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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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ell

 

막둥이와 동갑내기 아이가 있는 지인과 함께 신나게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돈가스집을 찾았다어디에 주차할지 물어보러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눈에 보일 정도로 꽉 찬 기름 연기에 혀를 내두르며 차를 돌렸던 적이 있다.

 

 

touch

 

신혼여행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비싼 마사지간지럼을 유독 많이 타는 내겐 타인이 등부터 종아리까지 온몸을 주무르는 자극은 힐링이 아니라 일종의 고문이었다.

 

 

taste

 

어릴 적 편식이 심했다달고 고소하고 담백하고 적당히 매콤한 맛 외에 시고 쓰고 짠맛은 모두 피했던 것 같다지금도 차라리 쓴 한약은 먹을 수 있지만 느글느글한 양배추즙양파즙은 삼키기가 너무 힘들고 신맛에 취약하다.

 

 

 

hearing

 

대학생 시절친구들과 몇 번 나이트클럽에 갔었다나름 흥부자인 나와 친구들은 신나게 놀아보리라 야심차게 나이트에 갔지만 늘 두 시간도 못 채우고 나왔다끊이지 않고 심장을 때리듯 쿵쿵 울리는 나이트 음악 소리가 나의 체력을 4배속으로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vision

 

살아 움직이는 털뭉치들이나 꼬물거리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몸이 베베 꼬인다만지고 싶고 껴안고 싶어 안달이 난다봄에 움트는 여린 이파리들에 마음이 들뜨고 탁 트인 청량한 바다를 보면 마음속에 쌓여있던 고민이 씻겨나가듯 시원한 기분이 든다여름나무 향기를 강렬하게 내뿜는 숲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평안해진다연지곤지 찍고 단장한 단풍산을 보면 가을의 쓸쓸함이 덜어진다하얗게 쌓인 눈이 몰고 오는 추억의 쓰나미는 또 어떻고.

 

 

 

synesthesia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고배우들이 하나씩 등장하며 매력적인 음색으로 노래를 시작되고 여러 명의 군무가 이어지면서 각각의 배우들은 자기만의 색깔로 표정 연기를 한다모든 인물의 표정을 한꺼번에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내 눈은 우왕좌왕한다아무도 나를 터치하지 않았지만음악의 진동은 내 잔털을 곤두서게 하고 많은 자극을 받아들이고자 쏠린 피로 머리가 묵직해진다강렬한 붉은 색은 내 코에 피비린내가 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보며 나의 모든 감각이 생생해지는 경험을 했다.

 

 

 

 

감각의 박물학은 말 그대로 후각촉각미각청각시각공감각에 대한 다양한 연구예술작가의 경험역사 속 독특한 사례과학적 설명을 아름다운 글로 전시해 놓은 듯한 책이다나는 감각이 예민한 편이다특히 후각과 청각에 예민해서 삶이 피곤하다 여겨질 때가 가끔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예민한 감각의 긍정적인 면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되어 좋았다우리의 감각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한 기본 수단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거 의사들은 후각에 의존해 질병을 진단하기도 했고 인큐베이터 속 조산아들에게 접촉은 피와 살이 되기도 한다쓴맛의 미뢰는 혀의 가장 뒤쪽에 있어서 위험한 것이 넘어오면 구역질을 일으켜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시끄러운 소리는 영구적인 청력 파괴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청각을 통해 우리는 대화와 소통을 할 수 있고 아름다운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추억에 빠질 수도 있다인체의 감각수용기의 70%가 눈에 모여 있어 우리는 주로 세계를 봄으로써 그것을 평가하고 이해한다고 한다시각은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하고 밀접한 것이라 모든 아름다움이 더 유리한 사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다른 감각에 더 많은 감각수용기가 있었다면 달랐을까?

 

 

우리의 감각은 변화와 새로움이 없으면 졸기 시작하고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는다고 한다우리는 구조적으로 늘 새로운 것에 열광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발전하게 되는 것일까?

 

 

감각을 통해 들어온 자극은 모두 전기 자극으로 뇌에 전달된다. ‘뇌는 눈멀고귀 멀고말 못 하고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육체는 정말 전기로 노래하고마음은 그것을 교묘하게 분석하고 고찰한다그래서 어느 정도까지는실재는 만장일치의 허구다.’ _후기 중

 

저자의 말이 맞다면 교묘하게 분석하고 고찰하는 마음은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그 마음은 영혼일까파고들수록 생각할수록 어려워지지만 생각하게 하는 책은 언제나 옳다.

 

 

언어는 촉각의 은유에 젖어 있다우리는 감정을 느낌이라고 부르고무엇인가 접촉할 때 신경이 곤두선다인생에는 가시돋친 문제간지러운 문제끈적거리는 문제가 있으며때로는 가죽 장갑을 끼고 부드럽게 다루어야 할 문제도 있다.」 _127

 

 

오늘 당신의 자녀를 안아주었습니까?”」 _143

 

 

세상에서 가장 위안을 주는 소리 가운데 하나가 혀끝을 잇몸 바로 뒤에 부딪쳐서 라,,,,,라 하고 노래하는 소리다.」 _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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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와 순임의 대모험 - 상 키키와 순임의 대모험
김일동 지음 / 프로방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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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꿈을 꿨어요. 나와 함께 한 무리도 있고 나를 배척하는 무리도 있었고요. 뭔가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꿈이었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진 않아요. 아마도 『키키와 순임의 대모험』을 보고 자서 그런 꿈을 꿨나 봐요. 하하

악어 키키는 밀림 속 작은 강가에서 늘 낚시를 하고 있어요. 바늘 없이 떡밥만 매달아 놓은 낚싯대에 모여든 물고기들은 키키를 비웃으며 떡밥을 한 입씩 먹고 가요. 강가 야자나무 위에 사는 악어새 순임은 키키가 잠들면 키키의 입안을 청소해주는데요. 어느 날 악어의 입안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매우 기뻐해요. 그 뒤부터 순임은 키키를 더 유심히 관찰했고 나와 똑같은 의문이 생겨요.

‘왜 저렇게 무의미한 낚시를 계속하는 것일까...?’

그것도 몇 년 동안이나 말이죠. 순임도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인가 봅니다. 잠자는 키키를 깨워 묻지요. 키키는 자신이 꿈속에서 봤지만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 하얀 고래의 배 속에 있는 보물선에 대해 이야기해요. 고래의 배 속에서 만난 연어를 유인하기 위해 바늘 없는 낚시를 하고 있는 거래요. 키키는 순임이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화려한 보물선이라··· 카, 생각만으로도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요. 키키, 우리 연어를 함께 기다려요!”

둘은 이제 함께 연어를 기다려요. 또 몇 년이 흘러요. 키키는 함께 기다리는 순임에게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함께 연어를 기다려주는 이유를 물어요.

“키키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너는 나에게 네잎클로버처럼 행운 그 자체야.”

“키키는 곧 그 보물선을 진짜로 발견할 수 있을 거야. 나는 그날이 너무나도 기대돼.”

나에겐 확고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허황돼 보이는 꿈을 누군가가 이토록 격하게 응원해주고 지지해준다면 얼마나 벅차고 힘이 날까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나를 믿고 끄덕여줄 친구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반대로 나는 누구에게 그런 친구일 수 있을지도 스스로 묻게 되네요.

저는 너무 닳고 닳은 어른이라, 어느 세월에 연어를 만나 하얀 고래가 어디 있는지 물어 멀고 먼 바다에 다다르고, 넓고 넓은 바다에서 하얀 고래를 어떻게 찾을까 너무나 막막했어요. 동화 속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지요! 어느 날 갑자기 연어가 나타나고 숲속 친구들을 만나 도움을 주기도, 받기도 하면서 어느덧 바닷가에 닿아요.

무리에서 이탈해 혼자가 된 아기코끼리 코코와 튤립 꽃밭에서 홀로 바람에 날려 바위틈에 뿌리내린 외로운 투투,

생활패턴이 다른 주행성동물 무리와 분쟁이 점점 커져 가시나무에 고립되어버린 부엉이 무리에서 떠나고 싶은 쌍둥이 부부와 부부(이름도 같아요>.<),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 넷,

키키와 순임이 찾는 보물선을 탐내고 몰래 뒤를 쫓는 몽몽과 뿡뿡,

돈이 되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 재력가 두더지 두두와 그의 친구 지지,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남을 돕는 일에 인색한 반달곰 바바와 다람쥐 치치.

선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키키와 순임에 대비되는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에는 우리 세상사가 모두 들어있어요.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하얀 고래의 배에 창과 칼을 꽂는 일을 서슴지 않는 동물들은 자기가 필요한 자원을 얻기 위해 원주민을 학살하던 제국들을 떠올리게 해요. 나의 평온한 삶 외에 무관심한 바바와 치치같은 사람들, 더 많이 가지고 싶은 탐욕에 빠져버린 두두와 지지같은 사람들...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키키와 순임같은 사람들이 존재해서 살만한 세상 말이죠.

키키와 순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결국에 그들은 보물선을 차지하게 될까요? 몽몽과 치치, 두두로부터 보물선을 하얀 고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우리 둘째가 두 권을 모두 읽었는데 함께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어요. 제가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아이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키키와 순임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저곳에는 사랑과 인정이 없어요. 상처만 가득해요.” _200

“바다는 너무나도 넓고 광활할 거야. 보물선에 대한 작은 단서 하나를 찾기도 어려울 수 있어. 누가 봐도 무모해 보일 수 있겠지. 하지만 코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해.” _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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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와 순임의 대모험 - 하 키키와 순임의 대모험
김일동 지음 / 프로방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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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꿈을 꿨어요. 나와 함께 한 무리도 있고 나를 배척하는 무리도 있었고요. 뭔가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꿈이었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진 않아요. 아마도 『키키와 순임의 대모험』을 보고 자서 그런 꿈을 꿨나 봐요. 하하

악어 키키는 밀림 속 작은 강가에서 늘 낚시를 하고 있어요. 바늘 없이 떡밥만 매달아 놓은 낚싯대에 모여든 물고기들은 키키를 비웃으며 떡밥을 한 입씩 먹고 가요. 강가 야자나무 위에 사는 악어새 순임은 키키가 잠들면 키키의 입안을 청소해주는데요. 어느 날 악어의 입안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매우 기뻐해요. 그 뒤부터 순임은 키키를 더 유심히 관찰했고 나와 똑같은 의문이 생겨요.

‘왜 저렇게 무의미한 낚시를 계속하는 것일까...?’

그것도 몇 년 동안이나 말이죠. 순임도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인가 봅니다. 잠자는 키키를 깨워 묻지요. 키키는 자신이 꿈속에서 봤지만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 하얀 고래의 배 속에 있는 보물선에 대해 이야기해요. 고래의 배 속에서 만난 연어를 유인하기 위해 바늘 없는 낚시를 하고 있는 거래요. 키키는 순임이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화려한 보물선이라··· 카, 생각만으로도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요. 키키, 우리 연어를 함께 기다려요!”

둘은 이제 함께 연어를 기다려요. 또 몇 년이 흘러요. 키키는 함께 기다리는 순임에게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함께 연어를 기다려주는 이유를 물어요.

“키키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너는 나에게 네잎클로버처럼 행운 그 자체야.”

“키키는 곧 그 보물선을 진짜로 발견할 수 있을 거야. 나는 그날이 너무나도 기대돼.”

나에겐 확고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허황돼 보이는 꿈을 누군가가 이토록 격하게 응원해주고 지지해준다면 얼마나 벅차고 힘이 날까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나를 믿고 끄덕여줄 친구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반대로 나는 누구에게 그런 친구일 수 있을지도 스스로 묻게 되네요.

저는 너무 닳고 닳은 어른이라, 어느 세월에 연어를 만나 하얀 고래가 어디 있는지 물어 멀고 먼 바다에 다다르고, 넓고 넓은 바다에서 하얀 고래를 어떻게 찾을까 너무나 막막했어요. 동화 속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지요! 어느 날 갑자기 연어가 나타나고 숲속 친구들을 만나 도움을 주기도, 받기도 하면서 어느덧 바닷가에 닿아요.

무리에서 이탈해 혼자가 된 아기코끼리 코코와 튤립 꽃밭에서 홀로 바람에 날려 바위틈에 뿌리내린 외로운 투투,

생활패턴이 다른 주행성동물 무리와 분쟁이 점점 커져 가시나무에 고립되어버린 부엉이 무리에서 떠나고 싶은 쌍둥이 부부와 부부(이름도 같아요>.<),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 넷,

키키와 순임이 찾는 보물선을 탐내고 몰래 뒤를 쫓는 몽몽과 뿡뿡,

돈이 되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 재력가 두더지 두두와 그의 친구 지지,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남을 돕는 일에 인색한 반달곰 바바와 다람쥐 치치.

선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키키와 순임에 대비되는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에는 우리 세상사가 모두 들어있어요.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하얀 고래의 배에 창과 칼을 꽂는 일을 서슴지 않는 동물들은 자기가 필요한 자원을 얻기 위해 원주민을 학살하던 제국들을 떠올리게 해요. 나의 평온한 삶 외에 무관심한 바바와 치치같은 사람들, 더 많이 가지고 싶은 탐욕에 빠져버린 두두와 지지같은 사람들...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키키와 순임같은 사람들이 존재해서 살만한 세상 말이죠.

키키와 순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결국에 그들은 보물선을 차지하게 될까요? 몽몽과 치치, 두두로부터 보물선을 하얀 고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우리 둘째가 두 권을 모두 읽었는데 함께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어요. 제가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아이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키키와 순임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저곳에는 사랑과 인정이 없어요. 상처만 가득해요.” _200

“바다는 너무나도 넓고 광활할 거야. 보물선에 대한 작은 단서 하나를 찾기도 어려울 수 있어. 누가 봐도 무모해 보일 수 있겠지. 하지만 코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해.” _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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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함께 하는 삶 - 지금부터 당신은 항상 괜찮을 수 있습니다.
김지나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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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괜찮은가? 대체로 괜찮은 삶 속에서 종종 흔들리는 사람도, 대체로 흔들리는 삶에서 가끔 괜찮은 이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항상 괜찮은 삶을 사는 사람이 어디 있나? 사는 게 다 그런 거지!’라고 생각할 테지만 저자는 자신있게 이렇게 말한다.

「지금부터 당신은 항상 괜찮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나’라고 생각하는 몸과 마음은 마음이 만들어 낸 제한적 자아, 즉 에고라고 한다. 에고는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 갈망하거나 두려워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나’」로서 「만족을 모르고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에서 만족을 구한다」고 한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에고인 것이다. 저자는 사랑으로 가득 찬 우주 전체가 ‘진짜 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을 ‘깨어남’이라고 한다.

이 ‘깨어남’의 상태를 경험하고 참된 자아 정체성을 되찾으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한 상태가 될 수 있고,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이미 고통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은 상태와 다름없다고 한다. 우리가 고통을 겪는 이유는 끊임없는 떠오르는 과거에 미래에 대한 회한과 걱정 때문이며 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명상 꿀팁≫


1. 불리는 과정 갖기_ 일상 생활에서 수시로 번뇌에서 나의 의식을 떼어놓는 연습하기.

예를 들어, 걸을 때 발바닥이 땅에 닿는 느낌에 집중,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의 맛에 온전히 집중하기 등


2. 다짐하기_ 명상할 때 떠오르는 다른 생각들을 따라가지 않고 집중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것.


3. ‘명상이 안 된다는 것은 없다’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_집중이 잘되면 평온함과 고요함 속에 쉼을 얻어서 좋고, 집중이 잘 안 되면 내 안에 남아 있는 집착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좋은 것이다. _114 요약.

「“물론 제 눈에는 잘못 놓인 두 장의 벽돌이 보입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더없이 훌륭하게 쌓아 올린 998개의 벽돌도 보입니다.”」 _202

관점의 문제다. 내 현실의 불만스러운 한 가지에 집착하며 삶을 망치지 말아야 한다. 더 많은 ‘감사하고 만족스러운 일들’에 집중해 보자.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태권도에 갈 수 있는 것, 길든 짧든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 등 모두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내게 998가지의 나쁜 것이 있고 2가지의 좋은 것이 있다면 어떡해야 할까? 저자는 그렇다면 2가지에 집중해서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만족감은 내면의 평온을 가져다줄 것이고 그로 인해 외부의 나쁜 상황들도 서서히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의 모습에서 998개가 마음에 안 들지라도 마음에 드는 두 가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어떻게든 찾아내어 보세요.」 _204

사실, 내 아이의 마음에 드는 두 가지는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다. 훨씬 많이 찾을 수도 있다. 오늘도 마음에 안 드는 한 가지에 집착해 아이를 혼내고 화를 냈다. 역설적이게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유난히 감정조절이 어려웠다. 화가 나면서 두근거리는 심장에 집중하기, 화나는 감정을 굳이 막으려 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게 두는 것도 시도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 책 한 권으로 하루아침에 그게 될 리는 없다. 다만, 통하지 않는 잔소리나 화를 토해내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아이의 좋은 점을 찾아내 좋은 말을 하고, 좋은 말은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그 영향으로 아이 또한 잔소리할 때보다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 사실 이런 경험이 없지 않다. 부정적인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할 때, 좋은 말 한마디나 농담 한마디로 다시 좋은 방향으로 에너지의 흐름이 바뀐 적이 분명 있다.

「당신의 내면에는 당신의 삶의 상황을 구성하는

일시적인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무언가가 있으며,

내맡김을 통해서만 거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당신의 생명이요. 당신이라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시간 없는 현존의 영역에서 영원히 존재합니다.

예수는 이 생명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한 가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_에크하르트 톨레」 _217

지속적인 ‘만족함’ ‘평온함’ 상태에 있으려면 나에게 있는 것을 바라보고 이루어진 것에 감사하라고 한다. 밖의 것을 바라보며 내게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내가 이루지 못한 것에 번뇌하지 말라 한다. 참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것, 그렇지만 해볼 만한 것이기도 하다. 내 생각들을 내려놓고 ‘참나’에게 맡기는 일은 나의 고민과 걱정에 잠식당하지 않고 신께 맡기고 의지하는 신앙과 닮아있다. 아직은 서툴지만 지켜보고 침묵함으로 에고를 잠잠하게 하고 참나를 끌어와 좋은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머릿속에 ‘깨달은 자’, ‘수행자’의 상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맞춰서 나를 다 바꾸려고 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런 완벽함이란 것은 원래 없습니다. 오히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것이 깨달은 사람입니다.」 _256

「참나를 찾고 깨어남 이후에도 에고는 있습니다. 에고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에고는 점차 참나를 닮아갑니다.」 _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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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미니픽션
구병모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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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고작은 남의 고작과 같을까? 너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닌 일이, 실은 그에게는 전부가 아니었을까? 이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고 할 만한 것이, 너에게도 언젠가는 생길지 모른다._116

 

 

 

 

 

 

 

화장花葬의 도시_2021

 

! 진정 기괴한 장례 방식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화장 火葬이 아니다. 화장 花葬이다. 혹시 시신을 꽃 속에 묻는 걸 상상했다면 구병모 작가를 너무 쉽게 본 것이다.

 

이 경우는 일상생활 공간과 거리가 있었다 뿐, 꽃으로 덮이기 전에는 흘러내리고 녹아내린 살점마다 피어난 유충을 보게 되니 생활환경에 좋지 않다고 일부 시민들은 고통을 호소한다._16

 

나도 소설 #소년이온다 속 시체 더미가 떠올라 순간 나도 모르게 흐읍하고 숨을 삼키게 된다. 태어나자마자 몸속에 나노 시드를 심고 사람이 죽으면 그 나노 시드는 사체를 영양분 삼아 그 사람의 생전의 모습(성품, 행위 등)을 품은 꽃이 피어난다. 살점과 유충을 걱정하며 찾은 도시의 묘지는 대부분이 색색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로 뒤덮여 있다. 사람들로부터 추앙받던 성인의 몸에서 사악한 꽃이 피어나자 그의 과거에 대한 심층 조사를 실시했고, 리베이트를 비롯한 25건 이상의 강력범죄에 연루되어 있음이 밝혀진다.

 

착한 척하며 살아도 죽으면 다 뽀록 난다는 얘기다. 살아생전에 밝히지 못한 악행을 후에라도 밝힐 수 있다면 좋은 일일까? 그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감은 급기야 우울과 좌절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 모든 짐은 남은 이들이 지게 되지 않을까? 한 도시에서 시작한 미래의 씨앗 프로젝트는 세 번의 세대가 지나기 전에 실패한다. 그 이유가 이 글의 핵심이고 반전이다. 14페이지의 단편이 이토록 강렬하고 굵직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니 놀랍다.

 

 

 

 

동사를 가질 권리_2022

 

책의 제목이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입에 붙지 않아 로뎀 입술? 로렘 잎숨? 여러 번 다시 보고 읽어 보기도 했다. 로렘은 분명 사람 이름일 거라 추측하기도 했다.

 

 

*로렘 입숨은 1500년대부터 인쇄와 조판 산업에서 레이아웃을 편집하는 데 쓰인 무작위 더미 텍스트를 가리키는 말이다. <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빠르게 후루룩 읽히는 가독성 좋은 글을 쓸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어느새 스토리텔링이며 콘텐츠의 홍수 한복판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낯설게 여겨야 한다]고 믿는 구병모 작가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한다. 그가 주로 긴 호흡으로 문장을 쓰고 스쳐가듯 읽을 때 한눈에 문장이 흡수되지 않는 글을 쓰는 이유가 이것이었구나! <동사를 가질 권리>에서 글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고민을 느낄 수 있다.

 

 

 

 

날아라, 오딘_2018

 

그동안 위기에 짓눌리고 상황에 중독되며 군령과 지시에 따라 많은 개체를 죽음의 길로 보내고서도 알지 못했던, 굳이 알아내지 않으려 애썼던 감각이 너를 보자 비로소 수면 위로 떠올랐고, 수없는 죽음에 얽힌 통곡과 원망과 비난이 내 귓바퀴를 할퀴었다. 나는 이 죄를 씻지 못할 것이다. 네가 온 날부터 시작된 이 환청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_89

 

 

전시 상황에 많은 동물이 총을 맞고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며, 얼마 동안 버티는지 등의 고통스런 실험에 사용되고, 일부 동물들은 훈련 과정을 거쳐 등에 폭탄을 짊어지고 적의 탱크를 폭파시키는 작전에 희생된다. 유기된 아이들로도 부족해지자 국가를 위해 가족 같은 반려동물들이 착출된다.

 

실제로 전쟁터에서 탱크 폭파 작전에 개들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참고) 이 시간에도 실험실에서 약에 취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무기력하게 죽어가고 있는 동물들이 실존한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졌다. 지금 당신 곁에서 꼬리를 흔들며 촉촉한 눈망울로 놀자고 말하는 아이를 자폭작전에 내 손으로 내몰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상상해보라.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마지막에 화자를 바꿔놓음으로써 작가가 말하는 바가 더 오싹하고 강렬하게 전달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면, 역시 놀랍다!

 

 

 

 

 

예술은 닫힌 문_2022

 

... 그 가운데 간혹 어떤 팀들은 목숨을 걸고’, ‘사력을 다해’, ‘이번이 아니라면 정말 죽음뿐이라는 생각으로’, ‘이걸로 진짜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으로같은 표현을 간단히 동원함으로써 자신의 간절함을 피력했지만, 그 죽음이 문자 그대로의 사망을 가리킨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_98

 

수많은 서바이벌 예능을 보며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인구도 현저히 줄어드는데 사회문화 전반은 더욱더 서바이벌 경쟁과 승자 독식에 미쳐 돌아간다. 이런 사회에서 예술은 얼어 죽을······ 같은 마음이 든다’(109)

 

 

누가봐도 노래가 완벽하지만 감동이 없다’, ‘자기만의 색깔이 없다며 탈락이 되는 경연자들을 볼 때마다 본인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차라리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말하면 더 노력할텐데.. 완벽한데 감동이 없다면 더이상 방법이 없다는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에도 꽤 좋은 연주와 노래를 한 첫 번째 팀은 탈락해서 구덩이로 떨어진다. 마치 죄인이 지옥에 떨어지듯. 반면 박자도 음도 어이없을 만큼 맞지 않은 세 번째 팀은 관객의 폭소를 유발하며 살아남는다. 과연 공정한가? 하루아침에 실력이 좋아질 리 없는 이 팀이 똑같은 방법으로 폭소를 유발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작가에게 거슬리는 무언가는 모두 글이 되나 보다. 그냥 보아 넘기지 않기에 가능할 것이다. 거슬리는 무언가에 대한 집요하게 파고드는 생각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생각하게 하는 글이 탄생하게 하는 것이리라.

 

 

 

 

한두 작품은 조금 난해한 느낌이 있었으나, 완전히 열린 결말로 급하게 마무리하는 어떤 단편들과 달리 완성도 있고 깊이 있는 작품에 감탄했다.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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