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트레커 -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커피 순례자
딘 사이컨 지음, 최성애 옮김 / 황소걸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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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를 아직까지는 평생에 걸쳐 두 잔을 먹었다. 처음 먹었던 커피는 커피믹스다. 싸고 달달한 그 커피는 우연히 남은 커피 한 잔이었다. 그 맛은 조금 쓰지만 거부감이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두 번째 먹은 커피는 한 잔도 아니고 한 모금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블랙커피였는데 엄마가 주로 먹는 커피다. 한 모금을 마시고 전에 보지 못한 쓴 맛에 바로 커피를 내려놨다. 첫인상을 좋았고 두 번째 인상은 나빴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나도 커피중독자가 될지도 모른다. 커피의 달콤쌉싸름한 맛에 말이다. 그런데 ‘자바트레커’가 아니었다면 나는 커피의 맛만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을 더 마시고 접하기 전에 ‘자바트레커’를 읽은 나에게 커피 단 한 잔을 두고도 커피의 이면에 보이지 않는 것들, 책에서는 보여주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커피의 이면에는 수많은 문화와 관습, 환경과 정치가 거미줄처럼 얽힌 아주 복잡한 세계가 드리워져 있다.”-p.19 ‘자바트레커’ 속에서 등장하는 이 한 문장을 보아도 쉽게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책은 단지 커피의 이름은 어떠하고 어떠한 맛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같은 부분들 즉 말하자면 커피 그 자체를 소개하기는 데 힘을 쏟고 있는 책이 결코 아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커피 순례자’. 자바 트레커.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아시아 이렇게 네 개의 대륙이 나온다. 거기에는 당연히 저자인 딘 사이컨이 있다. 그리고 커피가 있고 커피농부들이 있다. 또 하나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거기에는 커피농부들의 마음들이 있고 그 마음을 보듬어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커피의 이면을 보는 나에게 제일 먼저 충격을 준 사실은 바로 커피를 생산하는 사람 즉, 커피농부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었다. 단 1%만이 커피농부가 가질 수 이윤이었다. 그 나머지 이윤은 모두 커피회사와 중간상인들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부적절한 상황 속에서 놓인 커피를 그 동안에 속사정도 모르고 누군가는 계속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인 것은 바로 딘 사이컨과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바로 이러한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고자 노력한다. 그 중 한 방법으로 대안무역을 제시하고 있고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그 외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한다. 에필로그에서 보면 노력의 성과를 볼 수 있다. 커피 무역과 관련하여 중요한 두 가지 협약을 맺기도 하고 과테말라에서는 ‘커피 토크’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아직은 시작하는 출발선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커피의 이면을 정확히 볼 수 있고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먹는 커피에는 만드는 사람을 돕기 위한 사람들, 자바트레커라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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