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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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른 시절에도, 아임에프 시절에도 이리저리 맡기고 맡아지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거나 자세한 설명이나 따스한 포옹도 없이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떠밀렸던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도 눈치를 보느라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 어른들도 아이라고 관대해지는 것은 아니어서 서로 참 못 할 일이다 싶어지는 일들이었다.

아이들이 세상의 이기심을 터득하기 전에 배려심을 배울 수 있다면 잘 성장할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려니 싶었다.

맑은 수채화 한 폭이란 표현 그대로.


‘아빠가 나를 여기 두고 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아는 세상으로 다시 데려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는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엄마는 할 일이 산더미다. 우리들, 버터만들기, 저녁식사, 씻기고 깨워서 성당나 학교에 갈 채비시키기, 송아지 이유식 먹이기, 밭을 갈고 일꾼 부르기, 돈 아껴쓰기, 알람 맞추기. 하지만 이 집은 다르다. 여기에는 여유가, 생각할 시간이 있다. 어쩌면 여윳돈도 있을지 모른다.‘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나는 작은 주택에 사는 아주머니를, 그 여자가 어떻게 걷고 어떻게 말했는지를 생각하다가 사람들 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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