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보내다 소설의 첫 만남 17
표명희 지음, 진소 그림 / 창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창비 '첫 만남' 시리즈. 연말 창비 설문조사에 참여하여 선물로 받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반려견과의 헤어짐을 얘기하는 작품이다.

  진서는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엄마는 학원비를 벌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진서는 학원을 오래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그나마 오래 다녔던 태권도 학원도 친구와의 다툼으로 그만두었다. 집, 학교만 오고 가는 생활이었고 컴퓨터에 파묻혀 살았다.

  그런 진서의 아빠는 엉뚱한 면이 있다. 반려 식물을 엄마에게 털썩 안기 듯 진서에게 유기견 한 마리를 털썩 안겼다. 생일 선물이었다. 진주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다. 하지만 아무도 개를 반기지 않은 듯했다. 시골에서 개를 키웠다는 아빠는 그때처럼 키우면 된다고 했다. (나도 시골에서 자랐지만.. 이미 공간이 안되는데.. ㅎㅎ)

  자기 똥을 먹는 분식증에 걸린 진주와 베란다에 묶여 있는 개를 보며 진서는 방에 틀여 박혀 있는 자신의 모습과 비슷함을 느낀다.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 개와 사람은 정이 든다. 하지만 이미 많은 나이가 든 개는 그리 오랜 시간 행복을 느끼지는 못한다.

  아이가 마음을 열고 개를 보살피는 약간은 극적인 이야기. 투덜대는 듯 하지만 모든 걸 이해한다는 부모의 모습에서 약간의 비현실성을 느낀 건 세상에 찌든 나이기 때문이리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봄이 오면 겨울이 온다는 말처럼 진서도 그렇게 자라나고 있었든 거다.

  인간과 동물의 유대를 넘어 자연으로의 회귀를 얘기하는 작품이랄까. 아이는 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할까.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