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
마크 웨버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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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결코 당신처럼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책 속의 이 말을 저자인 마크 웨버에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또한 책 속에서 마크 웨버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다만 하고 싶지 않을 뿐이죠."
우리는 마크 웨버의 말처럼 알고는 있지만 사실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작지만 위대한 일들을 안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작지만 위대한 일을 해야 할 때나 여러 갈래의 길에서 헤맬 때 먼저 세상을 살아간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진다. "당신들은 어떻게 했어요? 제가 선택한 것이 옳은 일인가요?" 그런 질문을 던질 1순위는 역시 아버지가 아닐까?

하지만 매슈, 노아, 죠수아의 아버지인 마크 웨버는 그때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빠일 뿐이다. 39세의 나이에 암으로 삶의 여정이 얼마 남지 않은 마크는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일기를 토대로 아이들에게 보낼 편지를 쓴다. 그가 살아온 삶과 사랑과 고난을 모두 담아서.
그는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 근무할 수도 있는 직업군인으로 잘 나가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암 말기의 선고를 받고 또 다른 전쟁을 치르게 된다. 몸 안에서 벌어지는 잔학한 내전을. 그는 그럼에도 암과의 전쟁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마치 전투에서 벌어지는 일들처럼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생사를 다투는 암환자인가 싶다. 자신의 세 아들에게도 아빠의 사투를 글로 풀어내며 암과 싸우는 일, 그리고 군인으로서의 삶과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말한다. 죽음을 앞에 둔(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사람의 관조적인 이야기는 어쩌면 삶에서 가장 놓지 말아야 할 주제인지도 모른다. 그가 던진 주요한 메시지를 책의 내용 그대로 읽어보자.

모든 아빠는 목격한 것 중 가장 좋은 점들을 빌려오고 나머지는 버리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구나. 너희도 그렇게 하기를, 또 적어도 나처럼 계획적으로 신중하게 하기를 바란다.

다만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을 말로 대신하지 말라고 했을 뿐이지.

나는 사소한 일들이 큰 차이를 불러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단다. 평범한 일을 특별하게 해내야 어렵고 복잡한 일도 더 잘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구나.

다른 사람들이 멈추라고 지시한 그곳에서 한 걸음 벗어나는 것으로부터 너희가 품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호기심을 품고 한 번만 더 물어봐라. 꾸준히 한 번 더 생각하고 함부로 물러서지 마라. 모든 사실 앞에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다가가고 모든 선입견을 버리며 자연이 너희를 어떤 심연으로 이끌든 겸손하게 따라가라. 그러면 혹시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로 인해 더욱 강해지고 현명해질 것이다.

지난해 친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통 속에서도 남아있을 가족을 위해 삶을 정리해가는 모습을 보고 내가 누리는 일상과 놓치면 큰일 날 것처럼 부둥켜안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것이며, 내가 만나는 이들이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를.  마크 웨버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새겨두어야 할 이야기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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