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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당신
고은경 지음, 이명환 그림 / 엑스북스(xbooks)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당신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그렇듯 글쓴이의 소개를 먼저 보게됩니다.
아마도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더 깊이 느끼고 싶은 내마음의 욕심이 만든 당연한 습관이리라~ ㅎㅎㅎ
이 책 '사랑하는 당신'의 글쓴이 고은경 작가는 행복한 편집자였다가 그림책 강의를 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호스피스 사별 가족 모임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사별로 남겨진 이들이 아픔을 억누르기 보다는 드러내고 치유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린이 이명환 화가 역시 어릴적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아픈 기억이 있기에 이 책을 읽고 만들며 위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자신처럼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렸습니다.
아~~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할아버지의 이별의 슬픔'이 나오겠구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기 시작했음에도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 말았습니다.
진정성의 글이 주는 감동은 나를 늘 울보로 만드네요 ㅠ ㅠ
할아버지는 혼자 남았지만 할머니의 사랑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삽니다. 할머니의 빨간 꽃 슬리퍼를 신고, 할머니께서 할아버지를 위해 생전에 꼼꼼히 적었을 요리레시피 공책을 들고 요리를 하며, 할머니의 익숙한 잔소리를 떠올리며, 외출을 할 때도 할머니와 함께했던 공간에 '다녀오리다.'인사를 하며 삽니다.
그 외출의 목적지는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머문 호스피스 병동입니다. 할아버지는 길을 걸어가며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자신의 지난 날을 생각합니다.
'사랑합니다.' 라고
할머니에게 이야기하기가 왜그리 어려웠는지 후회해봅니다.
그렇게 도착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할아버지를 가족처럼 따뜻하게 맞아주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을 통해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위로 받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의 지난날을 추억합니다.
할머니가 많이 아프시던 날의 어쩔 줄 모르고 무섭고 두려움에 불안했던 자신을 기억해 봅니다.
아픈 할머니와 함께 뜬눈으로 밤을 지샌 때에 힘이 되어주고픈 자신도 기억해 봅니다.
할머니의 통증이 줄어 잠시 퇴원했을 때의 기쁨도 기억해 봅니다.
잠시나마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의 행복을 기억해봅니다.
그 때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천천히 가기를 바랬던 할아버지의 마음을 기억해봅니다.
할머니가 떠나던 날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순간을 기억해봅니다.
할머니가 떠나고 남은 할아버지를 위해서 힘겹게 썼을 할머니의 요리 레시피 공책을 발견하던 날을 기억해봅니다.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공간에서
이제 할아버지는 혼자서도 잘 삽니다.
말도 점첨 많아지고, 할머니 손맛을 흉내내 반찬을 하고, 할머니의 화분에 물도 줍니다.
사별가족 모임을 다녀오던 날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차창밖을 보며 술에 취한 남자들을 보며 '집에 일찍 들어가야지.' 걱정도 합니다. 그러다, 귀가한 불꺼진 집에서 마음이 어두워 집니다.할머니가 너무 그립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공간에서 마음을 잡고 할아버지와 함께 남겨진 사랑하는 이들을 기억합니다.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안부전화를 합니다. 그렇게 할머니의 빈자리를 할머니의 사랑으로 채우고 할아버지는 밥도 잘 먹고 약도 잘 챙기며 삽니다.
부부를 돌아보며 가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가정의 달 5월에 참 잘 어울리는 따뜻한 감동의 그림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우리 모두가 준비되지 않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이야기는 일상의 소중함을 돌아보며 사랑을 채우는 잔잔한 감동의 시간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