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유작,하지무라드

톨스토이의 하지 무라드 - 톨스토이의 붓끝에서 되살아난 슬픈 영웅 이야기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조윤정 옮김 / 페이지 / 2006년 11월

톨스토이라는 작가는 내게 어떤 작가로 기억이 되어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굉장히 창피할 것이다. 그의 작품을 나는 잘 모른다. 단지 이름만을 알고 그가 유명한 작가임을 알 뿐이다. 그러나 이제 내가 톨스토이를 아느냐는 질문에 대답할 만한 멋진 답이 생겼다. 바로 톨스토이가 남긴 마지막 작품. 톨스토이 유작인 ‘하지무라드’이다.

하지무라드가 결론적인 선택이 잘못되었느냐 보다 그의 운명을 탓하고 싶다. 나는 그를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영웅으로 생각할 것이다.

흔히 영웅이라고 하면 영화 같은 것을 떠올려서 사람들을 돕는 쪽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옛날 전쟁이 난무하던 시대에 영웅이란 전쟁에서 빛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지조 있는 사람을 영웅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지무라드를 보면 판단력이 좋은 영웅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원수인 샤밀의 부하가 되고 그리고 자신이 맞서 싸우던 러시아에 투항하고 이런 면을 본다면 어쩌면 지조를 들어 영웅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정세를 잘 보고 판단하는 그의 모습과 전쟁에서의 업적은 보면 영웅이라고 할 만할 것이다. 다만 영웅의 결말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결국 사람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한다는 것도. 남의 헐뜯기 바쁜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인간의 추악한 부분을 높은 계급에 투영시켜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한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 조금은 불편하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두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굉장히 탄탄한 구성이다. 하지무라드를 검색해보니 자료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지무라드라는 영웅 하나쯤은 우리가 기억해두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무라드가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영웅이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가족을 위하는 그의 모습만 보아도 그렇다.

그리고 톨스토이는 큰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인물에게도 그의 죽음 이후의 뒷이야기를 살짝 덧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덕분에 영웅이야기를 읽고 있다는 마음에서 조금 풀어질 수 있었다.

하지무라드, 그의 인생만큼이나 ‘톨스토이의 하지무라드‘도 너무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