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다! 하루 만에 끝내는 챗GPT 활용법 - 글쓰기, 영어 공부, 유튜브, 수익 창출도 된다! 업무부터 자기 계발까지 활용 범위 넓히기, 전면 개정판 된다! 업무 능력 향상 200%
프롬프트 크리에이터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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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chatGPT가 뭔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작년 한 해 가장 시끄러웠던 이슈 중에 하나이면서도 전혀 무감각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도대체 그건 뭐 하는 건데? 컴퓨터랑 노닥거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많은 기업들은 openAI의 chatGPT를 따라 엄청난 종류의 생성형 AI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 그건 어떻게 쓰는 거지?

  그래서 나도 좀 써보려고 한다 chatGPT. 따라 하면 할 수 있다는 이 책은 이지스퍼블리싱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chatGPT가 나왔지만 그렇게 많이 써보진 않았다. 몇 가지 질문으로 하고 몇 가지 대답을 듣는다. '뭐 재밌네'라는 감흥 이상의 것은 사실 없었다. 아무래도 검색을 하고 직접 정리하는 것이 몸에 베여 있어서 그럴 거다. 몇 가지 정리를 부탁했을 때 자연스레 목록을 만들어내 내놓는 모습에 나쁘지 않겠다는 인상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결국 다시 한번 검증을 위한 검색이 필요했기에 유용할까?라는 질문에는 글쎄라는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생성형 AI는 정말 그럴듯한 대답을 내어 준다. 그래서 자칫 하면 의존하게 된다. 잘못된 지식에 의존할 수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속도가 생명인 요즘에 이런 생성형 AI를 쓴다는 건 꽤나 매력적이다. AI는 이제 쓸지 말지의 영역을 넘어 선 듯하다. 미래의 유망 직종에 '프롬프터'가 이미 올라와 있다.

  프롬프터라는 직업은 AI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잘' 질문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다르게 말하면 통역사라고 해야 할까. 명확하게 원하는 것을 주문해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문법은 어디서 배울까?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 듯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프롬프트'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아니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따라 하면서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만든 프롬프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참고하기에 좋다. chatGPT 입문서로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를 쉽게 얘기해 준다. 

  그래서 chatGPT가 뭔데?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나 도대체 어디에 쓸 수 있는 건데?라는 물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이 아니라 생상하는 입장이라면 꼭 한번 써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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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살아가기 위한 기초 지식 - AI 개념부터 위험성과 잠재력, 미래 직업까지 AI 세상에서 똑똑하게 살아가는 법
타비타 골드스타우브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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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이제 기본값이 되어가고 있다. 많은 기술적인 발전을 이룬 것들을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입장으로 본다면 소비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렇다고 모두 생산적인 입장에 서 있어야 하는 건 아닐 거다. 그럼에도 분명 관심을 놓치지 않는 건 중요하다. 인류의 비약적인 도약을 가져온 산업혁명이 얼마나 많은 빈부격차와 실업자를 만들었는지 다들 알고 있으니까. 지금은 그런 상황을 다시 마주하고 있다.

  AI에 대한 여러 지식과 왜 알아둬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가는 이 책은 해나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조금 묘한 면이 있다. 교보문고 장르 설정이 왜 '청소년경제'로 분류되었는지 조금 의아하기도 하다. AI 입문서이기도 하면서 약간의 페미니즘 양념이 가해져 있는 책이랄까? 저가 여성이면서 흑인일 거라고 바로 생각이 들었다. AI가 가져온 차별은 물론 기술 혁명 시대에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주장을 책에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게 여성을 향해 있다.

  AI의 기본적인 설명, 데이터의 차별성, 그럼에도 인간에게 이로운 점 등을 얘기하고 있다. 나머지 반쯤은 여성 AI과학자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내용은 입문서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볍게 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AI 보다 차별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얘기한다. AI라는 것은 세상에 널린 데이터 중에 특정 인간들이 분류한 데이터로 학습하기 때문이다. 필름 카메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차별이 AI의 초입에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백인 남성들이 만든 데이터가 세상에 가장 많은 것이다. 그 속에는 우월과 차별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AI는 그 편견을 넘어설 수 없다. 데이터를 관리하는 사람들 또한 인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윤리적인 논쟁은 필요하지만 완벽해질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엔 여러 AI가 여러 사람들처럼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AI도 다양성이 존재해야 결국 균형이 맞춰지는 게 아닐까? 완벽한 걸 만드는 것 자체부터가 잘못된 시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자는 꽤나 흥분되어 있는 느낌이다. 글에는 약간의 선동의 기운마저 느껴진다. AI가 시작되는 지금 같은 열차에 탑승하지 못하면 얼마나 많은 불이익을 당할지 알기 때문일까? 곧 출발하는 기차의 승무원처럼 빨리 타라고 재촉한다. 

  AI가 인간에게 단지 이로울까?라는 생각은 자주 한다. AI는 하나의 데이터 처리 기반이다. 그리고 그것은 엄청난 에너지 소모를 필요로 한다. 요즘은 철광소만큼이나 슈퍼컴퓨터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전기세 3억이 없어서 슈퍼컴퓨터 반쪽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우리나라가 되었다. 하...) 모든 기술 발전은 에너지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해야 한다. (젠장, 우리나라는 에너지 개발도 쉽고 파멸적인 길로 간다) 모든 기후 전략도 에너지의 친환경화를 바탕으로 짜인다.

  AI가 실생활에 파고들려면 결국 IOT와 결합해야 한다. 에너지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AI가 모두를 이롭게 할 거라는 생각은 내려둬야 한다. 세상은 돈지 않는 곳에 돈을 투자하지 않으니까. 산업혁명이 가져온 불평등의 원인은 바로 돈이니까. 의료 산업을 보면 알 수 있다. 나이 든 몇몇의 사람을 구하는 것이 젊은(혹은 어린) 대다수를 구하는 것보다 치열하게 연구된다. 그것이 바로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값싼 진단 키드의 등장은 제약 카르텔에 의해 사라져야 할 것이기도 한 것이다. (돈이라는 건 냉정하니까)

  AI에 대해 관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생산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내는 많은 것들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 간다. 어느 쪽에 서게 되는 게 득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어느 쪽에도 설 수 있다면 도움은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인간을 계속해서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지만 세상에 맞춰 살아가는 것도 필요하니까.

  결국 책이 말하고 싶은 건 AI에 대해 적어도 관심을 잃지 말자라는 것 같다. 선점 효과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같은 경계 내에는 있을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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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00호 : 2024.01.20 - #한국 출판마케팅의 현재와 미래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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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회의 600호는 한국 출판 시장을 돌아보는 특집을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역시 출판 마케팅에 대해 여러 마케터들의 노하우와 전략을 다룬다. 팬데믹 속에서 OTT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대중은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원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도파민 시대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지루한 것을 못 참게 되었다. 그 속에서 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인당 6권이었던 독서량은 2021년 4.5권으로 내려왔다. 책을 읽는 사람들 평균 또한 6권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책을 팔아야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박은 터진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더 이상 좋은 실적을 낼 수 없다. 독서를 장려하는 프로그램 또한 흔치 않다. 그런 시대의 마케터의 집단지성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기획회의 600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일 년에 6권이라는 수치가 무색하게 인스타그램에서 이웃하는 대부분은 사람들은 한 달에 6권 이상을 읽는다. 그리고 더 많이 읽지 못해서 안달이다. 매일 한 권씩 읽어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하루 세 권도 너끈히 읽어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야말로 딴 세상이다. 그리고 어쩌면 책을 팔아야 할 곳은 의외로 좁은 영역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파이를 키워야 한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었지만 어떻게 된 노릇인지 책만은 저항이 만만치 않다. 책은 읽는다는 그 자체 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인스타그래머블'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독서는 보여주는 행위인데 태블릿을 핸드폰을 쥐고 있으면 나의 독서를 다른 이가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책은 '인테리어 소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예뻐야 한다. 책장에 꽂혔을 때에도 아름다워야 한다. 혹자는 책장에 꽂힌 책이 내 책임을 알 수 없다면 그건 디자이너의 직무유기라고 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책은 넘쳐 난다. 한국인의 특성이랄까.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인은 직접 하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다. 엄청난 글이 쏟아지고 있고 사라지는 출판사의 개수가 무색하게 개인 출판사가 등장한다. 출판 산업은 줄었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마케터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역시 독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가 노는 환경에서 놀고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광고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다. 잡지를 읽다 보니 예전에 읽었던 리완창이 쓴 <참여감>이 생각났다. 이들은 샤오미를 키운 장본인들이다. 그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고객이 뛰어놀 판을 깔아주고 가지고 놀 걸 제공하라는 것이다. 그 속에서 아이디어도 나오고 충성심도 높아져 결국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모든 마케팅이 비슷할 것이다.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 곱상하게 얘기하면 브랜딩 하는 것이다. 서사가 있는 저자나 작품을 만들어 감동을 주거나 직접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주요한 듯했다. 지름신이 존재하는 것은 구매가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묘한 부채감은 구매로 이어지게 한다.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주는 출판사의 책은 따지지 않고 구매한다.

  작년 아이들의 문제집을 포함해서 200권 정도를 산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바로 문제집!) 한국 평균보다 한 참 높지만 집에 더 책을 둘 데가 없지만 그래도 사는 건 책만큼 저렴한 게 없기 때문이다. 어설픈 교육도 10만 원이 넘고 꽤 괜찮은 교육은 몇 백을 한다. 그러면서 책은 내가 좀 노력하면 저렴하게 많은 것을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구매한 수만큼 읽은 것 같지만 받은 책의 수만큼 못 읽은 것 같다. 그래도 계속 살 듯하다.

  어떤 마케팅이 좋을까? 예전에는 책의 커버, 종이의 질 그리고 책의 본질(내용)을 보고 샀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케터에게 감동해서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민음사 박혜진 편집장 콘텐츠를 보고 <릿터>를 신청했다. 민주주의로 나오는 길목에 있었던 창비에 묘한 부채감이 생겨 <창작과 비평>도 구매했다. 그러다 보니 막연히 받아보는 잡지가 꽤 된다.

  마케팅을 받는 입장에서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고객 감동은 시대 불변이라고. (너무 쉽게 얘기한 것 같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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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보내다 소설의 첫 만남 17
표명희 지음, 진소 그림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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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창비 '첫 만남' 시리즈. 연말 창비 설문조사에 참여하여 선물로 받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반려견과의 헤어짐을 얘기하는 작품이다.

  진서는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엄마는 학원비를 벌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진서는 학원을 오래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그나마 오래 다녔던 태권도 학원도 친구와의 다툼으로 그만두었다. 집, 학교만 오고 가는 생활이었고 컴퓨터에 파묻혀 살았다.

  그런 진서의 아빠는 엉뚱한 면이 있다. 반려 식물을 엄마에게 털썩 안기 듯 진서에게 유기견 한 마리를 털썩 안겼다. 생일 선물이었다. 진주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다. 하지만 아무도 개를 반기지 않은 듯했다. 시골에서 개를 키웠다는 아빠는 그때처럼 키우면 된다고 했다. (나도 시골에서 자랐지만.. 이미 공간이 안되는데.. ㅎㅎ)

  자기 똥을 먹는 분식증에 걸린 진주와 베란다에 묶여 있는 개를 보며 진서는 방에 틀여 박혀 있는 자신의 모습과 비슷함을 느낀다.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 개와 사람은 정이 든다. 하지만 이미 많은 나이가 든 개는 그리 오랜 시간 행복을 느끼지는 못한다.

  아이가 마음을 열고 개를 보살피는 약간은 극적인 이야기. 투덜대는 듯 하지만 모든 걸 이해한다는 부모의 모습에서 약간의 비현실성을 느낀 건 세상에 찌든 나이기 때문이리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봄이 오면 겨울이 온다는 말처럼 진서도 그렇게 자라나고 있었든 거다.

  인간과 동물의 유대를 넘어 자연으로의 회귀를 얘기하는 작품이랄까. 아이는 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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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어떻게 재난을 먹고 괴물이 되는가
나오미 클라인 지음, 김소희 옮김 / 모비딕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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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주의 경제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 기업은 노동자를 위해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할 뿐이라는 것이다. 회사의 정책은 주주의 손에 있고 노동자는 그들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주주의 충성스러운 CEO는 멋들어지게 그 자리에 앉아 있지만 그들은 대통령도 아니고 혁명가도 아니다. 오직 주주에게 만족을 주며 자신의 가치를 올려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1980년 레이건이 신자유주의를 받아 드릴 때 CEO와 노동자의 수입은 43배 차이가 났다. 2005년에는 411배 차이가 났다. 늘어난 부는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신자유주의 혹은 신보수주의(뉴라이트) 그리고 조합주의라고 불리는 이들의 재난 자본주의가 세상을 얼마나 병들게 했는지 조목조목 설명하는 이 책은 모비딕북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의 초장부터 불쑥 나타난 프리드먼. 저자가 끈질기게 언급하는 이름은 100페이지를 넘어설 때쯤에 생각이 났다. <선택할 자유>를 쓴 사람이다. 우리나라 뉴라이트는 그리고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책을 읽었길래 이 지경인가라는 궁금증에서 구매한 책이었다. 자유기업원이라는 홈페이지의 후기들에서는 마치 종교집단 같은 기분마저 들게 했다. 자유.. 민주주의에서 보편적인 가치인 자유에 대해 그렇게까지 집요한가? 부시가 말한 자유와 기업 할 자유를 따로 설명할 정도로 그들의 자유는 소중한 것인가? 그들의 열렬한 지지가 사뭇 의심스럽다.

  책을 읽다 보면 공산주의 vs 민주주의, 사회주의  vs 자본주의라는 사실을 자주 잃어버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와 엮여서 나쁜 것으로 간주되어 저잣거리에 걸린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복지는 포퓰리즘 더 나아가 공산주의라고 까지 공격을 당한다. 보수나 진보다 그 수준이 오십보백보인데도 그 비난은 상대만을 향해 있다. 이쯤 되면 이념이라는 게 그냥 고집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사회주의는 노동자의 유토피아를 보여줬다면 신자유주의는 기업인의 유토피아를 보여줬다. 

  어느 경제학자의 말에 의하면 경제학은 여전히 미개한 수준이란다. 사실 경제라는 건 양자 컴퓨터로 풀어내야 할 정도로 변수가 많다. 숫자 놀음이었던 경제는 행동 경제학이라는 심리학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게 다 사람 심리가 아니겠는가. 그래도 걸출한 두 명의 인물이 있으니 케인스와 프리드먼이라고 할 수 있다. 둘은 꽤나 대척점에 있다. 

  프랭클린의 뉴딜 옆에는 케인스주의가 있다. 대공항을 막아낸 그들은 주류였다. 성숙하지 못한 시장은 조정이 필요하다. 시장 경제에도 최소한의 인권을 지켜야 하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왜냐면 극단에 치달은 대중은 변혁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혁명은 늘 먹고살기 힘들 때 일어나는 것이다. 그 혁명은 반드시 반대로 흐른다. 소련이 건재했던 당시에는 굶주리는 나라는 독재를 받아들이기에 충분했기에 프랭클린의 뉴딜은 그나마 순수했는지 모르겠다.

  신자유주의는 민주주의보다 독재와 친한다. 민주주의의 질이 높은 사회일수록 그들이 설 땅은 없었다. 그들이 말하는 민영화, 시장개방, 복지 축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지 않는 것이다.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그나마 투표권만은 평등했기에 그들의 정책은 시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급진적 경제성장으로 상대를 현혹했다. 수많은 독재 국가들에서 신자유주의를 시행하기 위에 수많은 핍박과 처형이 이뤄졌다. 공포 정치는 대중을 침묵하게 할 수 있다. 당장의 목숨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동체의 가치는 기득권에게 약탈당한다.

  브라질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러시아에서 여러 동남아시아 그랬다. 독재의 공포 속에서 대중들이 쌓아 올린 것들은 모두 헐값에 매각되었다. 공공재를 탐하는 민간 기업은 식민지를 탐하던 제국들과 다르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더 이상 독재는 필요하지 않았다. 테러, 자연재해는 또 다른 쇼크를 가져다주었다. 대중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시간 동안 부리나케 해치웠다. 재난은 더 이상 악재가 아니었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기업들의 주가는 치솟았다. 주식을 하는 나 또한 재난은 기회로 인식되고 있으니 그 습관이 얼마나 몸에 베였는지 알 수 있다.

  IMF나 세계은행의 횡포 또한 다르지 않았다. 나에게 IMF의 기억은 무능한 정부와 세계 기금의 원조였다. 하지만 실상은 많이 다르다. IMF는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파산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민영화 대량 해고 그리고 복지 축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많은 나라들이 그런 압박에 손을 들었다. 많은 돈 되는 것들이 헐 값에 팔려 나갔다. 재난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졌다.

  이런 일은 미국 내에서도 일어났다. 많은 조직들이 민영화되었다. 군대와 같은 안보까지 민영화의 손은 뻗어왔다. 정부가 없어지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구겨서 어디에 처박아두고 싶다고 얘기했던 어느 경제학자의 말이 대부분을 말해준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에 못 사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를... 그렇게 집중된 부는 그들만의 도시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모두의 재산을 해체해서 특정인에게 주었다. 이라크에서도 팔레인스타인에서도 그랬다.

  팬데믹은 어떻게 보면 각성의 시간이었다. 해체된 정부의 열악함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재난을 이익으로 만들려는 기업들의 탐욕 또한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모습은 음모론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음모론을 다 제쳐두더라도 그동안 행해져 온 신자유주의라는 경제 정책의 슬픔은 세계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저자는 '고문'이라는 키워드로 책을 시작한다. 사람이 쇼크를 받으면 백지화된다. 사람을 세뇌시키는 방법은 그렇게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은 퇴행하거나 죽거나 하기도 한다. 모두의 재산을 팔아서 특정 사람들의 배를 불렸다. GDP만 보는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눈물 위에 그 숫자가 써여졌는지를.. 나 또한 몰랐다. 

  아프다고 모든 걸 갈아엎고 새로 시작하는 건 이상적이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재난은 어떻게 보면 연대를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미워하던 사람들도 힘을 합쳐 하나가 될 수 있다. 내전으로 힘들었던 스리랑카도 그랬다. 새로운 정책이 펼쳐지기 전까지는... 회복에서 우리는 우리임을 알아채기도 한다. 상처는 아물면서 더 단단해질 수 있다. 그런 기회를 돈으로 보는 사람들 때문에 세계는 멍들었다.

  저자는 더 이상 사람들이 이런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애덤 스미스가 두 어번 얘기한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에 이용되는 건 다윈의 '적자생존'이 사회 진화론에 이용된 것 같은 기분이다.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자이면서도 윤리철학자다. '도덕감정론'을 쓴 그의 생각처럼 인간은 탐욕을 다스릴 만큼 도덕적이지 않은 것이다. 돈의 독재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프리드먼 스스로 얘기했듯 남의 돈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건 불가능하다. 세금은 남의 돈이 아니고 투자는 남의 돈인 것이다. 이 책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많이 닿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다시 꺼내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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