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잘 보기힘든 클로즈드서클, 명탐정과 추리쇼에 무려 메타 미스터리 설정에 이르기까지 본격미스터리들의 클리셰들을 전혀 진부하지않게 버무려낸 수작. 작가가 미스터리작가가 아닌데도 글 전반에서 미스터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유명 미스터리들을 소개해주는 자잘한 재미는 덤.
미스터리부터 SF를 거쳐 호러까지 작가의 번뜩이는 상상력이 녹아있는 짧지만 엄청난 임팩트를 주는 단편집. 심적인 ‘불편함‘을 일으키는 설정과 소재들이 요네자와 호노부의 ‘야경‘을 생각나게한다. 작가의 다른책들도 다 봐야겠다.
마치 찬호께이의 글을 보는듯 하다. 촘촘하다못해 빈틈하나 없이 짜여진 복선과 플롯덕에 책 앞부분을 수시로 돌아가서 확인하게 만드는데다, 빠른 진행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말까지 흠잡을데없는 추리소설이다. 일본 추리소설들을 많이 읽다보니 일본특유의 문화와 서사진행방식에 익숙해졌는데, 가끔 찬호께이등 중화권작가들의 책을 읽다보면 느껴지는 문화적차이도 흥미롭다.
어려운 시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결코 어둡고 암담하지않으며 오히려 유쾌하고 엉뚱하면서도 술술잘읽히는 소설. 가볍게 집어들었지만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면서 내려놓게되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