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꽃들의 자살 - 동심으로의 초대 어른을 위한 동화
이세벽 지음, 홍원표 그림 / 굿북(GoodBook)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동화가 좋은 이유는 때 묻지 않은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기 때문이고 먼지를 먹지 않은 이슬처럼 맑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지만 동화라면 빈자리를 채워줄 줄 아는 그림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어린 아이가 아닌 이상 동화를 읽는 게 좀 그렇다. 이미 어린 아이 티를 벗고 커버렸는데 동화가 성에 찰리도 없고 유치해보이기까지 한다. 어른을 위한 동화는 그래서 이 시대에서 살고 있는 어린 아이는 아니지만 동화를 읽고 싶은 사람에게 더 없이 좋은 책일 것이다.

여린 풀잎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하고 운을 떼는 여린 풀잎을 아직 세상이 두렵기만 하다. 자신을 키워줄 햇빛조차도 말이다. 여리고 다소 어리석은 그 시작은 이제부터 떠날 여행의 첫걸음이다. 우리에게 때 묻지 않은 이미지로 생각되는 것이 바로 자연이다. 자연 속에서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한 여린 풀잎이란 존재는 마치 우리의 존재를 말하는 것도 같다. 두려워하는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을 닮은 듯. 자연을 무대로 삼고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티 없이 맑은 동화이지만 때로는 잔인하게도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되는 모습들이 많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갈등의 해소. 그 갈등은 이미 힌트를 받고 여행을 시작한다. 사랑의 위기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이미 힌트의 역할을 한다. 사랑의 위기라는 모습은 현실 속 누군가의 모습이다. 자연에 빗대어진 닮은꼴들은 우리에게 그 역할을 톡톡히 잘 해내고 있다. 마음에 동요가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의 동요와 변화를 우리는 느낄 수가 있다.

한 몸이 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한 몸을 후회하기도 하는 모습은 마치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 것만 같다. 혹시 이 책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