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땅 - 독도지킴이 이수광의 해양 에세이
이수광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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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지키기에 온전히 헌신하고 있는 이수광 씨의 에세이 겸 독도 관련자료 모음집이다. 글은 유감스럽지만 그닥 재미가 없다. 왜 그런 책 있잖은가. 다루는 내용도 무척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책이지만 정작 읽을 때는 별로 재미없는. 독도과 관련한 자료들을 잘 정리해 두었으므로 자료집으로서의 가치는 있을 것이다. 저자의 독도에 대한 애정과 노력에는 숙연해질 따름이다. 인사동 같은 곳에서 독도와 관련된 홍보활동을 나선 사람들에게 아무런 관심없이 그냥 지나친 것이 좀 미안했다. 나도 할 수 있는 대로 거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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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용 - 위대한 한국인 5 위대한 한국인 5
김태준 / 한길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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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 표지문구로 써놓은 이 구절은 유감스럽게도 이 시리즈와는 모순된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의 이름 자체가 '위대한 한국인'이라는 타이틀로 훌륭한 인물이라는 평가부터 내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홍대용을 쓴 김태준은 30여년 홍대용을 연구한 학자이고 그런 만큼 글의 내용이나 깊이에 신뢰가 간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300년 전의 인물에 대한 전기를 쓰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증언을 들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로지 의지할 만한 자료라고는 서지자료뿐이다.

홍대용 자신이 쓴 저작과 그의 주위 친구들이 그에 대한 평한 글들, 그와 서로 주고 받은 편지 등등으로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오래 전에 살았던 한 인물에 대한 평가는 아무래도 그 당시 사람들의 평가를 그대로 따오거나 글을 쓴 저자의 관점이 많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은 대체적으로 긍정 일색이다. 홍대용이 활동하던 시기는 영조와 정조에 걸친 시기다. 대체적으로 영조 시대다. 조선 후기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던 현군들이다. 당시 과거는 허학, 시험만을 위한 시험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해서 뜻있는 선비들은 과거를 포기하고 오롯하게 자신의 뜻을 닦기 위한 공부에만 전념하였다고 한다.

홍대용은 북학파를 이끈 유명한 실학자로 그 자신이 깊이 있는 경학자이기도 했고 혼천의 등을 만들 정도의 박학한 과학자이기 했으며 음율에도 능한 음악가이기도 했다.

그의 인생을 특징지우는 또 하나는 [건정동회우록]이라는 저술이다. 그가 연행을 가서 중국의 선비들과 의기상통하여 우정을 쌓은 기록이다. 고미숙은 [열하일기]를 논하면서 박지원이 '우정의 철학자'라고 평한 바 있지만 그 우정의 기원이야말로 홍대용에게 비롯한 것이라고 김태준은 말한다. [열하일기]는 박지원의 천재와 영감이 기록한 것이지만 그 동기는 솔찬하게 홍대용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조선이 아닌 중화사상에 물들어 있었을 중국의 선비들과 깊은 친교를 쌓았다 함은 홍대용의 비범한 능력을 보여주는 반증일 것이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계보를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30년이나 홍대용에 천학해온 학자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글이 나이드신 분의 예스런 느낌이 좀 많고 대체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없을진대 너무 완벽한 사람으로 서술해놓은 점은 좀 아쉽다.

중간중간 겹치는 부분이 좀 있다. 홍대용의 일생을 탄생부터 죽음까지 시간 흐름대로 서술하고 있다. 조선 후기 북학파의 계보나 관련성을 파악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책이다.

자료는 비교적 충실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저자의 독창적인 관점이나 날카로운 평가는 없다. 평전이 객관적인 팩트에 근거해서 오늘날의 관점에서 냉철한 평가를 요한다면 이 책은 객관적인 팩트에서 멈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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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 - 산이 만든 책, 책 속에 펼쳐진 산
심산 지음 / 풀빛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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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이야 1급 시나리오 작가로 워낙 유명하니 별도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 다만 아마도 그의 이름이 필명이라니 그가 좋아하는 산에서 따왔을 것이라는 것쯤을 이 책을 일고나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산서 山書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다. 이는 우선 저자의 산에 대한 애정에서 기인한 것이고 둘째는 그런 애정을 글을 풀어내는 저자의 글솜씨에서 연유하는 것일 것이다.

사실 심산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계기는 허영만이 그린 만화책의 그림/글 할 때 글 앞에 나온 이름으로 알게 되었다. 심산 이란 시나리오 작가가 있는갑다. 그땐 그 정도였고 원래 만화란 것이 성격상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만화책을 읽고나서도 글로 기억하기보다는 그림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서 금새 잊혀졌었다.

그리고 씨네 같은 주간지에서 종종 이름이 보이더니 김성수 감독하고 [비트]니 [태양은 없다] 같은 작품을 같이했다는 걸 알았다. 감각 있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온전히 그의 글을 글로 대한 것은 고백하건대 이 책이 처음이었고 그의 글솜씨는 훌륭했다. 원래 안내서란 것이 자신의 글솜씨를 자랑하기보다는 소개하는 책을 온전히 독자로 하여금 읽고 싶게 만드는 데 그 역할이 있다면 그는 그 역할을 모자르지도 넘치지도 않게 잘 소화해내고 있다.

이 책은 산에 문외한이던 나 같은 사람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이 책으로 내가 읽을 책들은 더욱 늘어났고 난 그 읽어야 할 책들을 바라보며 기쁘다.

이 책에는 너무나 많은 내가 읽지 못했으나 좋은 책들이 있어서 난 세상을 살아갈 맛이 난다. 심산 씨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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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사이쇼 히로시 지음, 최현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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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해한 저자의 주장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인간은 등장한 뒤로 내내 해가 뜨면 움직이고 해가 지면 잤다. 그 리듬을 몇 백만 년 동안이나 유지해왔고 그 리듬은 인간의 몸에 각인되었다. 인류가 이 리듬에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 전기가 발견되고나서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백 년도 채 안 되었다. 그러니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해 있을 때 움직이고 해가 없을 때는 자는 것이 자연스럽고 건강에도 좋으며 바람직하다.

이외로도 저자가 만났던 여러 사람들의 경험을 보기로 들고 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아마도 출판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이 책을 사보고 동감하면서 자기의 생활리듬을 이 책에 맞추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좀 힘들다.

난 아침형 인간이라서 별로 크게 상관은 없었고 저자가 어떤 논리를 전개하는지가 궁금했다.

대체적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들기도 하지만 더 주효하게 써먹는 논리는 그렇게 살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실용서라기보다 처세서로 읽히는 이유도 그렇다.

우리나라처럼 24시간 편의점이 판을 치고 늦게까지 네온사인 불빛이 현란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혹자는 이를 우리나라의 넘치는 에너지 때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내 생각엔 병이다.

난 낮에 활동하는 게 좋지만 안 그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몸에는 아침형 인간이 좋은 것 같다. 이런 당연한 내용을 가지고 책을 만들어서 돈을 번다는 게 참 놀랍다. 혹은 얼마든지 반감을 가질 사람들도 있을텐데. 밤에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든 사람도 많을 게고. 하긴 그런 사람은 이런 책을 사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사볼까? 주타겟은 아마도 샐러리맨들일 것이다. 주로 예로 들고 있는 사례도 샐러리맨의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 뻔한 내용의 책이 이렇게 많이 팔리다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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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이오덕 외 / 보리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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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네 장으로 나뉘어지는데 대체적으로 이오덕 선생님의 입김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냥 별생각없이 읽기는 했지만 읽다보니 심각한 질문에 부딪힌다. 과연 어떤 글이 잘 쓴 글이고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이 책에서 말하는 잘 쓴 글의 정의는 간명하다.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경험에서 솔직하게 느낀 것들을 담백하게 풀어내는 글이 잘 쓴 글이다. 그런 견지에서 보면 요즘 나와 있는 대부분의 글들은 잘못 쓴 글이 된다.

필자들이 대부분 식자들이고 그러다보니 말도 어렵고 난해한 경두가 많다. 그리고 생활에서 우러난 경험이라기 보다는 어떤 한 주제를 잡아서 그것을 연구하고 발상을 덧붙여서 나온 글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런 글쓰기는 '제대로 된' 글쓰기가 아닌가.

이 책의 논지는 다소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노동자들의 경험을 솔직하게 써낸 글 이외의 다른 성격의 글쓰기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해할 수는 있다. 이 글은 아무래도 뭐랄까, 선언문의 성격이 강한 이유일 것이다. 부러 강조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글을 쓰도록 촉구하는 성격이 짙다는 말이다. 그런 전략의 차원에서 족히 이해할 수 있다.

각설하고 그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이오덕 선생님의 글쓰기론 중의 하나는 말하기와 쓰기가 있다면 말하기가 먼저 온 것이고 쓰기는 나중에 온 것인데 쓰기는 말하기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까닭은 말하기는 이해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쓰기만을 위한 쓰기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서면어로 된 말들에 한자어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자주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널리 알고 있는 바다.

이 문제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서면어가 가진 장점은 없을까? 물론 추상적이고 어려운 말을 할 수 있는 대로 풀어써야 한다는 말씀은 백 번 옳은 말씀이지만. 다양성의 차원에서 서면어가 가진 장점도 무언가 있을 거라고 본다. 정확하게 집어내긴 힘들지만.
그러나 비어와 번역투의 문장이 판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렇게 한쪽으로 무게 중심을 두는 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마음속에 없는 말을 거짓으로 꾸며서 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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