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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악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인생이 편한 '악녀십계명(惡女十誡命)!'
심은영 지음 / 창해 / 2020년 5월
평점 :
나는 악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신청하고 기다렸다. 그 기다림은 예정보다 좀 늦어진 책도착으로 더욱 길어졌지만 그런이유로 기대감은 더 커져만갔다. 그리고, 책이 도착했다. 한눈에 쏙 들어온 제목 만큼이나 매력적인 그녀들의 이야기는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고 작가의 관점으로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하며 때론 놀라움에 안타까움에 책장을 바삐 넘기게 했다.
이 짹 제목 만큼이나 작가의 독특한 발상이 인상적인 책이다.
이 책은 목차의 구성도 독특하다.
왜 악녀가 되기로 결심한걸까?
지금도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심은영작가는 삶을 다시 부여잡기 위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낸 악녀들을 삶의 모델로 삼기로 결정했단다. 그래서, 그녀들을 철저히 파헤쳐 삶의 방식을 본받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인생이 편한 '악녀십계명'을 담았다.
이 책에 나오는 악녀들은 그녀들이 살던 시대도 다양하고 나라도 다양하다.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들의 주어진 삶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다갔다는 것!!
첫번째는 도로시 파커의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마라!>
어차피 단 한번의 인생을 사는 것이기에 내 속에 쌓아두고 화병에 걸리느니 왕성한 방송활동과 집필 활동 속에서 죽을 때 까지 독설을 멈추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던 도로시 파커처럼 재치있는 독설, 풍자와 유머를 적당히 섞어 농담처럼 하고 싶은 말을 해보기로 한다.
두번째는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의 <뒤늦은 시작이란 없다.>
살로메가 쉰 살의 뒤늦은 나이에도 프로이트 밑에서 정신분석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녀처럼 용감하게 새로운 뭔가를 시작해보기로 한다.
세번째는 오노 요코의 <망설이지마라>
오노요코는 비틀즈의 존 레논의 아내이자 전위예술가이다. 그녀는 현남편과 이혼하기도 전에 다음 남편의 아이를 임신하는 어찌보면 최악의 막장드라마에서나 보던 삶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오노요코의 그 조금의 망설임조차 용납하지 않는 결단력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작가는 삶에서 시간은 흘러가고, 선택의 가능성은 줄어든다.
그렇기에 결정의 순간, 망설이지 않기로 한다.
네번째는 조르주 상드의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 따위는 버려라>
상드는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작가로 이상적인 사랑을 다루는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현대판 슈퍼우먼이었던 그녀의 사랑은 대부분 연하남으로 상드의 배려와 희생을 받기만 했으며 모자관계처럼 변질되며 끝나버렸다. 상드처럼 완벽한 슈퍼우먼은 힘들지만 나는 나로 순간에 최선의 노력을 했기에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 따위는 버리기로 한다.
다섯번째는 측천무후의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지 마라>
측천무후는 여자의 몸으로 황제에 올라 철저히 능력위주로 관료를 등용했고, 그런 이유로 백성의 생활이 안정적이고 편안했기에 '무주의 치'라 불리며, 이후 당 전성기를 이끄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세상의 평가를 얻기 위해 장남을 독살하고 차남을 자살하게 만들고 셋째와 넷째 아들은 폐위시켜버리고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자식을 위해서든, 부모를 위해서든,연인을 위해서든, 그 누구를 위해서든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던지고 희생하지 않기로 한다.
여섯번째는 메리1세의 <융통성을 가져라>
메리1세는 종교적인 신념이 강했었지만 단 한번, 신념을 굽힌 적이 있다. 헨리8세의 제안을 받아 들인 것이다. 그 일로 인해 평생동안 후회했다지만, 그 딱 한번의 융통성으로 목숨도 부지하고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신념은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삶의 방식을 결정지으며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예외가 없는 신념은 위험한 독선일 뿐이기에 융통성을 갖기로 한다.
일곱번째는 엘리자베스 1세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엘리자베스 1세는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엘리자베스 1세는 청혼을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다른 나라를 견제하기도 하고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기도 했다. 모든 남자가 자신만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 욕심 많은 여왕이었지만 결혼만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 누구도 모든 것을 다 가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기로 한다.
여덟번째는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증오를 감추어라>
카트린은 경쟁자에게도 사소한 일로 칭찬을 자주 했으며, 적에게도 상냥하게 웃을 줄 았았다. 자신이 정적을 철저히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복수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증오를 감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증오를 감추기는 쉽지 않지만 꾸준히 훈련해서 인간관계를 풍성히 자라게 해주는 자양분을 갖기위해 증오를 감추기로 한다.
아홉번째는 예카테리나 2세의 <복수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준비하라>
더 많이 알면 더 많이 용서하게 된다는 예카테리나 대제의 말 처럼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자기 일에 충실 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복수일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완벽한 복수에는 기나긴 시간을 준비하기로 한다.
열번째는 클레오파트라 7세 <가치있는 죽음을 준비하라>
클레오파트라는 살아서 전쟁의 전리품이 되기 보다는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로 위엄 있게 자살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고 그렇게 죽음을 맞이 했다고 한다. 평범한 인생 이었지만 죽음만큼은 우아하고 아름답게 기억되고 싶기에 내 의지가 아닌 신의 의지에 따른 죽음을 기다리며 아름답고 가치있는 죽음을 준비하기로 한다.
작가는 끝으로 우울증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우리 모두가 명랑 쾌활한 악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어찌보면 일부분만 보는 억지 같기도 한 작가의 악녀십계명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름을 인정하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주는 삶의 참 비법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