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평전
고은 지음 / 향연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중학교 때 미술 책에서  거친 터치의 흰소그림을 본 것이 나의 이중섭에 대한 정보의 모든 

것이다. 회벽으로 칠한 듯한 그 느낌이 인상적이어서 그럴까...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도 

그의 소는 내게 일종의 경건함마저 느끼게 한다. 

이런 그의 성난 흰소와 슬픈 황소그림을 두고 어느 미국 외교관이 스페인의 투우 같다고 했을 때

이중섭이 화를 내며  나는 평생 일만 하는, 불쌍한 한국 농촌의 황소를 그렸다며 그에게 그림을

팔지 않았다는  전설도 있다.  그 미국 외교관은 결국 다른 이를 거쳐 이중섭의 그림을 사가지고

돌아갔다 고 한다.

 이중섭의 흰 소는 흰 옷을 입은 우리 민족을 나타낸 것이며 빠알간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눈물을 주르르 흘릴 것 같은 황소는 우리 민족의 아픔, 슬픔을 나타낸 것이라고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부산 피난민 시절에 한끼 먹기도 힘들고 넝마를 걸치고  살았다는데

 거금을 주겠다는 그 말도 과감히 뿌리친 그의 행동에서 예술에 대한 일종의 고고함마 

저  느꼈다고나 할까   

   

 행여 그림값을 받더라도 신세진 친구들과 술 먹는데 탕진해 버린 그의 행동들을 통해

이북에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돈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인 아내와 어쩔 수 없이 헤어져 그 그리움에 꺽꺽 울었다던 그!  삼팔선 이북에 두고 온 

어머니를 절절이 보고싶어 했던 그!   

  그의 아버지가 그러했듯 그도 정신병원 침대에서 그렇게 한 평생을 마감했다 

  ----- 예술가들은  왜 하나같이 가난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기위해 살기위해 예술을 

한다는 그 자체를 경멸하였다는데 이런 걸 두고 예술지상주의라 하는 걸까 

 생 전에 그렇게 인정을 받은 작가라면 조금만 돈에 대한 개념이 있었더라면 그렇게 비참하게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어리석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어차피 예술가들이 가장 경계 해야 되는 것이 바로 배부름일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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