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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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산골마을 하야부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방화, 살인, 광신의 이야기. 강력범죄를 소재로 하지만 힐링소설로 읽힌다.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의 필력 덕에 일상생활 묘사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재미가 쏠쏠함은 물론, 미스터리 작가인 주인공이 방화사건과 하야부사 마을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미스터리적 재미 역시 충분하다.


특히, 작가가 독자의 스트레스 컨트롤에 능해 연속 방화사건에 이어 살인사건 까지 발생함에도 여타 추리소설들에 비해 독자의 심적 부담이 훨씬 덜하다. 주요 이벤트 발생 이후에 소개되는 하야부사의 아름다운 자연, 맛있는 향토음식, 푸근하고 정겨운 시골 축제 들은 독자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다소 심심하다 느꼈던 '한자와 나오키'나 '변두리 로켓'에 비해 훨씬 재밌게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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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을 강요하는 일본 - 비판이 두려워 생각을 포기한 일본인, 일본 사회
이케다 기요히코 지음, 김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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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람이 쓴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 바로읽기.


최근 장르소설계 장안의 화제인 '명탐정의 제물'을 보다 보면 '동조압력'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 명탐정의 제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일본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주제로 다수가 소수에게 어떤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강요하고 이를 거역하는 사람들을 맹비난하고 괴롭히는 것이다. 이지메도 이러한 압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많은 일본소설들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일본 국민들만의 폐쇄적인 문화가 있음은 어렴풋이 느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감이 안와서 늘 갈증이 느껴졌다. 특히, 사회시스템이 잘 갖춰진 선진국이라 자부하던 일본이 현실세계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너무도 무방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러한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47년생 도쿄출신의 일본인 생물학자가 쓴 이 책 '자숙을 강요하는 일본'은 노교수의 통쾌한 자아비판을 통해 이러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사이다 같은 책이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재미와 교양을 동시에 잡은 책으로서 메모하며 읽을 정도로 정보는 물론 통찰력이 뛰어난 책이었다.


저자는 일본 국민들에 대해 '가축화'되어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안전보다 안심을 택하는 일본인은 국민의 약 90%가 정부의 통제에 순종하며, 한국과 달리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꾼 성공경험이 없기에 비참한일이나 재해가 발생하면 자연현상이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한다고 한다. 왠지 소설에서 많이 쓰여 우리 귀에 생생히 들리는 듯한 표현인 '네에 그렇군요'가 그 대표적 반응이다.


또한, 특별한 사람을 용납하지 않고 하향 평준화를 추구하는 교육제도의 폐해, 2차대전의 패전의 경험 등 사회, 역사, 문화적인 고찰을 통해 일본사회가 과거 버블경제기의 향수에 젖어 발전하고 있지 못함을 넘어 국민적 좌절(프러스트레이션)을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상사가 정답을 정하고 자기는 따를 뿐인 책임회피 시스템이 '신념보다 분위기로 움직이는 일본'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저자가 말하듯 '민주화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경제력 마저 따라잡고 있다고 자만에 빠져있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서 추리소설 강국으로서만 인식하던 일본의 민낯을 보고 작품들에 대한 이해가 보다 깊어진 느낌도 들었지만, 그토록 폐쇄적인 문화속에서 이토록 용감한 자아비판과 성찰을 하는 용기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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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자들의 목소리
황모과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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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글솜씨와 치밀한 자료조사가 결합되어 흥미로우면서도 울림있는 작품으로 태어났다. SF적 설정이 있지만 ‘칼의노래‘못지 않은 묵직함이 느껴지는 역사소설이다. 관동대지진이라는 역사적 사실뒤편에 가려진, 하루하루를 살아냈던 잊혀진 재일조선인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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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리커버 특별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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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벨 스러운 제목과 달리 절제된 슬픔의 미학이 잘 구현된 고급진 글. ‘버티고버틴 끝에 목놓아 우는 울음‘이라는 옮긴이의 말이 가슴에 여실히 와닿는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 생각나는 책으로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 절제되어 있고 담백한 글쓰기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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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현화 옮김 / 빈페이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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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과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했던 작품. 가족들, 특히 시부모와 며느리간의 의심과 오해를 주제로하는데 고구마 없이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작품의 배경이 되는 도자기 판매점과 도자기 장인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작가의 팬이 아닌 독자들도 쉽게 접할수 있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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