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인간까지 속임수의 진화 - 속임수는 어떻게 생존 전략이 되었는가
리싱 선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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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윈의 적자생존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단어이다. 적응한 놈이 살아남는다고 얘기하는 이 말은 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적응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건 단지 강하다는 얘기를 뜻하지는 않는다. 모든 유전자는 자신의 형질을 퍼트리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단순히 환경에서 살아남았을 수도 있고 서로 협력했을 수도 있고 기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속임수는 진화에 있어 꽤나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이기적 유전자가 단지 이기적인 것을 얘기하지 않듯 속임수는 어떻게 보면 협력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그러면 너무 낙관적인가). 속임수라는 것이 통하려면 결국 신뢰라는 개념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믿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속임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만큼 생태계는 정직과 신뢰가 주는 이점이 더 크기에 속임수가 통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생태계의 사기꾼도 역시 적합도를 높이기를 원한다. 이것은 모든 유기체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번성하는 방식이다. 먹이나 사회적 지위, 짝짓기 기회처럼 적합도를 높이는 요인은 동물이 속임수를 써서 얻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리고 이런 부정행위는 진화론적으로도 이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정 이상 지속되고 있다. 

  속임수의 유형은 같은 종에서 메시지를 바꾸는 기본적인 속임수와 다른 종의 인지 체계 속의 편향과 약점, 결함을 악용하는 속임수가 존재한다. 자신의 색깔이나 모양이 바꾸거나 배경에 녹아드는 행동인 '베이츠 의태'는 자연에서 관찰되는 대부분의 의태이다. 이들의 위장은 포식자나 먹잇감의 눈을 속일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눈에 띄게 하는 동물도 있다. 밝은 색상의 동물들은 대체로 독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색상을 이용한 대담함은 "날 먹으면 너도 죽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성의 탄생은 혁명적인 사건이다. 성의 탄생은 유전자를 섞어 다시 조합할 수 있게 해 줬다. 나쁜 돌연변이와 기생충, 병원균이라는 취약점이란 문제를 해결해 줬다. 하지만 수컷과 암컷의 짝짓기는 더 큰 경쟁을 만들었다. 수컷과 암컷과의 경쟁에 더불어 같은 성을 가진 개체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수컷의 적응도는 얼마나 많은 암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에 관심은 오직 암컷에게 향해 있다. 반면 암컷은 비용을 많이 들인 난자를 생산하기에 자녀 양육에 사용할 자원에 관심이 많다. 여자를 보면 관심을 보이는 남자와 어떻게든 잘난 남자를 만나고 자하는 여자의 본능은 생물학적 입장에서는 본능과 같은 것이다. 수컷이 바람을 피우는 것은 더 많은 짝짓기를 위한 것이고 암컷이 바람을 피우는 것은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바로 7장, 8장에 있다. 생물과학책이지만 갑자기 사회과학 책으로 변하고 철학적인 질문하는 마지막 장은 꽤나 심오하다. 

  인간의 속임수에는 거짓말과 기만이 있다. 거짓말은 상대에게 허위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지만 기만은 상대의 인지 체계가 지닌 편향이나 약점, 결함을 악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은 종종 자신의 편향과 결함을 이용하기 시작하는 데, 그것이 자기기만이다. 나의 행동과 나의 이성의 충돌을 일으키는 인지 부조화의 부하는 속임수를 불완전하게도 하면서 에너지도 많이 들게 한다. 이런 인지 부하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를 속인다. 그러면서 자신의 바람이나 선호와 모순되는 현실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실패보다 성공을 훨씬 세밀하게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옛 시절이 좋았지"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속임수는 공동체의 사회에서 중요하기도 하다. 일명 '예쁜 거짓말'은 사회적 기술이기도 하다. 이 기술이 부족하면 무례하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존재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이것이 '정직의 위험성'이다. 어떤 거짓말이 허용되는지는 현실 세계에서 이뤄지는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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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쉬워지는 최소한의 세계사 - 알고리즘, 정규분포, 게임 이론까지 역사를 움직인 18가지 수학 개념
후쿠스케 지음, 이정현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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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일단 분류가 세계사다. 살짝 이해가 가지 않는 분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 속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간다. 어려운 수식의 이야기도 아니고 수학만의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험으로 만나는 수학은 쉽지 않다. 숫자로 하는 세계 공용어이지만 배우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수학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학문 중에 하나이지만 친근감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덕분에 간단한 수학을 제외하면 다들 가까이하길 두려워한다.

  이 책은 수학을 이야기하지만 그 자체를 얘기하지는 않는다. 수학자 개인의 삶이나 우리 역사 속에서 수학이 풀어낸 사건 혹은 엮인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 속의 수학 이야기 이거나 수학자 개인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수학의 역사에 익숙해진다고 수학에 관심이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흥미'로 인해 조금은 더 친근해지지 않을까? 

  우리 삶을 변화시킨 수학의 이야기는 중요한 사건마다 존재했지만 우리는 단지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가장 실용적인 학문인 수학은 앞으로도 더욱 중요한 학문이 되어갈 것이다. 과학과 경제 등 인간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는 수학과 조금은 더 친근해질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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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 100개의 물질로 읽는 생명과 우주, 인류의 미래 최소한의 지식 2
김성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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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물리의 기반 위에서 움직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데 영향을 주는 것은 화학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모든 곳에 화학이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안에 물리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물리보다 가까워지지 않는 것도 신기하다 (개인적으로).

  화학을 얘기할 때는 대부분 섹션을 나눠서 얘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생물과 의학을 얘기할 수도 있고 자연을 얘기할 수도 있다. 공업이나 음식과 같은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좀 색다른 방식으로 얘기를 진행한다. 바로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책을 시작하는 것은 보통 물리학 책들이 시도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화학책인가?'라며 다시 표지를 보곤 했다. 하지만 제목은 '화학'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주의 가장 작은 원자 '수소'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중수소, 헬륨, 삼중수소와 같이 점점 무거운 원소로 설명을 이어간다. 별은 핵융합을 하며 점점 무거워지고 결국 폭발한다. 그렇게 별의 죽음과 새로운 탄생은 우리 세상을 이루는 것이 된다. 인간마저도 별의 자식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과 같다.

  지구라는 행성으로 들어서면 지구를 이루는 여러 광물에 대해 얘기를 이어가며, 땅과 바다 그리고 공기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지구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생명체에 대해 얘기가 이어진다. 역사의 줄기로 보자면 모든 생명체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엽록소라든지 세포의 구성인 셀룰로스 같은 얘기들로 시작한다. 이야기는 식물과 동물을 넘나들며 어느새 호르몬이나 신경 전달 물질 같은 것들로 이어진다. 

  생명체 자체의 이야기가 끝나면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점토나 구리, 철과 같은 이야기에서 석탄이나 시멘트 얘기도 나온다. 더 나아가 양초의 재료인 파라핀이라든지 매운맛인 캡사이신, 감칠맛 MSG의 얘기를 하게 된다. 술의 에탄올, 커피의 카페인, 담배의 니코틴, 마약의 모르핀 얘기가 끝나면 근대 화학으로 넘어가게 된다.

  비료의 재료인 암모니아나 합성 고무, 플라스틱, 섬유를 지나게 되면 환경오염 물질을 얘기를 하게 된다. 마지막엔 결국 미래 기술인 반도체 재료나 신소재로 마무리하게 된다.

  내요은 여러 화학 교양서에서 자주 보던 것들이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물질들을 배열하는 형식이 재미가 있었다. 약간의 스토리텔링이 되었다고나 할까? 학술적이지 않아서 조금 말랑말랑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전문적인 카테고리로 나눠가며 설명하지 않아서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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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에 살고 싶다 - 한국인의 주택 유전자에서 찾은 좋은 집의 조건
김호민 지음 / 달고나(DALGONA)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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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이 집을 사는 것이었다. 매달 따박따박 적금을 들고 가끔 받은 보너스로는 주식을 샀다. 그렇게 5년 남짓 모아 지방에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었다. 조금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몇 해에 한번 전세를 찾아 전전긍긍하는 일을 하지 않아 좋았다. 그렇게 아이들이 낳고 기르며 지금까지 그 집에 살고 있다. (아랫집 천사 같은 할머니 덕분에 트러블 한 번 없이 정말 잘 살아오고 있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는 마당이 있는 집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느낌이지만 지금의 시대에 마당까지 있는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아는 게 많아지니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안의 문제도 늘 있다. 고민 없이 살려면 결국 아파트가 답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만의 집에 대한 로망은 버릴 수 없는지 집에 대한 책도 자주 보게 되고 다큐멘터리도 종종 시청하곤 한다. EBS에서 하던 집 탐방은 내가 애청하던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이 책은 그 프로와도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막연히 머릿속에 있었던 집의 모습만 상상했는데, 책은 우리나라에서 변화된 집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 속에는 어릴 때 부잣집의 모습도 있었고 지금은 익숙해진 집들도 있다. 길을 가다 유심히 쳐다보게 되는 집도 있었다. 그리고 여러 궁금증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었다.

  우리는 왜 아파트에 들어가게 된 여정을 알게 되는 책이기도 한 듯하다. 집은 시대를 반영하게 된다. 때론 점점 진화하는 듯하다가도 다시 옛것을 찾아 돌아가기도 한다. 모든 유행이라는 것이 그렇듯 집 또한 그런 듯하다. 새로운 것에 예전의 것들이 입혀지기도 한다는 것에 수긍할 수 있었다.

  사실 여러 집의 사진이 가득할 것 같은 책 같았지만 오히려 집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이었다. 눈 호강을 하려고 들었다가 역사 공부만 잔뜩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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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타지 않는 삶 - 서른, 제네바에서 배운 흔들리지 않는 삶의 태도
안상아 지음 / 자크드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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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기호가 확실하다면 '혹' 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잠깐의 관심을 보일 수 있지만 그것으로 휘둘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걸 안정감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듯하다. 줏대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나만의 세상의 확립 혹은 우물 속에 갇혀 있는 건지도. 어떤 상황이든 갈팡질팡 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수동적인 인생이 아니라 자주적으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도 나만의 기준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그건 유행일 수도 있고 나의 선택일 수도 있다. 그 선택에 대한 확실한 이유와 납득이 있으면 되지 않을까.

  "인생이란 결국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자신만의 확신의 범위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넓혀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라는 저자의 문장이 이 책을 모든 부분을 관통한다.

  지금의 삶이 맞을까라는 의심으로 시작된 삶에 대한 여정이었을까? 제네바에서 그녀가 시도했던 많은 일들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그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면 그 또한 괜찮은 삶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결국 새로운 자극에 대한 새로운 반응은 결국 삶을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일이고 그것이 유행을 타지 않는 삶이라고 해도 바뀌어 버린 패턴이기 때문이다.

  수행이라는 것도 결국 어떤 자극에 대한 지속적인 자기 수양의 모습이고 심리적 구심점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결국 끊임없이 해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유행을 타지는 않지만 결국 멈춰 있지는 않은 삶이랄까. 무심코 따라가느냐 선택하며 움직이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세상의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며 앎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행복한가를 묻기 전까지 완벽하게 행복했다"라는 글귀처럼 더 나아갈 것인지 말 것인지는 본인의 몫이 아닐까 싶다. 그 선택과 책임 또한 말이다. 자신의 스타일이 맞을 수 있고 다른 이의 스타일이 맞을 수도 있다. 추구하는 것이 바뀌는 것 또한 결국 자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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