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기술 - 점수, 마구 올려주는 공부의 법칙
조승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공부에 찌들린 많은 청소년들에게 공부기술을 익히면 공부에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줌으로써 공부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었다는 것에 있어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공부는 그냥 무작정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세워서,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는 동감했습니다. 그런데 책의 세세한 부분마다 실수 아닌 실수가 드러나고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먼저, 성급한 일반화와 주장에 대한 근거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잡다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이야기를 하는 chapter의 첫머리에 느닷없이 그린스펀이 등장합니다. 그가 두 개의 학교를 동시에 다녀서 호기심이 많다는 소리인지, 아니면 '그린스펀은 나와 똑같은 과정을 밟았다. 나는 호기심이 많다. 따라서 그린스펀도 호기심이 많았다.' 라는 삼단논법을 사용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집중력이 짧은 사람은 고도의 집중력과 칼같이 논리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있다(42p)' 라든지, '학창시절 내내 올 A학점을 받거나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는 학생은 아론같이 언뜻 보면 공부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학생들이 차지한다(73-74p)' 라는 부분에서는 책을 놓았습니다.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고 어떻게 만점 혹은 고득점을 차지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의 논리를 세우기 위해 단정적인 어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로 근거를 세웠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더 이상의 반례를 생략합니다.)

그리고 공부 비법 중에 저자가 제시한 공부시간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과목을 20분 이상 공부하지 마라', 이 주장은 너무 단정적이고 설득력도 약하다고 봅니다. '20분' 이라는 시간은 '공부 시작했다 공부 끝났다' 이 정도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기술' 이라는 책을 읽는다고 가정하면, 글씨가 가장 많은 책의 줄 수가 22줄이고, 한 줄에 10단어를 넘지 않습니다. 그러면 한 페이지에 최대 220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제 독서속도가 220단어라고 하면, 저는 1분에 1페이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20분이면 20쪽을 읽을 수 있겠죠. 그러나 읽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의 난이도에 따라서 다시 읽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시간이 2-3배 더 걸리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번 저자가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보니 뉴욕주립대 공부를 소화하려면 하루에 책 1권 정도를 읽어야 한다고 자막에 뜨더군요. 그러면 20분의 공부시간이 몇 회 반복된다고 하여 책 1권을 하루에 읽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자가 이렇게 공부해서 성공했다고 하여 많은 청소년들이 따라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이미 많이 그렇게 하고 있지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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