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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 14년 차 방송작가의 좌충우돌 생존기
김선영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5월
평점 :
브런치필명 글로 밥 벌어먹는 여자 김선영 작가의 책이다.
김선영 작가는 보는 건 예능을 좋아하고, 만드는 건 교양이 좋아서 주로 교양프로의 구성작가를 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제목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에서 느낄 수 있 듯 방송작가들의 힘겹도록 바쁜 스릴러 같은 일상을 김선영 작가특유의 감칠맛 나는 글로 담백하게 써 내려갔다.
첫장부터 자신을 관심종자로 소개하는 글은 겁많고 소심한 관심종자였던 자신이 방송작가 생활 십삼년에 겁 대가리를 상실한 관심종자로 진화 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지금도 작가생활은 하지만, 방송작가로는 영영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하는 글에서 느껴지듯 방송작가의 일은 생각보다 고되고 힘든 박봉의 노동이었다. 그래도 다들 버티는 이유는 자신의 글이 방송이되어 나오는 희열을 느껴서 였을까?
총 5부의 구성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1부가 끝날 때마다 현직 방송작가들의 인터뷰와 같은 글 4편을 보너스 처럼 실어 놓았다.
1부가 끝나면 이재 시작하는 취재작가의 인터뷰
2부가 끝나면 교양물, 라디오, 드라마에 까지 흥미로움에 이끌려 도전하는 방송작가의 인터뷰
3부가 끝나면 유튜버를 꿈꾸는 현직방송피디의 인터뷰
4부가 끝나면 메인작가는 '인력사무소'라는 제목의 메인작가 인터뷰
이렇게 각기다른 업무와 직급의 방송작가들의 인터뷰 총4편이 실려있다.
이책은 방송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은 꼭 읽어 봤으면 하는 책이다. 방송작가를 희망한다면 방송작가수업을 시작하기전에 방송작가에 대해서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방송작가 십사년차의 지은이가 맨처음 방송작가의 꿈을 갖고 실현시키기 위해 '방송 아카데미'에서 학습을 시작하는 것부터 막내작가로 첫취직하는 이야기, 이 후 막내작가 생활을 뒤로 서브작가가 되는 이야기 그리고, 메인작가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까지 십사년차 방송작가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담겨있다.
이 책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는 방송작가들만의 언어나 짧은 줄임말과 신조어, 그리고 작가특유의 입담에서 나오는 통통튀는 관종매력이라고 하겠다.
구다리(단락), 니주(복선), 촬구(촬영구성안), 뚜껑(촬영구성안의 첫페이지), 겨터파크(겨드랑이 +워터파크), 가라(라고 쓰고 구라라고 읽는)기획안, 레거시 미디어(텔레비전,라디오,신문등의 전통 미디어)등등~
다 기억해서 적기엔 내 능력이 딸려서 이쯤 생각해 보았다.
상황상황에 맞추어진 방송작가 저자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마감에 쫓기는 방송작가들의 시청률을 위한 질주와 그들의 출근길에 보이던 서강대교, 그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는 방송작가의 이야기는 나에게 있어 매일 접하던 텔레비전프로와 매체들을 새롭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