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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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자이 오사무의 글을 처음 만나게 되면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 같다. 절망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문장이 주는 의미와 공허 사이의 느낌이랄까. 때론 사색의 경험을 하고 있는지 고독의 겉멋을 느끼고 있는지 헷갈릴 때도 있다. <인간 실격>을 읽으며 그런 의문이 들었다. 이 작품 하나만 읽고 공감 혹은 이해가 가능한가. 그래서 그때부터 다자이 다른 작품도 수집했지만 여전히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설명하고 발췌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역자의 설명을 들으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다자이의 삶은 몇 줄의 설명으로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여전히 있다. 그의 작품을 펼쳐 놓았을 때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그런 게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는 중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깊이가 있고 고민하게 하지만 '왜?'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 이 책의 문장은 너무 좋지만 여전히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 같다. 아직 스스로 다자이와의 거리감이 있어서일까? 이미 그의 팬이라면 충분히 공감 가는 책일 텐데 말이다.

  친해지고 싶지만 쉽게 이해가지 않는 친구처럼 아직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대이고 나에겐 그를 이해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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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46호 : 2025.12.20 - <비욘드 로컬> ④ 쟁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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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에 대한 테마 '겨울호'다. 로컬이라는 것은 다뤄도 다뤄도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일자리가 있는 곳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는 곳에 일자리가 생기는 순환고리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번에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해운사들이 같이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보고 이 또한 지역을 살리는 길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부산이라는 곳 또한 작은 도시는 아니다. 그러고 보면 지방 소멸이라는 키워드가 부산이라는 큰 도시를 걱정해야 할만큼 심각해졌다는 얘기 일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서 정말 작은 마을들은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실마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해마다 수많은 자본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투자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가? 로컬이 로컬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쓰여지고 있는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축제 같은 걸로 지역이 살아날 수 없다.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 온 문화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지역을 살리겠다고 외부 컨설턴트만 배불리는 정책은 지양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역을 하나의 테마로 묶어 나가기 위한 노력들에 힘을 실어줘야 할까? 지역에 투자되는 자본은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그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결국 투자되는 자본보다 재생산되는 자본이 더 많을 때 로컬은 비로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뭐 하나 해보려고 돈을 쓰고 없애고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로컬은 새로운 경험일지도 모른다. 거주하는 인구가 꼭 많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녀가는 인구가 꾸준히 많다면 그 자체로 로컬은 생기를 띌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거주지를 벗어나는 일은 경제 상황과도 엮여 있어 쉬워 보이지는 않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방으로의 여행과 같은 움직임이 장려될 수 있게 문화와 경험은 쌓여가야 한다. 해외로 가는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경험. 그게 가능할까?

  로컬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느지만 그리고 그들의 결실이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길음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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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45호 : 2025.12.05 - #2025 출판계 키워드 30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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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에 계속되는 시리즈 중에 가장 재밌는 게 아니었나 싶다. 올 한 해 출판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키워드로 알아본다.

  올 한 해는 계엄과 내란이라는 키워드가 출판계에도 덮쳤다. 책 판매 부수가 다소 줄었지만 정치와 사회 그리고 법에 대한 구매는 40%가 넘게 높아졌다. 아는 것이 곧 힘이 되는 시대에 법 조항까지 알아야겠다는 소시민들의 간절함이 책 구매로 이어졌다.

  올해 초에 붐이었던 헌법 전문 필사로 독특한 현상이 아니었나 싶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로 시끄러운 요즘을 생각해 보면 올초 발생한 예스 24의 해킹 사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보다 금방 진정된 듯한 느낌이다. 쿠팡이 이런 걸 보면서 쉬쉬하다가 국가에 대드는 상황까지 온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쿠팡에서 책이 판매되면서 출판사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쿠팡과 거래하는 업체가 꽤나 높은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쿠팡은 인지도만 높이고 탈출하는 게 룰 같다.

  그래도 가장 큰 이슈는 역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이고 이는 국내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페어의 다양화와 지방 도서전의 성공은 어쩌면 희망을 가져 볼 수 있을 싶지만 여전히 문을 닫는 업체들은 적지 않다. 이 속에서 동네 서점은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시도를 하고 있다. 지방 도서관이나 학교에 납품하는 도서는 그 지역 서점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대통령의 말이 동네 서점의 생태계에 도움이 될까도 생각하게 된다.

  많은 문화 예산들이 복원되고 있지만 출판에 관해서는 아직 미진한 듯하다. 모든 콘텐츠의 밑바닥에는 텍스트로 이뤄진 콘텐츠가 있기에 문학에 대한 출판에 대한 지원은 K-컬처를 유지하는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라 출판진흥이 더 활발이 이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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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피그마로 팀플하기 - 팀원 모두가 활용하며 함께 성장하는 피그마 실무 가이드
이혜진 지음 / 제이펍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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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부터인가 '피그마'라는 툴이 자주 등장한다. 웹 기반 앱 중에서는 켄바가 자주 언급되었지만 어느 순간 '피그마'는 굉장한 약진을 한 듯하다. 개인이 사용하기엔 사실상 무료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로 대부분 기능을 지원한다. 어도비나 스케치 등에 비해서도 모자란 점이 없다. 특히 최근에는 AI와 접목도 시도하고 있는 듯했다.

  웹기반이라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으며 PC에서든 모바일에서든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피그마의 최대 장점은 바로 협업 특화이다. 다른 툴들은 공유 프로그램을 거쳐 전달해야 하지만 피그마는 웹 기반이기 때문에 계정 간 링크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 소통 창구가 강점이다.

  이 책은 피그마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아직은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 중에 기본으로 접속해서 사용하기까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한국 사람인만큼 모든 설명과 예제가 한글로 되어 있어 빠르게 이해할 수 있고 샘플을 따라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디자인 팀과 개발 팀의 소통이 필요한 직종이라면 벌써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한번 시도해 보면 어떨까? 정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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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화하는 사회
오쓰카 에이지 지음, 선정우 옮김 / 리시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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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작가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오르한 파묵이었던 거 같은데) 기자가 자신의 책을 간단하게 요약해 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이렇게 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꽤나 자주 사용하고 있고 그것의 중요함에 대해서 학습당하고 있다. 좋은 의미로 모두에게 뛰어놀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예전처럼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완벽한 모델 위에서 우리는 개인의 특별함을 강요받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평범한 일상이 대부분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스토리를 강요하며 그 압박에 못 이겨 SNS에 뭔가라도 올릴 것을 찾고 다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은 철저히 무상 노동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과정에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도 저작권이라는 작은 법망이 어느 특정 인지도를 넘어선 사람에게 금액 지불하지만 콘텐츠에 대한 보호도 개인에 대한 보호도 모두 개인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판만 깔고 돈을 걷어 가겠다는 것이 대부분 플랫폼의 스텐스다. 그럼에도 시대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으니 따라가고 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나 역시 이렇게 플랫폼 위에 글을 쓰고 있으니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제공해 주는 쉬운 정보에 익숙해진다고 해야 할까. 콘텐츠는 점점 더 쉬워지고 더 자극적이게 된다. 모든 콘텐츠 소비자는 그런 형식에 익숙해지고 중독된다. 긴 글을 쓰지 못하고 읽을 수도 없다. 그만큼 깊은 생각을 하기 싫어지게 된다. 세 줄 요약을 당연시하는 오늘날의 콘텐츠 소비문화는 이를 반증한다.

  문학은 독자를 즐겁게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괴롭히기도 해야 한다. 글을 읽어 나가는 독자에게 반문하고 해석을 종용하기도 해야 한다. 독자의 생각의 틀을 건드리고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런 일련의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되려 자기 개발서처럼 답을 정해 주는 쪽이 훨씬 잘 팔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플랫폼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콘텐츠화하기를 원한다. 그 속에 남아 있는 것은 감정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어지는 듯한 느낌 역시 공감이라고 포장된 감정일지도 모른다. 불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게 된다. 어떤 이론도 어떤 사실도 중요하지 않다. 서로가 이야기하는 감정에 대한 호소만이 남을 뿐이다.

  쾌락만이 남은 사회. 어쩌면 그것이 지성이 사라지는 사회가 아닐까. 일련의 사실을 들여다보고 판단하지 않고 자신에게 이어진 감정에 충성하는 정치, 문학 그리고 팬덤. 더 나아가 개인사까지. 이제는 불편해도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 사회를 '감정화된 사회'라고 표현한 저자는 더 이상 논쟁은 없고 비난만 있는 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듯했다. 

  AI보다 더 빠르게 획일화되고 있는 인간에게 문학이 해야 할 역할을 지킬 수 있을까? 묘사가 사라지고 은유가 사라지고 있는 지금의 문학, 쾌락을 중시하고 쉬운 스토리 전개만이 선호되는 문학이 더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이 시대와 모순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창의성 마저 AI에게 넘겨줘 버릴 상황이라면 문학의 소멸도 어쩌면 수순일지 모르겠다.

  비평을 불편해하는 세상에서 비평은 더없이 소중하다. '사유의 힘'은 지금의 시대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되어 버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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