보네요!


* 이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함께 작성하였지만, 저의 진심을 담은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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