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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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 마치다 소노코

📘 "그 사람은 우리의 작은 변화까지 눈치채고 정중한 말투로 하나하나 칭찬해 주거든. 누군가 자신을 바라봐 주고 아주 작은 일에도 함께 즐거워해 주는 건 기쁜 일이야."

📘" 너를 그렇게 대하는데도 의연하게 대처했잖아? 사람들은 자신의 소중한 부분은 결국 스스로 지켜 내야 한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 남이 자신을 짓밟아도 별수 없다며 포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지...... 그런데 시노는 그 어린 나이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고 있잖아"

📘 열심히 한 가지만 파는 사람도 빛나지만 다방면에 걸쳐 여러 가지를 아는 사람들도 좋아. 생각지도 못한 것을 느닷없이 알려 준다거나 하는 두근거림이 있잖아.

편의점 텐더니스 모지항 고가네무라점. 그곳에는 특별한 인물이 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특출난 외모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부드러운 매력의 소유자 '시바'점장.
'무엇이든 맨' 으로 불리는 점장의 형 '쓰기'
특출난 매력을 이어받은듯한 여동생 '주에루'까지.

이 편의점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손님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등장인물의 답답하거나 쓸쓸하고 억울한 마음의 응어리들이 풀어져 가며 성장해가는 힐링 소설이다. 사람들간의 배려와 이해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 마음 푸근해지는 이야기들이 정갈하게 흘러가는 흐름에 푹 빠져 읽어버린 작품이다. 3권으로 이야기가 연결되는듯 하니 곧 출간되길 기대해본다.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누리길 원할때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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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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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 버스의 기적 - 프레야 샘슨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동거하며 8년을 사귄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집도 직장도 잃은채 런던에 도착한 리비.
언니네 집으로 향하기 위해 오른 88번 버스에서 프랭크라는 80대 노신사를 마주친다. 프랭크는 붉은 머리의 리비에게 말을 걸고 리비는 프랭크의 사연을 듣게 된다.

60년 전 프랭크는 88번 버스를 타고 가다 자신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여성을 발견한다.검은 베레모를 쓴 빨간 머리의 여성.자꾸만 그녀에게 시선이 가는 프랭크에게 그 여성은 불쾌함을 드러냈지만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로인해 여성이 미대진학을 위해 아버지의 반대를 뿌리치고 집을 나와 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여성이 버스에서 스케치하듯 그려준 자신의 그림 한장과 함께 다음 주말 같이 내셔널 갤러리에 가기위한 약속을 하게 된다. 그녀의 전화번호까지 적힌 티켓 또한 받았지만 집에 도착해보니 주머니속 쪽지는 사라져 있었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88번 버스와 미대주변을 찾아헤매었지만 이름도 모르는 그녀를 찾을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60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 "누가 그러더라고. 그림을 배우기 위해 꼭 미대에 갈 필요는 없다고. 내셔널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세계 거잣들에게 직접 배우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 "세월이 지나니 생각이 바뀌더라고. 뭐 내가 세기의 러브스토리를 원해서 그녀를 찾는게 아니야. 그러기엔 너무 늙었지. 난 그녀를 찾아서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프랭크의 사연을 들은 리비는 자신이 인터넷을 통해 그 여성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프랭크의 첫사랑 찾기를 돕기로 결심한다. 프랭크는 그 여성과의 만남으로 자신의 꿈이었던 배우에 도전하게 되었고 리비 또한 미대에 진학하고자 했으나 부모님의 간섭으로 의대에 진학했고 2년만에 학업을 포기한 상태였다. 88번 버스의 그녀가 두 사람에게 전한 그 무언가는 결국 결단과 도전의 힘이 아니었을까.

📕 "프랭크랑 88번 버스의 그녀를 봐요. 그녀는 부모님을 거역하고 미대에 갔고, 프랭크는 딱 한 번 만난 여자를 평생에 걸쳐 찾아 헤매잖아요. 딸이 아무리 반대해도요. 둘 다 자신의 꿈에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데 난 주변 사람 비위 맞추느라 내 꿈은 포기한 지 오래예요."

프랭크와 그 여인처럼 리비 또한 88번 버스에서 독특한 모습의 딜런을 만나게 되는데 딜런의 프랭크의 요양 보호사였고 프랭크는 치매 증상이 시작된 상태였다. 프랭크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 88번 버스의 그녀를 찾아낼 수 있을지, 그리고 리비와 딜런의 새로운 만남은 어떠할지. 뻔하지만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흘러간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페기라는 여인의 정체를 추측하며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녀는 과연 88번 버스의 그녀일까?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때론 혼자가 편할때도 있겠지만 누군가의 도움이나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될때가 있듯 서로를 지탱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로맨스를 중심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충실하게 담긴 마음 따뜻하고 뭉클하게 읽기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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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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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 다카노 가즈아키

아주 오래전 #13계단 한 작품 읽었지만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작가님의 신작.
다른 몇몇 작품들은 읽을 기회가 없었지만 이번 신작은 읽을 기회가 생겼다.

📘 자신의 등 뒤, 방구석에 망령이 서서 이쪽을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믿느냐 믿지 않느냐를 판가름하는 지성과는 별개로 인간의 정신 속 근원적인 부분에는 초자연 현상을 두려워하는 본능이 내재된 듯했다.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이가 밤이 내려앉은 공동묘지를 두려워할 리가 없다.

📘 그와 동시에 '현실이란 무엇인가' 하는 고찰도 함께 딸려 왔다. 정상적인 판단력과 합리적인 사고로 인지되는 세계만이 현실이라면, 비합리적인 관념으로만 감지되는 세계는 없는 것인가? 마쓰다는 그곳이야말로 영혼의 거처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즉 인간의 혼이란 마치 한 편의 이야기나 음악, 혹은 살아 있는 인간의 의식처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관념 속에서만 발현되는 무언가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1994년 전국 일간지 사회부 기자였던 마쓰다는 2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여성월간지의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지만 장르가 다른 업무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게 맡겨진 일은 이른바 '심령 현상 취재'. 시모키타자와 역의 한 지점에서 우연히 두 명의 시민에게 사진과 영상으로 제보된 장면에는 희뿌연 여성의 상반신이 유령의 모습처럼 찍혀있었다. 기차선로에 뛰어든 자살사고자일까 조사해봤지만 사망사고는 없었고 기차가 자주 정차하는 경우는 있었다고 한다. 선로에 뛰어든 사람의 모습을 보고 정차했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한 상황들.
그러던 중 1년전 그 장소에서 살인사건이 있었다는것을 알게되고 그곳에서 죽은 여성이 사진 속 유령의 모습과 일치함을 알게된다. '가해자'는 이미 잡혔으나 '피해자'인 여성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여성이 밤일 종사자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해자가 잡혔기 때문에 사건은 '종결'된 상태였던것이다. 그 여성이 살해된 시간은 새벽 1시 3분.

이 사건을 조사하는 마쓰다의 집으로 1시 3분 마다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
조사할 수록 진짜 유령이 아닐까 하는 상황들만 맞닥뜨리게 된다.

폭련단과 건설사, 부패 정치가 사이에 끼인 한 여성의 이야기를 몰입도 있게 풀어내며 비현실적인 유령이라는 소재로 시작하여 현실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는 흐름에 감탄하며 읽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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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면
김지안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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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슈크림빵 을 통해 알게 된 그림작가님의 신작 호랭면





요즘처럼 푹푹찌는 무더위가 가득하던 어느 날. 아홉살 김낭자,이도령,박도령은 서책을 한 권 줍게 되는데 절대로 녹지 않는 얼음이 있다는 구범폭포의 존재가 나와있는 서책이었다.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 구범폭포를 찾아간 세사람은 절벽에 매달린 고양이를 구하려다 동굴깊은 곳으로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서 냉면 가득한 폭포를 발견하고 땀도 식히고 배도 채우는 사이 어느덧 냉면의 주인인 거대한 호랑이가 나타나 자신의 호랭면에 손을 댄 세사람을 잡아먹으려 하는데...




아기자기한 그림과 색채, 그리고 깨알같은 귀여운 포인트들이 담긴 그림이 가득하다. 그림속 디테일들을 발견하는 재미와 호랭면을 먹은 세사람의 뒷이야기까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그림책. 7세 딸은 자기도 호랭면이 먹어보고 싶단다...(오늘 냉면을 줬는데 호랭면이 아니라 싫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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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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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피,열 - 단시엘 W. 모니즈

제목을 봤을때 어떤 이야기일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던 이 책은 11편의 단편들이 담겨있고 첫 단편을 읽는 순간 충격과 강렬함에 사로잡혔다. 각 단편에는 다양한 나이대의 유색인종 여성들이 등장하고 그녀들의 삶의 모습은 독특하고 강렬하고 자극적이다.

'만약에' 게임을 즐겨하는 13살 소녀 키라와 에바. '웅덩이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땅에 파묻히면 어떻게 될까' '옥상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하는 대화를 주고 받던 둘! 결국 자살을 선택한 한 소녀와 살아남은 소녀의 이야기 (우유,피,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뱃속 아이의 유산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여자와 이제 그만 잊으라는 그녀의 남편(향연)
암에 걸린 아내는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바에 가서 다른 여성과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남편의 이야기 (천국을 잃다)
친아버지와 새엄마의 아이들과 물놀이를 가게 된 샤일라는 절친과 같은 사촌 트위트를 데려간다. 그리고 물에 빠진 네 아이들. 살기 위해 사촌동생을 짓밟고 살아나오려 한 샤일라의 이야기 (배의 바깥에서)
임신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어지럽혀질까 걱정이 되는 빌리의 이야기.(필요한 몸들)

어딘가 불편하면서도 강렬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거침없이 그리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들려주는 낯설지만 빨려드는 듯 몰입감을 경험하는 소설이었다. 죽음이나 불편한 상황들에 마주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평범하지만은 않겠지만 예상되어지는 전개는 없었던 듯하다. 전부를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읽는 순간 즐거운 독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읽을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 사실 에바의 관심 대상은 죽음 자체라기보다는 자신의 부재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호기심이다.

📕 혐오의 본질은 뭘까요? 어디에 쓸모가 있죠? 제이는 그 마을 사람들, 그들의 귓속말, 매정한 규범, 편협한 시선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철저히 소외시켜 여자의 빛을 꺼트리려고 공모했던 그들을.

📕사람들이 떠나버릴 수 있는 그 빠른 속도에 멍해졌다. 닫혀 버리는 문에 대해,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나 작별인사 조차 없다가 나중에야 안녕을 비는 것에 사람은 어떻게 익숙해질 수 있는가

📕깊은 슬픔의 수렁에 빠졌을 때는 누군들 동행을 찾지 않겠는가?

📕 아기는 훗날 온전한 사람으로 자랄 것이고 그렇게 되기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도리어 내가 망가뜨린다면? 물론 모두가 엄마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관습적인 의미로는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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