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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돈 - 모든 꿈이 실현되는 미래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0월
평점 :
한때 <세이노의 가르침>이 핫했다. 전자책은 무료로 배포되었고 종이책은 만드는 값 정도만 들었을 정도로 저렴했다. 사두고 읽어보진 않았지만 여러 팩폭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돈을 좋아하지 않고 비판하면서 부자가 되길 원하는 건 모순이다. 그 책은 분명 그런 시점으로 얘기하고 있었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꿈을 이루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것은 달갑지 않지만 사실이다. 그 돈이 내 돈이든 누군가가 투자한 돈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진실을 외면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웹소설이 별로라면서 웹소설을 써서 돈을 벌려고 한다는 것도 모순이다. 그전에 그 생태계를 이해할 수 없다. 억 소리 나게 팔리는 장난감이나 종이 쪼가리를 이해 못 하면 그 생태계에서 돈을 벌 수 없다. 펀딩과 코인도 모두 같다. 관심을 가져야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해야 적응할 수 있다.
관심 없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사기' 같은 느낌이며 그 속에서는 사기꾼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어느 곳에든 그런 사람들은 존재한다. 자신이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생태계에서 제대로 놀 줄 알려면 본인이 먼저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꿈과 돈을 우리는 자주 이분법적으로 묻는다. 꿈을 좇냐 돈을 좇냐는 식이다. 한쪽은 꽤나 멋지고 한쪽은 꽤나 세속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둘은 뗄 수 없다. '돈' 없는 '꿈'이라는 것이 지금 세상에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그것을 분리해서 가르치고 있다. 금융 교육이라는 것이 너무 부족하기도 하다. 세상에 생기는 많은 아픈 사건들이 '돈'에 기인한다. '돈' 교육은 어쩌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자급자족의 세상으로 회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우리가 꿈을 포기한 이유도 결국 현실과 타협이다. 넉넉하면 꿈을 포기할 이유가 있을까? 꿈을 포기한 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희망'이 있을까? 서로 모순이면서도 단단히 엮여 있다. 희망을 얘기하려면 꿈이 있어야 하고 꿈을 꾸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 세상이다. 소위 돈타령이 필요하다.
여전히 유효한 '브랜딩'을 얘기하려면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차이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기능'과 '의미'를 가진다. 프리미엄은 최고의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다. 하지만 럭셔리는 최고의 '의미'를 담은 제품과 서비스다.
차로 얘기해 보자. 기능만 있고 큰 의미가 없는 차들은 저렴하다. 꽤나 정숙하고 꽤나 잘 달리는 차들은 고급차량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을 꾸깃꾸깃 집어넣듯 타고 승차감도 편의성도 별로인 초호화 스포차카들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게 럭셔리다. 럭셔리에는 기능보다 큰 '의미'가 있다.
가치는 공급과 수요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모나리자 그림이 가치가 있는 것은 세상 대부분의 사람이 아는 것이지만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 있다. 럭셔리는 바로 인지도는 최고이지만 가질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럭셔리는 제품 할인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가격 경쟁은 초점을 '기능'에 맞추기 때문이다. 바로 '가성비'다.
많은 고가 제품들이 금싸리 땅에 매장을 열고 호화로운 인테리어를 하고 그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그것을 팔려고 하는 목적이 아니다. 인지도를 높이고 접근을 어렵게 해서 가지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게 하려는 것이다. 바로 '기능'에 집중해서는 큰돈을 벌 수 없다. '의미'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삼성 폰이 성능으로 좋지만 아이폰이 더 비싸게 팔리는 이유다. '의미'에 집중하는 순간 조금 더 비싼 건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명품 가방처럼...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개인이 할 수 있는 (혹은 팔 수 있는) 모든 것에 신뢰가 재산이 된다. 인류가 바닷속 빠트려버린 진귀한 조개를 믿고 거래를 했듯 종이 조각을 믿고 거래하고 있다. 그 바탕에는 신뢰가 있다.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종이조각인 유희왕의 <카오스 솔저> 카드가 100억이 넘을 수 있는 것도 0, 1 코드로 만들어진 리니지의 <집행자의 검>이 수억에 거래될 수 있는 것도 커뮤니티에 대한 신뢰다. 고상해 보이는 인류의 유적이나 예술 작품도 어떻게 보면 인간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신뢰의 끈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참 유행하다 조용해진 NFT나 최근에도 핫한 클라우드 펀딩도 제작자에 대한 신뢰와 그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사기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향은 인류가 흘러가는 방향이 될 듯하다.
세상은 변하고 있지만 돈이란 신뢰라는 의미는 유효하다. 트렌드에 맞춰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스스로가 해내야 한다. 그것이 꿈을 이루는 현실적인 제안이 될 것이다. 내 꿈을 위해 투자해 줄 사람을 찾는 것이 꿈에 가장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며 그 돈은 당장 벌지 않고 미래에 회수하더라도 스스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