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락쿠마의 생활

리락쿠마의 생활 - 오늘도 변함없는 빈둥빈둥 생활 ㅣ 리락쿠마 시리즈 2
콘도우 아키 지음, 이수미 옮김 / 부광 / 2010년 9월

표지에 그려진 멍한 눈빛의 리락쿠마. 그렇다고 리락쿠마를 무시하면 큰 코 다칠 수가 있다. 리락쿠마는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역할을 해준다. 그런 리락쿠마를 혼내는 건 왼쪽 페이지 살색 상자 안에 씌여진 단 한 줄. 이 단순하고 짧은 한 줄은 유머스러운 면과 고뇌적인(?)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이중인격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단 한 줄로만 어필함으로써 그들의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음에 대해 한편으로는 배려를 해준다고 볼 수 있다. 조금만 한눈팔면 웃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리락쿠마 못지않게 우리를 유쾌하게 해주는 이름 모를 병아리. 리락쿠마보다 덩치는 작지만

리락쿠마의 엄마같이 핀잔주는 모습을 보면 그 말 한마디에 과장되자면 배꼽을 잡고 웃는 경우도 있을 만큼 리락쿠마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애정가는 친구다. 잘 자라서 닭이 되면 아마 더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될 것 같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겉으로는 빈둥빈둥 일본판 귀차니즘 생활을 담고 있지만 작가의 생각을 그렇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동화책처럼 작가의 메시지는 가는 곳마다 마음 속으로 순식간에 깊이 새겨져 ‘아’ 하는 깨달음의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수업을 받는 학생들처럼 결코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그 뒷장을 넘겨서 또다시 깨달음의 감탄사를 내뱉는, 그림의 효과를 톡톡히 보여주는 책인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그 밝은 색채 때문인지 아니면 리락쿠마와 리락쿠마의 친구들 때문인지 순수해지고 밝게 살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마음에도 조금의 여유분이 만들어져 답답했던 마음도 어느샌가 여유를 되찾고 있다.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빈둥빈둥 놀아야지."가 아니라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될대로 되겠지'라며  가볍게 다가오는 리락쿠마는 생각외로 많은 것을 알려주고 가르쳐 준다.

앞으로는 휴대폰을 꺼내지 말고 이 책을 펼쳐 리락쿠마와 만나보는 건 어떨까?

'위기에 빠진 당신에게,매일힘겨운 당신에게,앞만 보고 달리는 당신에게'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