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의 유령 - 다카노 가즈아키⠀아주 오래전 #13계단 한 작품 읽었지만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작가님의 신작.다른 몇몇 작품들은 읽을 기회가 없었지만 이번 신작은 읽을 기회가 생겼다.⠀📘 자신의 등 뒤, 방구석에 망령이 서서 이쪽을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믿느냐 믿지 않느냐를 판가름하는 지성과는 별개로 인간의 정신 속 근원적인 부분에는 초자연 현상을 두려워하는 본능이 내재된 듯했다.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이가 밤이 내려앉은 공동묘지를 두려워할 리가 없다.⠀📘 그와 동시에 '현실이란 무엇인가' 하는 고찰도 함께 딸려 왔다. 정상적인 판단력과 합리적인 사고로 인지되는 세계만이 현실이라면, 비합리적인 관념으로만 감지되는 세계는 없는 것인가? 마쓰다는 그곳이야말로 영혼의 거처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즉 인간의 혼이란 마치 한 편의 이야기나 음악, 혹은 살아 있는 인간의 의식처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관념 속에서만 발현되는 무언가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1994년 전국 일간지 사회부 기자였던 마쓰다는 2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여성월간지의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지만 장르가 다른 업무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게 맡겨진 일은 이른바 '심령 현상 취재'. 시모키타자와 역의 한 지점에서 우연히 두 명의 시민에게 사진과 영상으로 제보된 장면에는 희뿌연 여성의 상반신이 유령의 모습처럼 찍혀있었다. 기차선로에 뛰어든 자살사고자일까 조사해봤지만 사망사고는 없었고 기차가 자주 정차하는 경우는 있었다고 한다. 선로에 뛰어든 사람의 모습을 보고 정차했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한 상황들.그러던 중 1년전 그 장소에서 살인사건이 있었다는것을 알게되고 그곳에서 죽은 여성이 사진 속 유령의 모습과 일치함을 알게된다. '가해자'는 이미 잡혔으나 '피해자'인 여성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여성이 밤일 종사자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해자가 잡혔기 때문에 사건은 '종결'된 상태였던것이다. 그 여성이 살해된 시간은 새벽 1시 3분.이 사건을 조사하는 마쓰다의 집으로 1시 3분 마다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조사할 수록 진짜 유령이 아닐까 하는 상황들만 맞닥뜨리게 된다. 폭련단과 건설사, 부패 정치가 사이에 끼인 한 여성의 이야기를 몰입도 있게 풀어내며 비현실적인 유령이라는 소재로 시작하여 현실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는 흐름에 감탄하며 읽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