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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안 낫싱, 검은 반역자 1 - 천연두파티
M. T. 앤더슨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백인과 흑인. 색깔의 희고 검은 차이지만 단순한 그 차이가 역사 속에서 내가 느끼기에 억울해 보이는 일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아직도 그런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고 나는 평소 생각해왔다. 바로 그러한 미묘한 차이로 자신을 우월하다고 믿은 미국인들은 흑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실험을 한다. 실재했던 역사를 바탕으로 이 소설은 쓰여지고 있다.
옥타비안이 살고 있는 이상한 집안의 이야기가 옥타비안의 입을 통해서 먼저 이야기되고 있다. 그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옥타비안이 사는 저택은 거기서 일어나는 일마저도 괴상해 보인다. 사실 그 저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소설을 보는 독자들은 대충이지만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집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불안하고 겁이 나는 이야기들이었다. 어느새 옥타비안의 처지에서 상황을 보고 느끼며 동화되게 하는 흡인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조금은 천천히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 느린 속도 속에서 보여진 교육실험이 쉬지않고 진행되는 전개는 손 뗄 수 없이 즐겁게 했다.
그리고 또한 나는 그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옥타비안이 소풍을 가서 놀이를 하던 그 날을 말하며 “혼자 라틴어를 중얼거리며 보내던 수많은 날엔 느낄 수 없었던 건강과 활력이(본문 p.29)” 있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놀이를 하는 그 순간에도 학자들은 실험과 그 실험을 위한 관찰을 멈추지 않았다. 비인간적인 실험, 그것을 보고 있는 나조차도 인간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날 옥타비안의 자세처럼 네 발 달린 동물보다도 못할 것 같다.
왜 그들은 자신의 실험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자신의 머리들은 그런 곳에 써야만 했을까? 옥타비안이 우연히 민병대에 가게 된 그 우연이 문득문득 다행이라고 여기기도 많이 여겼지만 탈출한 옥타비안이 다시 잡혔을 때 한 장이라도 더 빨리 넘기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검은 반역자 옥타비안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 책은 재미도 있지만 의미도 깊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