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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동물들 - 동물과 함께 살기 위해 시작해야 할 이야기들
최태규 지음, 이지양 사진 / 사계절 / 2025년 4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로드킬을 당한 고라니를 만났다. 차선 옆으로 살짝 피해 운전하다가 고라니의 피를 보았다. 간밤에 캄캄한 4차선 도로를 건너려고 부단히 노력했겠구나. 누군가 나에게 요즘 관심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동물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청ZOO동물원 직무연수 덕분이다.
다큐멘터리 <이상한 동물원>을 보고,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를 만나 밤의 동물원을 둘러 보며 동물들을 존중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고상우 작가의 청주 동물원 독수리를 모티브로 한 작품 <Hanna>를 우연히 만나게 된 일도, 다큐멘터리를 만든 pd의 강연을 들은 일은 동물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맥락이 되었다. 해가 갈수록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동물들의 생존도 위기로 다가왔다.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던 와중에 사뿐사뿐 북클럽 6월 도서로 『도시의 동물들』이 온 것은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폭력과 멀지 않은 돌봄,
자본의 횡포,
달라진 환경과
새로운 윤리의 들끓음 속에서
여전히 소외된 동물들의 삶
최태규 동물복지 활동가는 도시의 동물과 더 잘 지내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제안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들을 한다. 『도시의 동물들』은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 ‘도시’라는 공간이 변화를 맞이하며 길 고양이, 너구리, 제비, 멧돼지, 고라니, 비둘기 등 각 종의 동물들이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존할 터전을 만드는 장면을 들여다본다. 생태적 관점과 더불어 ‘늑구’와 같이 특별한 감정으로 얽히거나 ‘러브버그’나 ‘비둘기’ 등 혐오의 감정으로 대하는 인간들을 마주하며 동물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아가 그는 동물들의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있다.
도시의 새였던 제비는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너구리, 멧돼지, 고라니, 백로, 까마귀, 까치와 같이 도시인들에게 갑작스럽게 나타난 야생동물은 ‘문제’가 된다. 위험하고, 더럽고, 농작물을 쪼아먹거나, 전력 시설에 둥지를 지어 피해를 준다거나, 사람에게 병균을 옮기니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국가 예산을 들여 총이나 덫으로 사냥하고, 사체를 매몰하고 소각한다.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폭력 그 자체이다. 도시에 겨우 살아남은 야생동물들이 도시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에서 1년 동안 유리창 충돌로 죽는 새는 800만 마리라고 한다. 새들이 유리창을 인지하지 못해 충돌 하기 때문이다. 유리창에 작은 점을 찍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새를 위한 법과 조례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도시 거주민들의 삶과 동물들의 삶의 질이 둘 다 높아질 수 있는 방법을 지혜롭게 모아야 할 때이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을 치료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한다. 동물 복지에 대한 논의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생각해보면 치료를 위해 강제로 잡혀서 갇히고 끌려다니는 고통이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태규 동물복지 활동가의 말처럼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의 삶이 인간의 관심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살려야 하는 것과 죽여야 하는 것이 공존하는 풍경.
한쪽에는 구조된 동물을 위한 사료와 조리 도구가 놓여 있고, 다른 한쪽에는 해충을 잡기 위한 끈끈이와 파리채가 자리하고 있다.”
-2024년 3월 19일
충청남도 예산군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도시의 동물들』에 나오는 이지양 사진작가의 이야기들은 동물의 기쁨과 슬픔을 사실대로 보여준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찍힌 개선충증에 감염된 채 고양이 집에 들어가 있다가 구조된 너구리의 사진. 찍찍이에 달라 붙어 죽은 쥐와 함께 옆에 놓인 고양이 피규어. 경기도 파주 작업실에서 찍은 파리가 유리컵 안에 있는 사진이 그러하다. 도시에 살면서 인간들과 공존해야 하는 동물들의 운명이랄까. 삶과 죽음이라는 단어들과 기쁨과 슬픔이 사진 한 장에 놓인 동물들의 이야기는 뭉클하게 다가온다.
『도시의 동물들』에는 최태규 동물복지 활동가와 이지양 사진 작가의 <동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동물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대담이 특별부록으로 담겨 있다. 자칫 동물에 대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스토리가 있는 사진과 함께 엮으며 더 없이 풍성한 서사가 되었다. 말 그대로 글과 사진이 상호 작용하며 이야기가 무한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도시의 동물들』은 동물의 권리를 외치는 시대에 왜 러브버그는 쉽게 죽이는 것일까?, 개와 고양이를 바라보는 눈으로 넙치와 우럭을 바라볼 수 있을까? 동물을 집에서 돌보는 것은 사랑이고 팔기 위해 돌보는 것은 학대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한 모두를 위한 책이다.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토론, 토의 주제로 이야기 나눠도 좋을 질문과 답들이 가득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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