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짬뽕 사건 - 카메라 앞뒤의 30년, 진유영 에세이
진유영 지음 / 청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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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앞에 앉는다. 또는 극장에 가 스크린을 앞에 두고 앉는다. 그리고 카메라가 담은 그들의 세계만을 또는 그들만을 본다. 이게 우리의 평범한 연예계 들여다보기 방법이다. 그러나 카메라 뒤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연예계를 감싸 안고 있는 과장된 포장을 풀어헤치고 깔깔거리는 일, 알면서도 그들이 아니기에 까먹는 일 등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물론 진유영 씨의 일상을 옛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너무 쓰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맛을 지닌 카메라 뒤편의 이야기이라 오히려 너무 부정적으로만 긍정적으로만 읽지 않게 된다.

킥킥 대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도 그 당시 열악한 영화촬영현장을 보면서 쓸쓸한 뒷맛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면서 영화의 역사를 접할 수가 있어 내게는 굉장히 좋은 계기였다. 세대차이 때문에 그리고 과거에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아서 전혀 알지 못했던 사건을 접하거나 생활의 한 부분들을 접할 수 있었다. 나도 영화판을 뛰어들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알아간다는 게 많아져서 너무 좋았다. 게다가 연기자로서의 그를, 또 읽다보면 그가 어느새 감독이 되어있고, 또 읽고 있으면 그는 어느새 다큐멘터리 출연자가 되어있다.

그의 행보는 다양하다. 연예계에 찍힌 그의 발자국도 많다. 중년을 넘어선 그의 주름살을 늘었지만 그만큼 그를 담은 ‘라스베이거스 짬뽕사건’은 뿌리 깊은 유머러스함을 선보인다. 뽀식이 이용식 씨의 배나온 사건이라든지 전영록 씨가 목 트인 사건이라든지 그런 숨은 이유를 보면서 정말 재밌게 웃어가며 보았다. 그가 30년을 몸담은 카메라 앞의 생활은 어쩌면 우연한 기회였을지도 모르겠지만 고졸이지만 초대졸이란 조건을 무시하고 당당히 공채시험에 합격한 그를 보면서 웃던 웃음을 멈추고 다시 자신에 대해 돌아볼 기회도 갖게 된다. 그는 방황에서 이겨냈다. 우리도 그처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또 다른 일화를 보면서 슬프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유머약이 같이 처방되어있는 이 책은 정말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처음에 그렇게 기대하지 않고 읽었지만 기대 이상의 즐거운 책읽음은 어느새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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