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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훔치는 방법 - 배우 헤이든 원의 첫 산문집
헤이든 원 지음 / 온더페이지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의견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1. 수능을 보고,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갔다가 더 재밌는 길을 찾아 뛰쳐나와 여기저기 헤메다 자격증을 땄지만, 여기도 파랑새가 없다는 걸 알고 여기저기 떠도는 인생을 살고 있다. 아이의 울음소리에 반강제로 6시에 눈을 뜨고, 회사에서는 끊없는 자문과 판단, 가끔씩 들어오는 소송, 집에 오면 쌓여있는 집안 일 등 끝내지 못한 업무를 항상 쌓여 있다. 이런 삶에 '여유'라는 단어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2. 이 책의 저자는 대한민국 배우이자 작가인 '헤이든 원'이다. 사실 이름은 처음 들었는데,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니 낯이 익을 배우였다. 진지하고 쾌활하기만 해 보이는 그였는데, 이런 글재주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왜냐하면 글이 꽤 괜찮기 때문이다. 헤이든 원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카메라로 사진찍지, 산책하기, 하늘 보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취미를 듣고 나니 그의 감성 가득한 문장이 이해가 되었다.
3. 책은 제목부터 유머러스하다. 여유를 '훔치는' 방법. 여유를 '챙기는' 방법, 혹은 여유를 '만드는' 방법 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타인의 것을 몰래 가져가는 것 마냥 '훔치는' 방법이라니. 여유는 '훔쳐야 하니' 지금 내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필요없는 것은 아니니 적극적으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4. 가장 인상깊었던 점 중 하나는 저자가 여유를 단지 '한가함'이나 '경제적 여유'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여유는 '자신을 믿는 힘',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거리'. '경쟁하지 않을 용기'라는 식으로 그 개념을 점차 확장시킨다. 즉 오늘날 사회와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가치를 '여유'라는 단어로 표상화 한 것이다. 저자의 말 그대로 여유는 내가 만들어나가야 하는 주체적인 성질을 포함한 개념이기에, 주체적인 개념으로 뻗어갈 소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5. 책은 짧은 산문 여러개로 이루어져 있다. 한 두 가지 소개하면 좋겠지만 글이 전반적으로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하나를 알면 다른 구절을 알 수 있게 해 일종의 스포가 될 수 있어 구체적인 내용 소개는 생략하여 한다. 내가 스스로 읽기에도,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도 참 좋은 책이다. 남은 2025년은 모두가 여유 있는 한 해야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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